다이나믹 프라이싱 #2 | AI 없이 실행하는 방법

Part 2: AI 없이 매출 20% 올린 방법: 실행하는 기술

by 성원

들어가며: 검증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지난 편에서 AI 없는 다이나믹 프라이싱의 가능성을 확인해 봤습니다 (**1편 링크 : https://brunch.co.kr/@park-sung-won/5)


고정 가격의 심리적 함정, ROAS(광고비 대비 수익률) 불균형이라는 핵심 문제를 발견했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결 가능성을 검증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실행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검증된 가설을 실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만들고, 안전하게 도입하며,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까지가 프로젝트 성공이죠.


이번 편에서는 구체적인 실행의 기술을 다룹니다. 어떻게 규칙 기반 가격 구조를 설계했는지, 어떻게 리스크를 관리하며 단계적으로 도입했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를 상세히 공유하겠습니다.




1. 설계하다: 규칙 기반 가격 구조 만들기

1.1. 시작 전 체크리스트: 우리도 필요한가?

본격적인 설계에 앞서, 다이나믹 프라이싱이 정말 필요한지 스스로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비즈니스에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다음 중 2개 이상 해당된다면, 다이나믹 프라이싱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가격 인상 시 고객의 강한 저항에 부딪힌 경험이 있다

동일한 가격을 지불하는 고객들의 실제 가치가 크게 차이 난다

시간대별, 시즌별로 수요 변동이 크지만 가격은 고정되어 있다

경쟁사가 유연한 가격 정책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기존 가격 구조로는 추가 성장이 어렵다고 느낀다

만약 위 항목에 해당한다면, 비즈니스에 따라 다이나믹 프라이싱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1.2. 데이터 수집과 준비

정확한 가격 결정의 출발점은 데이터입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핵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구조화했습니다.

고객별 과거 성과: 매출, 전환율, 광고비 등

시간대별 패턴: 트래픽, 클릭률, 구매 집중 시간

행동 데이터: 체류 시간, 이탈률, 재방문율

외부 변수: 경쟁사 가격, 시즌성, 시장 수요

이 데이터를 분석 가능한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이 데이터는 시뮬레이션, 로직 설계, 그리고 최종 검증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이때 완벽한 데이터를 구축해서 하기보다 80% 수준이라도 먼저 실행하면서 개선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1.3. 가격 결정 로직 설계

이제 가격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가격 로직은 4단계 프로세스로 설계되었으며, 각 단계는 명확한 목적과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1단계 : 안전장치 설정 - 가드레일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거나 폭락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최소/최대 가격 범위를 설정하여 어떤 경우에도 가격이 통제 불가능하게 치솟거나 폭락하지 않도록 '가드레일'을 세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 가격이 10,000원이라면:

최소 가격: 7,000원 (기존 가격의 -30%)

최대 가격: 15,000원 (기존 가격의 +50%)


이 범위는 비즈니스 특성에 따라 조정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데이터가 이상하게 나와도 이 범위를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확실한 안전 기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동화된 가격 시스템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예상치 못한 데이터 이상으로 인해 가격이 10배, 100배로 치솟거나 0원에 가깝게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이 안전장치를 통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2단계 : 기본 가격 결정 알고리즘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기준의 가격을 산출하기 위해, 핵심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초기 가격을 산출했습니다. 기본 개념은 성과가 높은 광고주에게는 더 높은 가격을, 성과가 낮은 광고주에게는 더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입니다.


실제 적용 예시:

전체 평균 전환율이 2%인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광고주 A의 전환율: 4%(2배) →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므로 기준 가격보다 높은 프리미엄 책정 가능

광고주 B의 전환율: 1%(0.5배) →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이므로 더 경쟁력 있는 낮은 가격 제시

이를 통해 각 광고주의 실제 가치에 비례하는 합리적인 가격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고정 가격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효율적인 구조로 전환)


3단계 : 예외 처리 로직 - 비즈니스 도메인 지식활용

데이터 부족이나 극단적 상황에서 비정상적 가격 산출 방지하기 위해 구체적인 안전장치를 설정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세그먼트별 차별화된 가격로직 즉, ‘예외처리’ 로직을 통해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안전기준을 만들어 가격이 급등/급락하는 리스크를 방지합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비즈니스 도메인 지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도메인 특성에 따라 발생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문제 상황 예시:

부동산이나 자동차처럼 구매 빈도가 낮은 고관여 상품을 생각해 봅시다.

지난달: 100회 노출, 0건 전환 → 전환율 0%

이번 달: 100회 노출, 1건 전환 → 전환율 1%

이처럼 전환율 갭은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1건이 증가했음에도 실제 전월 대비 전환율 증가율은 큰 폭으로 발생합니다. 이는 계산 로직 상 알고리즘이 가격을 10배, 100배 폭등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특정 세그먼트에 대한 가중치를 적용하는

예외로직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했습니다.

간단한 예시를 살펴보면, 광고주를 ROAS 수준에 따라 여러 그룹(세그먼트)으로 나눕니다.

고성과 그룹 (ROAS 상위 30%)

중간 성과 그룹 (ROAS 중위 40%)

저성과 그룹 (ROAS 하위 30%)

각 세그먼트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가격을 미세 조정합니다. 개별 데이터가 극단적으로 튀더라도, 해당 세그먼트의 평균 패턴이 가격에 반영됩니다. 이를 통해 개별 데이터의 극단적 변동이 전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했습니다.

예외 처리 로직은 1편에서 발견한 핵심 문제, 즉 '우량 업체의 과소 지출과 저성과 업체의 과대 지출'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장치이기도 했습니다. ROAS 기반 세그먼트 분류를 통해 전체적인 가격 분포가 목표한 균형점으로 수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4단계 : 최종 가격 결정 - 소비자 노출 가격

계산된 가격을 실제 사용 가능한 형태로 최종 정제하여 사용 편의성을 높입니다. 최종 가격 결정 단계에서 계산된 가격을 반올림하는 등 실용적인 조정을 통해 사용자가 이해하기 쉬운 최종 가격을 확정했습니다.

소수점 처리: 계산 결과가 10,247.38원일 때, 최종 가격은 10,000원 또는 10,500원으로 반올림

최소 단위 설정: 100원 또는 500원 단위로만 가격 변동하도록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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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 전체 흐름 정리:
[0단계] 입력 데이터
[1단계] 안전장치 설정 (가격 범위 확정)
[2단계] 기본 알고리즘 적용 (기본 가격 결정)
[3단계] 예외 처리 로직 (세그먼트 가중치 적용)
[4단계] 최종 조정 (최소 단위/반올림)
최종 적용 가격: 10,500원




2. 실행하다: 단계별 도입 전략

5단계 실행 로드맵

1단계: 분석 및 계획 (1편에서 다룸)

문제 정의와 목표 설정

시뮬레이션을 통한 가설 검증

2단계: 로직 설계 및 시스템 개발

가격 결정 로직 설계 (앞서 설명)

개발팀과 협업하여 시스템 구현

정해진 주기(예: 6시간마다)로 가격을 자동 업데이트하는 자동화 프로세스 구축

3단계: 파일럿 테스트

전면 도입 전, DB에서 실제 가격결정 로직이 잘 적용되는지, 그리고 예상 리스크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단계가 왜 중요한지는 다음 섹션에서 상세히 설명하겠습니다.

4단계: 전면 적용

파일럿에서 검증된 시스템을 전체로 확대

이 시점부터 프로젝트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실현

5단계: 성과 모니터링 및 지속 관리

성과 추적 시스템을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데이터 기반의 지속적 개선


파일럿 테스트

개발이 완료되었다고 해서 바로 전면 도입으로 가서는 안 됩니다.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성공과 리스크를 사전에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째, 기술적 안정성

시스템이 예상대로 작동하는가?

가격 계산이 정확한가?

성능 이슈는 없는가?

둘째, 비즈니스 영향 추정

광고주의 실제 반응은 어떠한가?

예상치 못한 불만이나 혼란은 없는가?

매출과 ROAS가 시뮬레이션대로 움직이는가?

셋째, 위 내용을 기반으로 가격 로직을 고도화

전면 도입 전 로직 정교화

예외 처리 규칙을 추가

가격 변동 폭을 조정

모든 경우를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최소한의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 단계별 적용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합니다.


모니터링 체계 구축

과금로직 도입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시스템 관리.

실시간 대시보드: 매출, ROAS 분포, 가격 변동 추이를 한눈에 확인

알림 시스템: 이상 징후 발생 시 즉각 알림

주간 리포트: 성과 추이와 개선 포인트 정기 검토

이를 통해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대응할 수 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직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3. 증명하다: 데이터로 말하는 성과

3.1. 정량적 성과: 20% 매출 증가

가장 명확한 성과는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다이나믹 프라이싱 도입 후, 기존 고정 가격 모델 대비 약 20%의 매출 증가를 달성했습니다. 중요한 건 이 성장은 일회성이 아니었습니다.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지속적으로 기존에 놓치고 있던 수익 기회를 포착해 낸 결과였습니다. 특히, 신규 고객 확보 없이 기존 구조를 최적화하는 것만으로 이룬 성과였습니다.


3.2. 정성적 성과: 비즈니스 건강성 회복

단순히 매출 총량을 늘린 것을 넘어,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도입 이전의 업체별 ROAS 분포는 극단적으로 양극화되어 있었습니다. 목표 구간에서 벗어나 양쪽 극단에 치우친 매우 불균형한 형태였죠. 하지만 다이나믹 프라이싱 도입 이후, ROAS 분포는 우리가 프로젝트 초기에 목표했던 적정 구간에 밀집하는 안정적인 형태로 개선되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량 업체가 적절한 수준의 광고비를 지출하게 되었습니다

저성과 업체의 과도한 광고비가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가치 교환이 균형을 찾았습니다

성과 기반의 합리적인 가격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여 비즈니스의 장기적인 건강성을 회복시킨 것입니다.


3.3.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 확보

마지막으로, 우리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습니다.

기존(AS-IS) :
- 단일 과금 지표(예: 노출 수)에만 의존
- 고정된 가격으로 인한 성장 제약
- 가격 인상 시 강한 고객 저항

도입 후(TO-BE) :
- 복수 과금 지표(노출, 클릭, 전환 등) 활용 가능
- 시장 수요에 따른 유연한 가격 조정
- 성장을 위한 다양한 레버 확보

이는 단순한 매출증가를 넘어,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한 것을 의미합니다.




4. 배우다: 프로젝트가 남긴 4가지 핵심 교훈

프로젝트 전체를 돌아보며, 저는 네 가지 핵심 교훈을 정리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다이나믹 프라이싱을 넘어, 모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적용 가능한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Lesson 1: 기술을 처방하기 전에 비즈니스 문제를 진단하라

가장 중요한 교훈입니다. AI를 포함한 모든 기술은 '도구'입니다.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AI 기반 가격 최적화를 도입하자"는 기술 중심적 접근으로 시작했다면, ROAS 불균형이라는 핵심 문제를 발견하고 데이터 기반의 논리적 해결책을 설계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진정한 성공은 비즈니스 문제를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기술은 그다음입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어떤 기술을 쓸까?"가 아니라 "우리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를 먼저 질문하기

데이터를 분석하며 비즈니스의 비효율과 불균형을 찾기

문제 정의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기. 이것이 전체 프로젝트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Lesson 2: AI 없이도 데이터 기반의 빠른 실행은 가능하다

많은 조직이 리소스 제약, 기술적 복잡성을 이유로 혁신을 망설입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명확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AI라는 거대한 솔루션이 아니더라도, 데이터를 깊이 분석하고 논리적인 가설을 세워 빠르게 실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한 비즈니스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완벽한 기술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가진 데이터로 작게 시작하고 검증하며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100% 데이터가 없어도 70-80% 수준으로 실험하며 테스트하기

현재 비즈니스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으로 가설을 먼저 검증하기

파일럿 테스트로 리스크를 관리하며 단계적으로 확장하기


Lesson 3: 가장 큰 기회는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있다

성장의 답이 항상 '외부'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규 시장, 새로운 고객을 찾기 전에, 먼저 내부를 들여다보세요. 우리의 가장 큰 기회는 기존 고객과의 가치 교환 구조에서 발생하고 있던 심각한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었고 그것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신규 고객 확보 없이 +N%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멀리서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 지금 눈앞에 있는 비효율을 제거하는 것이 더 강력한 성장 전략입니다.

고객별, 제품별, 채널별 성과 데이터를 상세히 분석하기

동일한 조건에서 다른 결과가 나오는 특이점을 발견하기

"왜 이런 불균형이 발생했는가?"를 질문하고 기회 발견하기


Lesson 4: 모두가 Problem Solver 해야 한다.

데이터는 과거를 설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재료입니다. 그 재료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 해결사(Problem Solver)가 되어야 합니다. 데이터 너머의 비즈니스 맥락을 읽어내고 숨겨진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방법을 설계해서 가설을 기반으로 실행을 주도한다면 성장은 따라오게 될 것입니다.




에필로그: 기술을 넘어 본질을 향한 질문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성과는 N%의 매출 증가가 아니었습니다. 진짜 성과는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었습니다. AI 시대에 살고 있고 기술은 갈수록 강력해지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비즈니스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입니다. 최신 AI 모델을 도입하는 것보다,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정교한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보다, 데이터가 말하는 비즈니스의 진실을 읽어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결국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몫입니다. 기술은 그 사람들을 돕는 강력한 조력자일 뿐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비즈니스가 풀어야 할 진짜 문제는 무엇입니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최신 기술입니까, 아니면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까?

당신의 데이터가 말하고 있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불균형은 무엇입니까?


AI 시대, 진짜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닙니다. 비즈니스의 본질을 이해하고, 올바른 문제를 정의하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빠르게 실행하는 능력. 그것이야말로 기술의 변화와 무관하게 모든 비즈니스의 성공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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