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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피 Mar 15. 2021

28.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 '오드리 헵번'의 경우

50~60년대 세계 뭇 남성들의 꿈의 여인으로 불리며 여전히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녀로 손꼽히는 여배우 ‘오드리 헵번’(1929~1993년).

‘오드리 헵번’은 1953년 오디션을 거쳐 <로마의 휴일>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됨으로써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첫 작품 <로마의 휴일> 이후에도 <사브리나>, <티파니에서 아침을>등을 히트시키며 세계적 배우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특히, 영화 <사브리나>에서 입은 그녀의 의상은 ‘지방시’(Givenchy)에서 협찬한 것인데 이는 TV나 영화 협찬의 최초의 일이라고 한다. 물론 지방시는 그 협찬으로 막대한 광고 효과를 얻게 된다.

'오드리 헵번'

‘오드리 헵번’의 원래 발레리나였으나 170㎝의 큰 키 탓에 포기하고 생계를 위해 연극을 시작하고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배우가 된 ‘오드리 헵번’은 자신의 외모에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각진 얼굴형과 매끄럽지 못한 코, 무엇보다 당시 주류였던 글래머 여배우와는 전혀 다른 마른 체형 등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세기의 여인’이 되었고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어떤 여배우보다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 단아하고 우아한 외모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검소하고 봉사하는 삶으로도 존경받았다. 특히 말년에는 유니세프 대사로 인권운동과 자선활동에도 매진하였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1743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화학자 ‘라부아지에(1743~1794년)’는 ‘질량 보존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질량 보존의 법칙’은 화학반응이 일어나기 전과 일어난 후의 물질의 질량은 변화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법칙이다. 즉 원래의 물질은 화학반응으로 인하여 새로운 물질로 변할 뿐 무(無)에서 유(有)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과 행복도 그러한 것이 아닌가 한다. 분명 우리의 인생에 있어 행복의 크기는 정해져 있는 듯하다. 일정량의 행복과 불행 안에서 살아가게 된다. 영원히 행복할 것 같은 삶도 어느 순간이 되면 조금씩 사그라들어 무덤덤한 감정으로 변하게 되고 또 어느 순간엔 불행의 단초가 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불행의 연속이었던 삶도 어느새 남들과 똑같은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느낄 때도 있다. 행과 불행은 늘 균형을 맞춰왔다. 넘치거나 또는 모자란 듯한 감정은 서로를 견제해 오며 삶을 유지해 온 것이다.


완벽할 것 같던 ‘오드리 헵번’의 삶에도 불행한 점은 있었다. 두 번의 이혼을 경험하고 한 번의 동거 생활을 한 그녀는 지지리도 남편 복이 없었던 여자였다. 두 명의 남편과 모두 외도로 파경을 맞게 된다. 첫 번째 남편은 심각한 바람둥이 인 '멜 퍼러'라는 배우였다. 그는 헵번과 연애 시 유부남이었으며 헵번과의 4번째 결혼이었다. 이후 '멜 퍼러'의 외도와 폭력, 헵번의 유산으로 이혼하게 된다. 두 번째 남편은 정신과 의사이며 헵번의 열렬한 팬이었던 '안드레아 도티'라는 사람이었으나 그 또한 외도로 파경을 맞게 된다. 이후 헵번은 아프리카 구호 활동에 매진하고 1993년 결장암을 사망할 때까지 '로버트 월더'와 동거했다. 

말년의 그녀는 아프리카를 통해 다른 삶의 가치를 찾아냈다. 화려한 스타의 생활을 접고 검소하게 지내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했다. 그것은 그녀의 삶에 주어진 마지막 행복이었을 것이다. 

아프리카 구호 활동 중인 '오드리 헵번'

감정에도 ‘질량 보존의 법칙’은 존재하는 것 같다. 삶을 큰 흐름에서 보면 행복과 불행은 같은 연장선 위에 존재해 왔으며 공생의 관계처럼 일상을 영위해 왔다. 우울은 이러한 감정의 소진이 편파적으로 이루어질 때 발생한다. 한계치를 초과하면 당연히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고 자연스러운 감정 조절은 힘들게 된다.

만일 ‘감정 보존의 법칙’이 있다면 우울마저도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임에 분명할 것이다. 삶은 2차 방정식과 같다. 내려가는 길이 있으면 반드시 올라가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단 하나의 행복만으로 삶의 가치를 재단할 수 없다고 믿는다. 삶 안에 산재된 수많은 가치를 찾고 만들어 가야 한다.

만일 지금의 감정이 낮은 곳에 머물러 있다면 단단히 일상의 끈을 붙잡아야 할 것이다. 이젠 올라갈 일만 남았으니 더 힘을 내야만 한다. 감정도 훈련이다. 훈련된 감정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이다. 너덜너덜한 감정을 추스르고, 산 정상을 향하듯 담담히 걸어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프를 그려 나의 감정과 일상은 지금 어떤 지점에 멈춰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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