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당신에게 닿기를

나를 나로 살게 하는 글쓰기

by 끄적끄적 몽땅연필

나에게 글쓰기란 무엇일까? 글쓰기는 기록의 보관이다. 일상적인 순간들, 손대면 사라질 것처럼 소중한 이야기들, 없어지지 않을 것 같지만 사그라드는 감정들을 담을 수 있는 보물상자이다. 글쓰기는 사유의 도구이다. 글을 쓰고자 하는 행위로 생각이라는 선물을 주고 위로, 해소, 교훈, 질문, 이해, 배려 등의 깊이를 더해 오롯이 나를 나로서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다. 외부 자극이 넘처나고 관계들의 연결은 쉼 없이 계속되지만 그 깊이는 얕아진다. 그럴 듯 해 보이는 모습들이 인정받는 세상에서 쉽게 보려고 하면 볼 수 없는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는 유일한 것이 글이다. 나의 내면에서 나온 글이 타인의 마음속 깊이 공감을 주고 새로운 글이 나올 수 있도록 영감을 준다. 마음을 움직이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인 글은 시대를 뛰어넘는다. 또한 독자의 능동적이면서도 치열한 읽기로 필자의 의도 이상의 새로움을 무한히 만들어낸다. 즉, 나에게 글쓰기란 기록이며 사유이다. 나를 위로하고 공감하기 위해 적어 내려 간 글이 상처받은 이들에게 닿는 것이다. 이 과정들이 나를 나로서 실재하게 만든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글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쓰임’으로서 글은 태어나 의미를 갖는다. 원고는 어설플지언정 지우고 쓰기를 반복하는 노력으로 자신만의 완벽에 닿는다. 하루하루 모인 글들이 하나의 종이에 이어 붙어 새로운 의미로 탄생한다. 이것이 창조된 글들이 모여 다시 재창조되는 생산의 선순환이다. 글은 삶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람은 태어나 삶을 살아간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매일의 새로움. 겪어보지 못한 내일에 대한 두려움과 맞서 싸울 용기로 하루를 살아간다. 글도 쏟아지듯 태어나기도, 쥐어짜듯 태어나기도, 부족함으로 조금은 어설프게 태어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에 겁먹지 말고 종이 위에 한 글자, 한 문장 적어나간다. 적은 문장은 퇴고하고 퇴고하며 따뜻함과 용기를 더해간다. 우리의 삶도 글도 모두 각자 의미를 갖고 태어난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가장 잘해왔던 것은 미래를 핑계 삼아 현재의 행복을 묵인하는 것이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조금 더 일하고, 모욕됨을 참고, 가족은 나의 희생을 바라지 않지만 나 홀로 가족을 위함이라 말하며 스스로를 희생하도록 몰아넣는다. 그들에게 행복이란 집 평수미여, 고급 외제차이며, 남들도 하 하는 무언가를 소유하고 좇으며 행복을 찾는다. 행복의 전제조건이 잘못되었다. 아니, 잘못 배웠다. 행복은 현재를 의미 있게 살고자 하는 것이다. 가족과 따뜻하고 진솔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며, 삶을 나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행복은 현재를 파괴하여 미래에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옆에 실재한다.


그러면 이제 묻기 시작한다. 행복은 어디에 있냐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냐고. 여기까지 함께 왔다면 당신은 이미 자신을 찾는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질문. 질문함으로써 길이 생긴다. 보이지 않는 어두운 길이라도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생긴다. 질문과 답으로 한걸음 걷고 또 질문함으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질문과 답으로 나를 채워 나아감은 나를 다시금 비우는 것이다. 채울수록 나는 성장한다. 나의 그릇은 커지고 빈 공간을 인지하며 무지를 깨달으며 겸손을 배운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알게 되는 것 아니라 하나를 알고 열개의 세계를 모르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모든 길을 다 아는 현자가 되진 못하더라도 글쓰기를 통해 오롯이 나만의 색을 띠는 길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반짝이는 남의 길을 걷고 있을 때 나는 초라할 것이다. 고통스럽더라도 직접 내 길을 만들어 나아간다면 그 끝은 남부럽지 않은 삶이 남을 것이다. 나의 길과 남의 길. 나는 늦었더라도 지금 나의 길을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