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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망 Oct 20. 2021

새로운 업무에 대한 두려움

2021년 8월 24일의 기록

2020.12.23 / 대구시 / Sony a7r2 / Sony 55mm f1.8

회사를 다니다 보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만 하는 일이 많다. 부서는 그대로이지만 팀장, 팀원이 바뀐다거나, 내가 인사발령 대상자가 되어 부서이동을 할 수도 있다. 부서이동을 하게 되면 '내가 이 회사를 계속 다니던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혀 새로운 업무에 내던져지기도 한다. 물론 '인수인계'라는 절차가 있지만, 인계자 또한 인사발령받아 가는 상황이라 나에게 제대로 된 인계를 해줄 수 없는 환경이기도 하다. 이는 모든 직장인들이 겪는 고민들이라 생각이 된다.


나는 항상 변화에,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적응능력이 부족했다기보다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기도 전에 지레 겁을 먹고 온갖 종류의 스트레스는 내가 다 짊어 져버리곤 하는 아주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부서에서는 내가 유일한 팀원으로 근무를 해야 하는데, 내가 잘 해 낼 수 있을까?'

'내가 이 부서에서 하게 될 업무는 내가 처음 접해보는 업무인 것 같아. 어떤 규정을 찾아보고, 어디서부터 공부를 해야 할까?'

'내가 컨택해야 하는 업체들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 것일까?'


발령받아 새로운 부서에 배치가 되기도 전에 이런저런 고민들에 '쉬는 게 쉬는게 아닌' 주말을 보내게 된다. 각종 규정들을 잔뜩 뽑아 주말 동안 의미 없는 공부를 하곤 한다. 본래 공부란 것이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새로운 부서에서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될 내가 '새로 부여받게 될 목적'을 미리 알 턱이 없다.


여러모로 힘든 부서에서 1년 반 근무를 하다 올해 7월 새로운 부서로 발령을 받았다. 주변 동료들은 '축하한다, 드디어 탈출하는구나!' 하며 저마다 한마디 씩 건넸다. 머리로는 '잘 된 것이다' 거듭 생각하려 노력했지만, 발령 당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만 하는 상황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발령받고 한 달이 지났다. 지난 7년간 그랬지만, 미리 겁먹은 것보다 훨씬 더 업무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업무에 잘 적응하고 있는 나를 보자면 인사발령 때 그 호들갑을 떨었던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지곤 한다.

 

인사발령 때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마다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 나를 보며 한 가지 다짐을 하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직접 무엇인가를 경험을 하기 전까지 지레 겁먹어 스트레스 쌓인 채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라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인사발령이 있던 그 주 주말,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 규정을 잔뜩 뽑아와 공부하기보다는 '새로운 환경에서 잘해 보아야지!'라는 가벼운 마음만 가졌더라면 좋았겠다, 싶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지금 부서의 인적 구성이 훌륭하고, 업무 또한 전 지점에서 수행하던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아 금방 적응을 해서 이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쓸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리 고민을 하고 지레 겁먹는다고 해서 달리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현재를 갉아먹는 것만큼 시간 낭비는 없다. 현재에 충실하자. 내 삶에 변화가 온다면 변화가 실제로 다가온 시점부터 열심히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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