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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망 Oct 20. 2021

오랜만의 휴가

2021년 5월 24일의 기록

오늘은 오랜만에 휴가를 쓰고 휴식을 취하는 날이었다. 휴가 전날은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항상 늦게 잠자리에 들곤 한다. 덕분에 휴가 날, 일찍 일어나면 오전 11시, 늦게 일어나면 오후 1시가 다 되어서야 하루를 시작한다. 전날도 어김없이 새벽 3시에 잠을 청했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오전 11시에 눈을 떴다.

 

당근 마켓에서 전부터 팔려고 마음먹었던 크레마 판매글을 올리니 순식간에 3명이 판매여부, 네고 가능 여부 등을 물어왔다. 순간 '판매가를 너무 낮게 설정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문의하나?'라는 좀 부끄러운 생각을 했지만 이내 '팔리지 않으면 어차피 쓰지 않을 물건이었을 건데 뭐'라고 생각하며 연락을 취해준 3명의 구매자들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그렇게 한명의 판매자와 약속을 잡고, 늦은 점심을 먹은 뒤 매번 하는 운동을 40분 만에 마쳤다. 그리고 간단히 샤워 후 시은이와 함께 카페로 향했다.

 

집에만 있으면 날씨를 느끼기가 쉽지 않아 항상 외출하기 전 카카오에게 날씨를 물어보곤 한다. 오늘의 최고온도는 27도, 라는 정보를 얻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집을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여름이 훌쩍 다가온 듯 걸어가는 발걸음에서 순간 열기가 느껴졌다.


도착한 카페는 기대와 같이 한적했고, 남들이 모두 일하는 월요일 오후에 시은이와 함께 카페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것이 좋았다. 토요일 카페 투어보다, 월요일 카페 투어가 훨씬 만족도가 높은 것을 보면 행복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항상 느끼게 된다. 요거트스무디, 블루베리스무디를 호록호록 마시면서 지금 읽고 있는 책 "방황과 발명"을  한 시간 동안 읽은 뒤 다시 집으로 걸어왔다.

 

집 앞 식육점에서 삼겹살 650g을 구매하고 구워먹은 뒤 설거지거리를 개수대에 놓아두었다. 오늘 점심 설거지를 했으니, 오늘 저녁에 나온 설거지는 내일 점심으로 미룰 예정이다. 언제부터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이런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


나와 시은이가 오롯이 둘 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기만 하다. 2월부터 바쁘게, 열심히 일을 했고 그 보상으로 얻은 오늘의 여유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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