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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망 Oct 21. 2021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

2021년 8월 22일의 기록


2021.7.10 / 제주 / Sony a7r2 / Sony 55mm f1.8

내 일주일의 일과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단조로운 일들로 가득 차 있다.


주중에는 회사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근무하고, 퇴근 후 운동 후 침대에 누워 책을 읽거나 넷플릭스에서 좋아하는 미드를 본다. 주말에는 밀린 책을 읽거나, 친한 동기들과 저녁 또는 점심을 먹고, 여행 때 찍은 밀린 사진 편집을 하고, 영어회화 공부를 한다.

 

이런 별 특징없는 일상을 살다가 단조로워진 삶을 지겨워하며 '뭔가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코로나는 기승을 부려 집 밖을 마음 편히 나갈 수 없는 날에는 항상 소파나 침대에서 책을 보곤 한다. 책을 읽다 조금 지겨워지면, 또 이런 여유롭고 지겨운 삶에 조금의 변화를 갈망하게 된다. 가죽공방에서 가죽공예를 배워볼까 싶다가도 가죽공예를 하게 되면 재료비가 좀 많이 들 것 같아 포기하게 되고,

목공예를 배워볼까 싶다가도 '대구 시내에는 목공예를 배울 만한 곳이 없어. 적어도 청도, 경산으로 목공예를 배우러 가야 하잖아? 배우는 곳과 우리 집과의 거리가 멀어지면 내가 책임감을 가지고, 귀찮아하지 않고 잘 다닐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포기하게 된다.


글쓰기 클래스에 참여해볼까 싶어 휴대폰으로 인터넷 창을 뒤지다가도 '지금 일주일에 3번 일기를 써 보자는 나와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데, 글쓰기 클래스에 참여해서 무엇을 한담'이라는 생각에 포기를 했다.

 

시도도 해보지 않았는데 계속 마음속으로 포기를 하다 보면 자존감이 점점 더 낮아지게 된다. 악순환의 연속. 

가끔씩 나 스스로 이런 위로를 하곤 한다.


'내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어서야. 열심히 근무를 하고 난 뒤 매일 집에서 1시간씩 운동을 하고, 30분동안 조깅을 하고 난 뒤 책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을 살고 있잖아? 더 무엇인가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고, 새로운 무언가를 했다가 너무 버거워진 스케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될 거야'


맞는 말이고, 맞는 위로 인 것 같기도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두려워 찾아낸 핑계라는 생각을 말끔히 지울 수는 없다.


오늘도 주말에 온전히 쉬지 못하고 찝찝한 마음을 안고 토요일 저녁을 마무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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