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브런치 링크 삭제에 붙여

연결의 해체와 데이터 영토주의

by 박 스테파노

Facebook의 게시글과 댓글이 수백 개씩 삭제되었다. 아니, 지금도 삭제되고 있다. 사유는 “스팸 게시”. 문제로 지목된 글들은 모두 브런치 URL이 포함된 게시물이었다. 그리고 Threads에서는 더 이상 브런치 링크를 올릴 수 없도록, 게시 등록 단계에서부터 원천 차단이 시작되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분노보다 먼저, 쓴웃음이 마음에 번졌다.


브런치보다 페이스북을 더 오래 사용했다. 초창기 유저라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거의 20년에 가까운 시간이다. 브런치는 2015년 베타서비스부터 사용자가 되었다. 그 사이 여러 일들이 있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흥망, 생태계의 이동, 생산자와 플랫폼 사이의 미묘한 긴장. 그 변화를 지나오면서도, 리치텍스트를 생산하는 입장에서 브런치는 고맙고도 비교적 안전한 장소로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늘 크게 다가왔다. 퍼블리시, 즉 대중 공개의 한계 때문이었다. 자신의 글을 외부에 노출시키고 대중의 평가를 받고자 하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Kakao 그룹 안에서 모체 역할을 하던 Daum 포털이 존재하던 시절에는 브런치 글이 적극적으로 노출되었고, 글 하나가 몇 만 조회를 기록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그러나 포털이 외부 매각 국면에 들어가고, 브런치가 사업 부서가 아닌 사회공헌 부서로 편입되면서 그 적극성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떠올린 방법이 다른 SNS에 랜딩 링크를 거는 일이었다. 독자를 대거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이라기보다, 일종의 의례에 가까웠다. 여전히 쓰고 있다는 신호, 나의 글쓰기 활동이 멈추지 않았다는 알림. 그 정도의 의미였다. 페이스북은 이미 텍스트 중심 이용자들의 느린 광장이 된 지 오래고, 스레드는 여전히 가볍게 출렁인다. 깊은 반응을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외부 기고나 의뢰로 이어지는 통로로서는 제법 유용한 도구였다.


현재 메타 계열에서 브런치 링크나 플랫폼 언급을 ‘커뮤니티 규범 위반’으로 간주해 삭제하거나 차단하는 현상은 2024년 이후 꾸준히 보고된 문제라고 한다. 그러나 체감은 늘 갑작스럽다. 오늘의 일 역시 그렇다. 그 이유를 브런치의 유료화 및 상업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의심해 본다. 직접적인 인과가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기술적·정책적 맥락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가설이다.


Meta Platforms는 플랫폼 내부에서 발생하지 않는 수익 모델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상황을 경계한다. 최근 브런치가 도입한 ‘응원하기(창작자 후원)’나 ‘브런치 멤버십(유료 콘텐츠)’은 페이스북 입장에서 ‘광고료를 지불하지 않은 상업적 유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수익 기능이 포함된 페이지의 URL 구조나 메타데이터가 변화하면서, 스팸 방지 AI가 이를 피싱이나 부적절한 광고로 자동 분류했을 가능성도 크다. 알고리즘의 판단은 언제나 맥락을 생략한 채 작동한다.


또 다른 층위에서는 플랫폼 간 주도권 경쟁이 읽힌다. 메타는 이용자들이 자사 플랫폼—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안에 머물기를 원한다. 특히 텍스트 기반 서비스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외부 블로그로의 이동을 유도하는 링크는 체류 시간을 끊는 요소가 된다. 노출을 낮추거나 차단하려는 경향이 강화되는 것은 어쩌면 구조적으로 예정된 일인지도 모른다.


물론 단순한 시스템 오류일 가능성도 있다. 특정 시기에 많은 사용자가 동일 도메인을 공유하면 보안 시스템은 이를 ‘대량 스팸 공격’으로 간주한다. 도메인 전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식이다. 과거 다른 블로그 서비스에서도 유사한 일이 반복되었다가 해제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이른바 ‘데이터 요새화(Data Enclosure)’의 징후처럼 보인다. AI 에이전트가 정보 유통의 입구가 되는 ‘제로클릭 시대’는 기존 SNS의 존재 이유 자체를 흔들고 있다. 플랫폼은 더 이상 외부로 연결되는 통로가 아니라, AI 학습용 원재료를 붙잡아 두는 거대한 저장소가 되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직면한다.


오늘 페이스북 알림 캡쳐 이미지


이러한 ‘방어적 링크 차단’은 인류가 공들여 구축해 온 연결의 웹이 거대한 필터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처럼 느껴진다.


정보가 플랫폼 밖으로 나가는 순간 수익의 가능성은 사라지고, 남는 것은 타자의 지능을 키우는 데이터라는 공포. 그 공포는 공유의 가치를 ‘규범 위반’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부른다. 결국 중앙집중적 포털과 SNS는 AI의 탐색으로부터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폐쇄적인 섬으로 만든다. 연결을 통해 성장했던 빅테크가, 이제는 연결을 끊음으로써 생존을 모색하는 역설적 장면이다.


이 일은 사용자의 과오와 무관한 순수한 손실이다. 그러나 그 손해의 배상은 어디에서도 받을 수 없다. 메타의 페이스북은 뉴스 링크마저 배제하기 시작했다. 외부 링크가 포함된 게시글의 노출을 억제하는 방식은 이미 불문율이 되었다. 자동화 알고리즘이라는 이름을 쓰지만, 그 방향을 정한 것은 결국 인간의 의도다. 말하자면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문제는 이곳에서도 이런 ‘인간의 속셈’이 낯설지 않다는 사실이다. 대문에 오르는 글들, 랭킹에 반복적으로 호출되는 이름들. 그 빈번한 호명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섣부른 유료화 정책이 만들어내는 불편은 어떻게 해소될 수 있을까. 사회공헌 부서이면서 동시에 사업적 성과를 요구받는 구조적 모순은 어디에서 풀릴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아지는 겨울의 끝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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