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 잡자
오래된 표현입니다. "플랫폼"이란 게 갑자기 나온 개념은 아닙니다. 사실, captured market, dominant market을 형성하기 위한 일종의 "가두기" 방법으로 B2B 세일즈 영역에서는 오래된 전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느새 "플랫폼"이 만사형통의 암구호가 되어 버렸습니다. 원래 플랫폼은 6~7년 전만 해도 "콘텐츠, 데이터를 구현하는 소프트워어 기술"로 인지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급작스럽게 플랫폼이 Business Model의 의미가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우후죽순 "플랫폼 스타트업"이 나타납니다. 기술 기반 없이 말이죠. (아래는 2016년 "플랫폼"기사)
"플랫폼"이라고 명명된 효시는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실효 전략으로 확립한 bundle package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번들"이란 별도로 판매되는 제품들을 묶어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 판매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시스템을 구입할 때 컴퓨터 시스템을 구성하는 하드웨어 장치와 프로그램 등을 모두 하나로 묶어 구입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하드웨어와 그것을 활용하기 위한 응용 소프트웨어가 부착된 것으로 예를 들면 도형 입력판(tablet)과 그래픽 소프트웨어, 비디오 카드와 영화 편집 소프트웨어의 조합 등이 시작이었습니다.
IBM의 하청 업체였던 MS가 처음에 한 것이 DOS의 외주 개발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IBM 호환 기종"의 PC는 20세기에 독과적인 위치로 자리 잡혔는데, Disk Operating System은 저장ㆍ처리의 장치인 컴퓨터를 "시동"걸기 위한 필수 요소였습니다. 그 DOS 기반의 응용소프트웨어나 도구들을 별도 구매하여 설치하는 것을 보고, 빌 게이츠는 MS-DOS라는 운영체제 플랫폼을 만들고, 그 안에 자신들의 응용 소프트웨어를 번들로 심어 보았더니, 너무나도 손쉽게 사용자들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독립하여 그 유명한 "Windows"를 만듭니다. MS-DOS 위에 다중 태스크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환경을 조성하여, 드롭다운 메뉴, 화면상의 윈도, 마우스와 같은 위치 지정 도구를 바탕으로 한 표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여 편의를 도모하고, IBM에 대적하는 PC maker들과 의기투합하여, 아얘 공장 출고 시 윈도우를 디폴트로 번들링 합니다. 그 안에, 오피스, 익스플로러 같은 응용 소프트웨어를 심어, 마지 "공짜 경험"으로 착각하게 하여 길들인 것이지요. "윈도우"가 파생된 제품을 끼어 넣어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플랫폼"이 된 것이지요.
"플랫폼"이라는 것은 이렇듯 기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여, 어느새 익숙하게 만들어 교체나 변경에 불편함을 주어 나중에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그 플랫폼 제품을 고수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더 중요한 것은 IT 바닥에서 시작한 "플랫폼"은 "plug-in", "plug-out"이라는 실제 기술이 실체 합니다. 구호나 선언이 가득한 요즘의 플랫폼과 다른 시작이었습니다. 소비재는 "Windows"가 있었지만, 기업의 서버 운영체계인 유닉스의 AIX, 메인프레임의 zOS 등은 독점적 지위를 한동안 유지했습니다. 그 위의 개발도구나, 응용 어플리케이션을 수집하여 번들하며 "길들이는 시대"가 한동안 유지됩니다. 개발도구도 Java의 독무대였지요. 리눅스와 기타 오픈소스의 시대가 오기까지는요.
현재 플랫폼 기업의 대명사인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은 이런 선행 서대의 "길들이기"를 한껏 이용합니다. 기술적 실체가 없어도 "마케팅 구호"만으로 충분히 소비자들을 가둘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어떻게? 바로 "공짜 인식"이 그런 것입니다. 무료로 사용하거나, 헐값, 반값에 기존 서비스를 대체해 줍니다. 한동안 유저들은 즐기며 맘껏 사용합니다. 차츰 과금과 그에 상응하는 광고 시청 등의 시간 소비를 증가해도 쉽게 떠나지 못합니다. 가두리 고기들이 된 것이지요. 이것이 가능한 것은 "천박한 기업가 정신"과 "더 천박한 금융자본"의 결합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적자가 나도 꿋꿋이 운영되고 확장하는 "쿠팡"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양면시장"이니, 다층 마케팅이니 모두 "지어낸 용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첨부해 주신 기사 내용을 보면, 기차 정거장 비유가 있습니다. 그럴듯한 비유입니다. 낭만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기차를 타다 보니, 출발과 종착역이 없는 무한궤도의 그저 "정거장"이면 어떤 기분일까요! 설국열차처럼 말이죠.
MS-Window나 기타 운영체계(Operation System)는 플랫폼의 기준을 "표준화의 시도"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지적 재산권도 빈틈을 주어 누구나 활용하여 새로운 응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어플들을 자유롭게 자율적으로 판매하게 했습니다. 자립의 여력이 없는 경우 "제값"을 쳐 주고 사들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출발이 되고 종착역이 되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요즘의 플랫폼은 그저 잠시 내려 "소비"하라고 부추깁니다. 국수도 사 먹고, 신문도 사 읽고, 구두도 닦으라고 부추깁니다. 그리고 정작 신문 가판대, 국수 장수, 구두닦이는 과도한 자릿세로 남는 것이 없습니다. 지금의 플랫폼이 이렇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에 "고유 기술 기반"이 없으면, 가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얼룩소도 비즈니스의 모습을 어찌 가져갈지 잘 고민하는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