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이가 여니에게
"고급스러움이란
빈곤함의 반대말이 아니라,
천박함의 반대말이다"
-코코 샤넬-
한때 개그 콘서트 코너와 요리 사업가 백종원 씨가 '고급지다~'라는 말을 유행어처럼 쏟아 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사실 '고급지다'는 표준어도 아니고, 제대로 된 단어인 '고급스럽다'의 "~스럽다"만 강조하는 개념처럼 다가와 사용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천박'해 지는 말이 되는 것이지요.
단지 물건과 생활 수준의 이야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최근 대두되는 사회의 이슈와 사회적 변화에 대한 움직임, 특히 정치와 사회적 문제 해결에 대해 많은 움직임이 있습니다.
아직 소수의 움직임이며 차별화된 주장처럼 보일수록 무언가 끌리는 힘을 발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비싸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강남좌파', '행동하는 지식인', '합리적 보수', '소수자 행동', 이라는 말이 등장하며, 마치 '진보'라는 신념과 세계관이 차별화의 수단의 소비하는 상품으로 변질되기 쉬워지고 있습니다. 이미 세상에서 많은 고민들로 힘겨운 노력으로 진행되던 많은 진보의 어젠다들이 갑자기 유행처럼 밀려와서 그들의 존재감의 결여를 채워주는 상품이 되곤 말고 있습니다. 아직 희소가치가 비싸기 때문에 수요가 유행처럼 몰려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 사회의 변화에 대한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진보와 변화'라는 개념의 용도와 올바른 쓰임새도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남들에게 보이는 차별화의 수단으로 쓰인다면 매우 심각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관심이 있기 전만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시작이기 때문에 많은 고민과 학습, 그리고 시행에 대한 착오의 수정이 쌓이지 않아 그러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괜한 걱정이 되겠지요. 제발 괜한 걱정으로 끝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을 가치의 구현을 위해서는 보다 철저하고 준비된 생각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때론 누군가 순수한 열정을 인정해 달라고 말합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열정이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마추어보다 프로페셔널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발휘되기 쉽습니다. 아마추어는 일이 발생하면 행동하지만, 프로는 행동하는 것이 바로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경제, 보편적 복지, 공공의료, 새로운 정치, 환경과 페미니즘, ESG, 다양성 추구,,, 모두 필요한 일들입니다.
이제는 무엇보다 "잘" 해야 될 때가 왔습니다.
사회적 경제와 공유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자본주의의 시장과 민간의 영역에 대한 insight가 부재하다면 소설에 불과합니다.
보편적 복지를 이야기하면서 재정에 대한 이해와 정부지원사업에 대한 냉철한 평가시스템의 도입이 없다면 복지의 전달체계도 개선되기 어렵습니다.
공공의료를 이야기하면서 의료사업의 전반에 대한 이해와 비정상적인 의료서비스 공급구조에 대한 고민이 없으면 공공병원은 세워질 수 없습니다.
새로운 정치를 이야기하면서 정당정치에 대한 기본적 공과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 새정치는 정말 새(bird)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치의 베블런 효과'로 그치지 말고 지속 가능한 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행처럼 지나가는 가치적 개념이 희소가치가 하락한다면 오히려 사회에서의 반향과 움직임은 미미하게 잠자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샤넬이 말처럼, 고민하고 학습하지 않으며, 보다 전문가적인 고민이 없는 일성들은 가치의 빈곤함을 양적으로 채워질 수는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얇은 고민의 천박함을 메워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프로필과 명합을 내세운 '식자적 자의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곰탱이 남편의 사랑하는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