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은 접대 많이 받아요?” “기자들은 접대 많이 받아요?”
오늘 아침 샌드위치를 사려고 들른 집앞 편의점 여 사장님의 말이다.
항상 내가 편의점에 들를 때마다 기자들은 대체 왜 그러냐고 묻는 분이다.
올해 초 출간했던 책도 한권 사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은 들르는 곳인데 들를 때마다 이런 말씀을 하셔서 내 기분을 상하게 하신다.
“아니 그 신문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보수 종합지가 그렇다는 거지”라고 말씀하시면서도 너도 그럴 거야라는 뉘앙스가 말투에 깔려 있다. “그러니까 기자들이 기레기 기레기라는 소리 듣는 거 아니예요”라는 말까지 했다.
저번에 방문했을 때는 왜 젊은 부모들이 애들 백신을 안 맞히냐고 지금 확진자 중 상당수가 초중고에서 나고 있다고 나한테 뭐라고 하신다. 계속 같은 말씀을 반복하시길래 “지금까지 정부의 방역정책이 고령자 위주로 타깃이 돼 있었고 이제 점점 젊은 연령으로 내려가게 하려는 중이고. 또 부모 입장에서 자기 아이들한테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고 두려우니까요”라고 말을 하자. “아니 근데 왜 애들은 백신을 안 맞는 거냐”고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초등학교와 유치원 자녀를 둔 나는 약간 화가 났지만 언성을 높이지 않고 “사장님 애들은 다 컸고 취직까지 했잖아요. 그러니까 걱정이 덜하신거죠. 20대랑 초등학교 애들이랑 백신 맞고 난 후 통증을 견디는 게 똑같나요”라고 말했다.
편의점 아주머니는 내가 모든 기자들의 대표를 하는 양 항상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신다. 편의점에 갈 때보면 ‘000의 뉴스공장’만 듣고 계신다. 모든 기자들은 나쁘고 기득권이고 대접 받고 잘 먹고 잘 산다는 메타버스 안에 살고 계시는 듯하다. 그렇다면 제가 경기도에서 광화문까지 출퇴근을 하며 살 이유가 있나요? 강남에 살지.
내가 편의점 아주머니가 상상하는 기자를 대표하지 않듯이 편의점 사장님도 가끔씩 뉴스에 나오는 악덕 편의점주와 동일한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그 사장님은 나에게 “기자들은 대체 왜 그래요?”라고 묻는다. 내가 뉴스에서 본 악덕 편의점주의 기사를 보고 나서 “대체 편의점 주들은 왜 그런답니까?”라고 묻는다면 그 분의 기분은 과연 어떨까.
그 편의점은 종류도 다양하지 않지만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치명적(?)인 장점을 갖고 있어서 자주 들르긴 하지만 사장님이 저러시는 게 싫어서 방문을 살짝 고려하게 되는 곳이다. ‘다음부터 가지 말아야지’하면서도 접근성이라는 편의성 때문에 발걸음을 향하게 된다.
그런데 오늘 일로 더는 그곳에 방문하지 않을 것 같다. 내 돈을 내고 물건을 사는데 방문할 때마다 기분이 나쁘다면 갈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