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 기자의 그런 생각 Nov 14. 2022

대한민국에 미래는 있는가

정치 혐오를 즐기는 정치인들



"정치판을 들여다보는 게 너무 싫어요. 너무 짜증만 나요. 파란색이나 빨간색이나 다 똑같은 놈들입니다."
1주일에 한번 나에게 운동을 가르쳐 주는 헬스 트레이너의 말이다.
맞는 말이다. 언론계 입문한지 올해로 13년째지만 요즘 같이 기사를 보는 게 힘든 적이 없다. 그냥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놓고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일단 여당을 살펴보자. 여당은 이태원 참사 이후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의 잇단 실언, 대통령실 수석들의 '웃기고 있네' 메모, 대통령 순방 전용기에서 MBC 기자 배제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장관과 대통령실 수석들의 태도를 보면 과연 이들이 민심을 제대로 들여다 볼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이태원 참사 이후 국민들에게 안전 시스템 부재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대책마련에 여념이 없어야 할 정부와 여당에서 잇단 구설수에 오르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실도 마찬가지다. '이새끼' 발언 보도로 MBC와의 관계가 나빠졌다고 하더라도 MBC를 포용하는 자세를 가졌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실은 '국익'을 위해 MBC를 배제했다고 설명했지만, 과연 국익의 어떤 측면을 위해 배제를 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괜히 언론만 탄압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이는 언론 자유를 외치던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의 스탠스와는 배치된다.
언론은 기본적으로 비판하라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을 비판한다고 해서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면 안 된다. 언론사에 굴종하라는 게 아니다. 국정 운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을 언론에 둬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기 때문이다.
야당도 지적하려면 끝이 없다. 주요 야당인 민주당은 모든 정력을 당 대표인 이재명 의원을 결사옹위하는 데 쓰고 있다. 이태원 참사를 분수령 삼아 정권을 마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가 노골적으로 보인다. 민주당 인사들이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의 명단을 공개하자고 나섰던 것도 세월호 참사 때와 동일하게 국정 주도권을 쥐고 흔들며 조문 정국으로 방향을 이끌고 나갈 수 있을 거라는 노림수가 작용했을 거라고 본다.
민주당은 왜 이재명 대표를 보호하는 데 여념이 없는 것일까. 이재명 대표에게 공천권이 있기 때문일 게다. 내가 궁금한 것은 과연 170명에 달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대장동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것이다. 실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이재명 대표 한 명 뿐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정치적인 레토릭에 불과하다. 이재명 대표가 자신을 향한 검찰의 칼 끝을 무디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검찰에 자진출두해 모든 혐의를 소명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 스스로 변호사가 아니던가.
뭐만 있으면 김건희 여사를 걸고 넘어지는 야당의 태도도 이제는 지겨울 정도다. 김건희 여사도 사람이다. 야당은 논문 표절과 주가조작 논란이 있는 김건희 여사를 이 정권의 약한 고리로 보고 십자포화를 쏟아내는 데 여념이 없다. 김건희 여사의 패션부터 헤어, 사진까지 모든 것에 딴지를 건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지겹다. 김건희 여사가 대체 무엇을 하길 원하는 가. 대통령과 이혼이라도 하라는 건가. 아니면 보기 싫으니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는 건가.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해 지적을 할수록 여당에선 김정숙 여사를 거론하며 역공을 펴는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 정말 sick and tired 하다.
우리 경제와 안보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여 있다. 8~9%에 달하는 대출금리는 서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이전과 다를 바 없다. 노인은 늘고 있는 데 우리 사회를 지탱해야 할 젊은이들은 급속도로 줄어들 고 있다. 모두 미친 집값에다 취직난에 연애, 결혼, 출산이 없는 '3무'의 삶을 선택한 탓이다. 현 정권은 경제활성화 법안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 등 각종 개혁과제를 실현시켜야 할 숙명을 안고 있다. 지금과 같은 대치국면이 대체 언제까지 진행될 것인가. 과연 대한민국에 미래는 있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사회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