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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박 Dec 13. 2018

"고마해라 많이 먹었다" 외치는 지구

일본 태풍 제비 사망자 11명, 부상자 600명 

        태풍 짜미 사망자 2명, 실종 2명, 부상 109명 

        홋카이도 지진 사망자 44명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30명 

미국 허리케인 플로렌스 사망자 32명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사망자 6명 

캐나다 폭염 사망자 89명 

인도네시아 지진-쓰나미 사망자 1,400명 이상, 실종자 113명 


올해 생각난 자연 재해만 적은 것이다. 기사를 검색해서 찾은 것이고 인도네시아 지진-쓰나미 사태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최종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고 보는 게 맞다. 인도네시아 지진 사건을 제외하고 이들 재해의 공통점은 모두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올해 111년 만의 폭염을 견뎌낸 사람들은 모두 지구 온난화의 엄청난 위력은 경험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문가들은 각종 태풍이 이처럼 파괴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는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는다. 보통 허리케인이나 태풍은 육지에 접근하면 세력이 약화하는데 반해 최근 발생하는 태풍은 육지에 상륙할 때까지 세력이 계속 커진다는 설명이다. 더워진 바닷물이 이들 태풍의 움직임에 '연료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캘리포니아에서 매년 발생하는 대형산불도 건조한 지역의 경우 기온 상승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빨라 단순 폭염조차 대형 산불의 뇌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재해가 날이 갈수록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북극해의 해빙 규모는 위성 관측이래 여섯번째로 적은 규모를 보이고 있으며, 지금과 같은 속도를 유지할 경우 21세기가 끝나는 무렵에는 얼음없는 북극이 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NASA 측은 "지난 수십년 동안 북극 온도가 상승하면서 해빙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특히 여름철에 그 감소 규모가 빨라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 역시 "북태평양의 따뜻한 물이 베링해를 통해 북극해에 흘러 들면서 이 따뜻한 물이 북극 얼음을 녹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구 온난화는 왜 계속되는 걸까. 나는 경제가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정부에서 제일 중요시 하는 것은 바로 성장률이다. 전년 대비, 전월 대비,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작년과 비교해 세금이 늘어나고 예산을 적절히 배분해 사용할 수 있다. 세금이 없으면 국채를 발행해 적자재정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 성장을 못하면 망한다는 얘기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 성장을 할 수가 없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매출이 비슷하면 결국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성장을 하려면 공장을 더 많이 지어야 하고, 기계를 돌려야 하고,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전기를 만들려면 원자력, 석탄, LNG 등을 사용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열과 미세 먼지가 발생한다. 물론 개인도 성장을 원하며, 전년 대비 내 임금이 오르길 바란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매출이 정체 중인데 임금만 오르길 바라는 근로자는 별로 없을 거라고 본다. 결국 우리 경제의 파이 전체가 계속 커져야 선순환 고리가 유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바로 환경오염이다.(한국인 입장에서 전적으로 모든 환경오염을 원인을 중국으로 돌릴 수만도 없다. 길거리에 즐비한 플라스틱 커피잔을 보라)

과거 초등학교 때 과학 기술만 발전하면 자연 오염으로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일거에 해소될 거라고 믿었지만, 결국 해법은 없었다. 


우리는 가끔 밥을 잘못 먹거나 술을 많이 마시면 토를 한다. 위(stomach)이 들어온 음식물이나 술을 소화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나는 각종 태풍이나 폭염 등이 "이제는 더는 환경오염을 수용할 수 없다"는 신호를 지구가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마해라~ 많이 묵읐다 아이가." 하지만 지구 최강의 빌런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각종 환경규제를 줄줄이 탈퇴하고 있다. 그는 "지구 온난화는 거짓말"이라며 지난해 6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협약인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다. 파리기후협정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이산화탄소 저감 의무를 시행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2015년 체결돼 2020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경쟁국가인데다 사실상 기후협약 입안을 주도한 미국이 스스로 환경규제에서 탈퇴한 상황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제대로 환경 규제를 준수할까. 


중국 뿐만이 아니다. 우리 전세계가 플라스틱을 포함한 쓰레기 대란을 겪고 있다. 지난 4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미국, 레바논, 인도, 영국 등 세계 13개국의 수돗물과 미국, 유럽, 아시아산 소금, 미국산 맥주에서 지구 규모의 오염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도해 우리에게 충격을 던졌다. 미국, 영국, 쿠바, 인도 등 세계 13개국에서 수집한 수돗물 샘플 159개를 분석한 결과 80%가 넘는 128개 샘플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이다.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쓰레기 등이 잘게 부서진 직경 5㎜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을 가리킨다. 앞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는 매년 800억(약 96조원)∼1,200억달러(144조원)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으며, 오는 2050년이 되면 무게로 볼 때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이라고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바다에 가득 찬 플라스틱은 직접 바다 생물의 생존에 위협을 끼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먹이사슬에 영향을 끼쳐 궁극적으로 인류 건강과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몇십 kg의 플라스틱과 그물을 위에 가득 품고 질식사한 고래와 물개, 거북이 등의 딱한 사연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하는 푸르고 맑은 바다가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뒤덮여 가고 있는 것이다. 

난 아직 젊은 편이지만 자식이 있는 입장에서 정말 걱정이 많이 된다. 특히 올 봄 미세 먼지와 폭염 등을 겪으면서 그런 우려는 더욱 커졌다. 우리 자녀들이 앞으로 살아갈 지구는 어떨까..라고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 (강력한 환경규제 + 개인의 양심)*70억명이 모두 힘을 합쳐야 지구를 조금이라도 살릴 수 있을텐데 말이다. 과연 해법은 있을까. "30년 안에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말하신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의 말이 틀리길 바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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