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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키핑보다 뇌피셜<3>

by 캘리박


대학 때 미디어 강의를 듣다보면 꼭 맞딱뜨리는 단어가 있다. 바로 게이트 키핑이다.

기사에 대한 지시를 내리고 손을 보는 데스크(부장)가 기자를 키우거나 줄이는 게이트 키핑 행위를 한다는 것이었다.

대학 때는 이 단어가 굉장히 추상적으로 다가왔다. 무엇이든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기자생활을 10여년간 하면서 느낀 것은 언론사에서 심각한 것은 데스크의 게이트 키핑보다는 '뇌피셜'이다.

그저 자신들이 기자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과 추측을 적절히 버무려서 쓰라고 하는 것이다. 기자가

드라이하게 쓰면 자신들의 생각대로 자신들이 직접 현장에서 보지 않았으면서, 마치 직접 본 것처럼 자극적으로 바뀐다.

여기에 편집기자의 자극적인 제목이 곱하기가 되면 독자들이 읽는 더욱 자극적인 제목이 탄생한다.

이렇게 기사가 나가면 반드시 취재원의 항의가 온다. 하지만 그 항의를 받는 것은 기자의 몫이다. 내 이름을 달고 기사가 나갔기 때문이다. 내 이름을 달고 기사가 나갔지만, 내 기사는 아닌 것 같은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기사가 한번 나가면 그 기사를 고칠 수 있는 권한은 데스크외에는 없다. 데스크에게 전화로 물어야 한다.

취재원으로부터 기사를 수정해 달라고 오는 전화에 어깨를 으쓱하는 부장들이 정말 많다. 기자밥을 10년 먹었지만, 이런 행태는 정말 정말 싫다.

*클릭수가 많이 나오면 월급이 늘어난다고 착각하는 독자들이 많다. 인터넷 매체와 연예 매체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매체는 클릭수와 월급이 상관이 없다. 그럼 클릭수가 적게 나오는 기사를 쓰는 기자는 거의 월급을 못받고 회사를 다닌다는 논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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