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거 멋있지 않은가. 미드를 보면, 주인공이 펍에서 처음 보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말한다.
"안녕하세요- 빅터에요. 괜찮다면 옆에 앉아도 될까요?"
이름만 간단하게 밝히며, 대화를 이어간다. 그리곤 서로의 관심사를 얘기한다.
"저는 요즘 워킹데드에 푹 빠져있죠. 특히 스티븐 연이 좀비를 때려 부술 때 쾌감을 느껴요."
우리나라 사람처럼 직업, 나이, 사는 곳 등 고루한 얘기를 하지 않는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관심 있는지를 소개해야 진짜 '나'를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상상에 빠져본다. 내가 근사하게 차려입고, 근사한 펍에 들어갔다. 때마침 근사한 여자가 저쪽 테이블에 앉아있다. 어떻게 근사하게 접근할 수 있을까? 어떤 내 관심사로 나를 소개할까. 그럼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내 팟캐스트 방송 "역사를 걷는 밤"이다.
"안녕하세요. Idam이에요. 훗- 혹시 괜찮다면 옆자리에 앉아도 될까요?"
그녀가 온화한 눈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물론이죠. 안 그래도 적적하던 차였어요. 앉으세요."
그리고 바텐더에게 재빨리 말한다.
"여기 이 멋진 남자분께 테킬라 한 잔 부탁해요-"
나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며, 그녀가 내게 말을 이어간다.
"오늘 플라워 박람회에 다녀왔죠. 사람이 무척 많아 피곤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프리지아를 실컷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답니다. Idam 씨는 무엇을 좋아하죠?"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한다.
"저는 팟캐스트 녹음할 때 희열을 느껴요. 허접스럽지만, 대학 선배와 매주 유럽의 인물을 소개하는 '역사를 걷는 밤'이라는 방송을 녹음하죠."
"당신같이 매력적인 여성이 제 방송을 들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아요. 번호가 뭔가요? 제가 링크를 보내드리도록 하죠."
그리고 난 아름다운 그녀의 번호를 자연스레 얻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