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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hwan Apr 01. 2017

웃으며 삽시다

만우절을 소비하는 이들만의 독특한 문화

한국에서는 4월 1일 만우절(April fools' Day)이라고 해봐야 '그냥 애들끼리 가벼운 농담 같은 거짓말'하는 정도의 날로 알고 있었다.  딱히 재밌는 거짓말을 직접 생각해본 적도 없고, 기껏해야 기억나는 것은 고등학교 시절에 옆반 학생들과 통째로 반을 바꾸는 장난을 쳤다가 선생님한테 "니들이 애냐!!" 라면서 호되게 혼났다는 정도?


미국에서는 4월 1일 만우절이 명절은 아니지만, 유명한 IT 회사들은 스케일 크게 장난스러운 짓들을 많이 한다.  요즘은 공중파 방송 및 주요 매스미디어들도 장난스러운 뉴스들을 내보내니 이들의 유머러스함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여유로움이 부럽기도 하다.  한 번쯤 보고 씨익- 하고 웃으며 넘기면 그만인 일이겠지만, 장난의 퀄리티를 보면 "니들이 애냐!!" 라고 웃어넘길 수준은 아닌 듯하다.  심지어 기업들이 어떤 재치 있는 소식들을 가지고 올지 팬덤(fandom)도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올해 그리고 그간의 몇 가지 재밌었던 것들을 되짚어보면...






올해 아마존은 야심차게 Alexa의 애완동물(Pet) 버전인 Petlexa를 런칭했다.  Petlexa는 강아지,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과 커뮤니테이션 하면서 즉각적으로 이들이 원하는 것들을 해준다.  가령 아마존을 통해서 사료를 주문한다던가, 함께 공놀이를 할 수 있다던가.  (아래 동영상 참조)






구글은 올해 미스 팩맨(Ms. Pacman)을 선보였다.  구글맵을 켜면 왼편 하단에 팩맨 아이콘이 보인다.  클릭하면 현재 보여지는 실제 도로 위에서 팩맨 게임을 할 수 있다.  물론 운전 중 사용은 금물.

Ms. Pacman on Google map




구글은 이런 장난을 유독 많이 하기도 하는데, 작년에 선보였던 '무인 자전거'다.  동영상의 퀄리티만 놓고 보면 웬만한 신제품 소개 영상보다 월등히 좋다.  (왠지 구글은 실제로 제품을 만들 것 같기도 하다)


Introducing the self-driving bicycle in the Netherlands




작년에 아마도 가장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던 Facebook과 패션 브랜드인 H&M과의 콜라보레이션 소식이다.  아침에 뭘 입고 가야 할지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Facebook 의 CEO인 마크 주커버그의 패션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컬렉션이다.  한벌의 청바지와 7벌의 동일한 회색 티셔츠가 들어있다.






전기 자동차 회사인 Tesla에서도 2015년에 처음으로 만우절 뉴스를 배포하기도 했다.  Model W라는 시계를 선보인다는 내용인데, 처음이라 아마도 어색한지 웃기도 민망한 수준의 퀄리티 사진을 회사 메인 홈페이지에 게시를 했다.  여담이지만 Tesla는 이 민망한 농담 덕분에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고... 





Toyota의 럭셔리 서브 브랜드인 Lexus도 새로운 기술을 만우절 뉴스로 선보였다.  운전중에 앞차가 지나친 서행으로 운전의 흐름을 방해할때 사용할 수 있는 '강제 차선변경 발렛 서비스'인데, 소개 영상을 보면 재밌다기보다는 유용할 것 같다.  실제로 관련 동영상이 실린 기사의 댓글들도 '이런건 빨리 개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삼성도 2015년에 만우절 뉴스에 농담에 동참했었다.  제품 이름은 'Galaxy Blade Edge'.  스마트 폰의 역할도 하지만 제품의 이름처럼 날카로운 면을 사용해서 요리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사실 작년에 배터리 폭발했었다는 기사가 만우절 뉴스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도 해본다)




위와 같이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장난은 웃으면서 보고 넘길 수 있지만, 아래와 같은 실생활에서의 도가 넘치는 장난은 자제하는 편이 좋겠다.  "니들이 애냐!!"라고 장난치는 애들을 혼내기보다는, 아무래도 때와 장소에 맞는 유머에 대해 가르치는 수업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웃으며 삽시다.



지나친 장난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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