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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hwan Nov 25. 2017

B2C vs B2B, 디자인 과정의 차이

뭐든지 어려운건 매한가지

지난 8여년간 소비재(가전제품)를 만드는 B2C(Business to Consumer)영역에 있었다면, 현재는 2년 가까이 데이터 솔루션을 만드는 B2B(Business to Business) 영역에서 일을 하고 있다.  요즘은 O2O(Online to Offline)이라는 용어까지 나온 마당에 B2C와 B2B는 꽤나 전통적인 용어가 되었지만, 혹시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개념 정리를 아주 간단하게 하고 넘어가자.


흔히 '회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B2C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회사는 물건 및 서비스를 만들고 그것을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파는 것.  간단한 예로 삼성전자, LG, 애플과 같이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나 자동차를 만드는 현대자동차, BMW 같은 회사들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에 B2B는 회사가 물건 및 서비스를 만들어서 그것을 또 다른 회사에게 파는 것을 말한다.  가령 어떤 소프트웨어 회사가 물류 정보를 다루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삼성전자에 판매한다던가, 또 다른 회사가 딜러들이 사용하는 고객관리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자동차 회사에 판매하는 것들이 해당된다.  요즘에는 회사 사업도 다각화 되어있기 때문에 한 회사가 동시에 B2B도 하고 B2C를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삼성에서 가전제품을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것은 B2C 영역에 해당되지만, 반도체를 만들어 애플에 파는 것은 B2B 영역에 해당된다.


모든 프로젝트가 각각 다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프로젝트를 구체적인 예로 들어서 설명하기 보다는 좀 더 큰 개념으로 설명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IT Tech 회사 기준).  이것은 비단 UX 디자인 영역에만 국한되는것은 아니고 제품 디자인, 비주얼 디자인 등 전반적인 영역에 해당될 것 같다.





애플 스토어(Apple Store)에서 제품을 살펴보는 사람들.  B2C회사는 고객과의 점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1. B2C 디자인 과정


1-1. 프로젝트 시작


새로운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시장의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시작된다.  프로젝트 리더(Project Leader, PL)는 시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목표 결과물, 범위, 기간, 인력(디자인, 개발 등)을 선정한다.  디자인의 경우에는 보통 ideation 단계부터 참여하여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결정하기도 한다.  어느정도의 아이디어들이 선정된 후에는 그 중 몇가지 Key idea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발전시켜간다.  프로젝트의 중요도 및 규모에 따라, 실패의 가능성을 철저히 줄여보고자 아이디어 검증 단계에서부터 사용자 테스트(User Test, UT)가 진행되기도 한다.



1-2. 프로젝트 진행 및 완료


프로젝트가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 디자이너들도 점점 바빠지기 시작한다.  아이디어로 선정된 몇가지 안(proposal)들을 구체화 시켜나가면서 동시에 내부 리뷰, 외부 UT 등도 병행하면서 점차 디자인을 확정시켜 나간다.  디자인을 확정 짓기 전에 개발팀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개발시의 문제점들을 사전에 발견하는 노력들을 한다.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시에는 개발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디자인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점 인지 빠른 논의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디자인은 회사내에서도 보통 비밀리에 진행되며 최종적인 디자인이 완성될때까지 개발팀에서 Full-spec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오랜 기간동안의 반복적인 '디자인 -> 테스트 -> 수정 -> 검증 -> 디자인 ...' 과 같은 프로세스가 지나고 드디어 디자인이 완료가 되면, 보통의 '디자인 프로젝트'는 여기서 종료가 된다.  완성된 디자인은 개발팀으로 이관되어서 정식 제품화 단계의 절차를 밟게된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년씩 걸리는 제품화 단계에서 내가 다녔던 회사에서는 이후의 단계를  Follow-up이라고 일컬으며 디자인 원안이 제대로 제품화 될 수 있도록 개발팀 옆에서 거의 붙어 살다시피 했었다.



1-3. 피드백 및 업데이트


제품이 시장에 출시가 되고 고객들이 제품을 만져보고 사용하고 구매하면서 여러가지 피드백을 온/오프라인으로 남기게 된다.  그걸 예전 회사에서는 VOC(Voice of Consumer)라고 했었다.  VOC들 중에 정말 중요한 부분들이 있으면 다음번 제품 업데이트시에 참고하여 디자인한다.  예전에는 1년에 몇 차례씩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기간들이 있어서 일정기간 취합된 VOC를 반영한 변경된 디자인을 시즌별로 출시 하기도 했는데, 요즘 디지털 제품(모바일 앱)들은 그런 시즌이 따로 없이 중요한 VOC들은 즉각 제품 업데이트에 반영되어서 시장에 출시되기도 한다.



1-4. 특징


B2C 사업에서의 디자인은 한마디로 일이 끝이 없다.  초기 디자인 프로젝트가 완료되고 시장에 출시 되더라도 시장의 VOC들이 제품을 (좋은 방향이던 나쁜 방향이던) 계속해서 진화시켜간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자면 본격적인 디자인은 오히려 제품을 출시한 이후에 시작하는 느낌이다.  때문에 B2C 사업에 종사하는 많은 디자이너들은 프로젝트가 끝나면 새로 다른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건 그대로 계속 내 Work list에 남아있고 새로운 프로젝트가 그 위에 더해지는 형식이 된다.


또 다른 특징은 고객이 왕이라는 점.  개발팀이 예산 및 Capability를 문제로 구현 못했던 기능이더라도 고객이 '강력하게' 원하면 어느날 이미 구현이 되어있다. 그럼 그동안 왜 안된다고 한거야?  그 때문에 디자인 팀에서는 리서치 결과물을 굉장히 중요시 생각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 했다'라는 논리를 쉽게 거스를 개발팀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디자인 완료 후 시장 반응을 즉각 살펴볼 수가 있다.  버튼의 모양을 바꾸거나, 제품의 특정 부분의 기능을 추가/삭제 하게되면 고객으로부터 즉각적인 피드백이 들려온다. 이것이 아마도 B2C 디자인의 가장 큰 매력이자 동시에 두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They are always watching your design.







2. B2B 디자인 과정



2-1. 프로젝트 시작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은 우리와 거래하고 있는 회사들의 요구사항으로부터 시작하거나, 내부의 목소리로부터 시작된다.  B2C 회사의 그것처럼 정말 시장에서 들려오는 직접적인 VOC의 형태는 아니고, 내부 고객, 개발자, 마케터, 디자이너 등이 이슈화시킨 아이디어를 가지고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예전에 판매했던 어떤 제품이 있었는데 그 제품에 '이 기능을 추가시키는 것이 어때?' 라고 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식이다.  심지어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아무런 VOC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B2C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제품이 있으면 그 제품의 디자인 및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기도 한다.  B2B는 보통 디자인 및 기술 트렌드가 B2C의 그것보다는 보수적이어서, B2C에서 한번 검증받은 것들로 제품을 기획하는 경향이 있다.



2-2. 프로젝트 진행 및 완료


제시된 아이디어들 중에서 몇몇 좋은 제안이 구체화되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개발팀과의 조율도 바빠진다.  왜냐하면 디자인 프로젝트의 끝은 '디자인의 완성'이 아니라 '제품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제품이 완성되고 판매되면 현장에서 바로 오류없이(희망사항이지만...)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User Test도 이루어지긴 하지만, B2C 디자인의 그것처럼 자세하게 그리고 자주 이루어지진 않는다.  고객의 의견이 중요한 것은 B2C와 같은데, B2C 디자인 할 때 처럼 Requirement가 광범위하지는 않다.  아마도 회사에서 사용되는 제품들은 한정적이고 전문화된 기능들이 요구되기 때문에 미적인 측면은 조금 덜 고려되는 측면이 있어서 그런것 같다.  기본에 충실한 탄탄한 디자인- 그것이 중요하다.



2-3. 피드백 및 업데이트


디자인이 시작되고 최종 디자인이 완료될 때까지 모든 과정들과 Full Spec이 개발팀과 공유되기 때문에 제품화 하는 과정을 짧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디자인이 완료된 후 Follow-up 과정을 거치는 B2C 디자인의 과정과는 좀 다르다.  프로젝트가 완료가 되고 제품이 출시가 되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디자인 팀에서 받을 일은 별로 없다.  많은 경우 개발팀에서 관여하게 되며 제품을 수정/업데이트를 한다.  디자인 수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무척 드문 케이스이며, 수정을 하게 되더라도 즉각적으로 제품에 반영해서 업그레이드 하기보다는 다음버전 출시때 까지 기다렸다가 발표하기도 한다.



2-4. 특징


제품 출시 이후 고객사에서 문제없이 바로 사용되어야하는 제품들이기 때문에 B2B 디자인은 굉장히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개발팀의 제품 구현 능력(capability)이 프로젝트 성패의 가장 큰 요인이다.  아직도 1990년대에 제작된 UX 디자인 요소를 갖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고객보다 개발팀이 왕인것 같은 느낌이 들때가 많이 있다.  고객의 VOC를 직접 듣지 못하기 때문에 내 디자인이 현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알 길이 없지만, 한편으로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깔끔하게 시작할 수 있기때문에 부담이 적은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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