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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자의 썰 Dec 21. 2020

이민사회와 치과 2 - 광고

미국의 웬만한 도시에 가면 그 도시 어딘가 꼭 한인타운이 만들어져 있다.  그러면 반듯이 한인들을 위한 슈퍼마켓과 식당이 성업을 하고 있고, 그 입구엔  빠지지 않고 배치되어 있는 것이 물건이 있다.  그 도시에 사는 이민자들을 위한 동네 소식지 같은 주간지 한두 종류가 꼭 비치되어 있고, 샤핑을 마친 사람들은 누구든 한두 부씩 들고 가는 것을 잊지 않는다.  요즘은 다민족 (중국, 인도, 베트남 등등) 분들이 한인 슈퍼에 와서 샤핑을 하는 숫자가 많아지는 지라,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그 커뮤니티의 소식지들이 나란히 배열되어 있다. 어느 도시를 가던지 익숙한 풍경이다. 큰 도시에는 주간지 종류만 해도 다양한 모습이다. 그 동네 한인 슈퍼나 식당에서 가져온 지역 주간지를 보면 그 동네 분위기를 대충 알 수가 있다. (비단 미국뿐 아니라 어느 세계 이민사회에서도 비슷한 모습이다.) 


어느 도시에서 발행되던 한인들을 위한 그 주간지는 짜임새가 비슷하다.  거의 모든 소식은 한국의 뉴스가 대부분이고, 그 동네 한인 커뮤너티의 소식이 추가되어 있다.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실시간으로 한국 뉴스를 접하고 있어 아쉬울 것은 없지만, 여전히 그 지역 한인 뉴스를 알리고, 접하는 중요한 구실을 담당하고 있다. 그 주간지엔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뉴스보다 더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광고’이다.  그래서 가끔은 뉴스보다는 그 광고를 보기 위해 주간지를 가져오기도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인 비즈니스를 소개하는 광고가 그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는 부동산 광고와 또 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에 관계된 비즈니스가 주간지를 거의 독차지했다. 자고 일어나면 생기는 것이 부동산 비즈니스 일 때가 있었다. 그 부동산 버블이 붕괴된 후에는 정말 거짓말처럼 모든 부동산 광고가 사라졌다.  자연스레 비어진 지면을 메우기 위해 한국 연애가 뉴스가 부쩍 늘어나기도 했다. 늘 빠지지 않는 광고에는 이민교회, 변호사, 슈퍼마켓의 광고가 있다. 얼마 전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시중에서 사라져 구입이 불가능했지만, 중국에서 다량으로 구매한 마스크를 판매하는 광고가 끊이지 않았다. 언제나 변화가 있는 이 광고시장에 늘 빠지지 않고 부동의 일등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치과’ 광고이다. 미국 어느 도시 한인사회를 가더라도 치과, 부동산, 카이로 프랙틱 이 세 가지 비즈니스의 광고가 광고면의 메인을 만들고 있다.  


아마 누구든 미국 여행을 와서 한인 커뮤너티에서 나오는 주간지를 접 해분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나오는 질문일 것이다, “ 왜 이렇게 치과 광고가 많지? 미국에 한인 치과의사가 이렇게 많나? 치과의사 되기가 쉽나? “ 하는 질문을 할 것이다.  나름 내가 이해하는 답은 있다.  치과가 개인 비즈니스가 용의 해 개업이 쉽고, 오랜 시간 소문이 나기를 기다리는 것보단, 효과가 빠른  한인 커뮤너티에 단시간 내에 병원을 알리기가 용의 할 것이다. 미국 주류사회에 대한 두려움으로 상대적으로 언어가 편한 한인 커뮤너티 안에 머무르기를 우선으로 하기도 하고, 치아를 오복으로 생각할 만큼 타민족에 비해 치아에 대한 투자가 많아 한인 환자들을 타깃으로 정한 비즈니스 전력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도시에 사는 전체 한인 인구수에 비하면 한인 치과의 수는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 한인들이 모두 한인의사들만 찾는 것이 또 아니니, 한인 커뮤너티에 한국 치과 간판이 너무 많이 보인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론 가끔 그 주간지들을 보며 아쉬운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치과라는 업종이 경제활동을 하기 위한 비즈니스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꼭 우리가 이렇게 광고지면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나 하는 씁쓸함(?)이 있다.  넘치는 치과광고를 보며 개인의 소소한 희생과 꾸준한 훈련으로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 선생님의 이미지를 유지하고픈 내 나름의 소신이 좀 ‘꼰대’ 스러운 건가 한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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