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상주시 공검면으로 귀촌하는 두 청년의 하루
'귀촌 청년이라는 소재는 여러 사람들이 흥미로워 하며, 관심의 대상이 되곤한다.'
상주에서 터를 잡은 우리는 현재는 각각 무양동과 신봉동에 자리를 잡았지만 곧 상주시 공검면으로 터를 옮겨 귀촌을 할 예정이다. 요즘 귀농, 귀촌을 하는 인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귀농과 귀촌은 얼핏 들으면 같은 말 같지만 엄연히 다른 말이다. 귀농은 오는 목적이 농사에 있고, 귀촌은 주거 그 자체에 목적을 두고 오는 것이다. 우리가 바로 후자에 속한다. 대부분의 귀촌은 은퇴를 한 노년층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술이나 땅이 없기 때문에 귀농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농가주택을 짓고 농어촌민박업, 즉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우리가 공검면에 위치한 이 자리를 선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주변에 주택(민가)이 전혀 없고, 밭으로만 둘러쌓여 있다.
우리가 시골로 오면서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바로 텃세다. 행복한 꿈을 꾸며 시골로 온 사람들을 떠나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텃세를 부리는 마을주민이라는 기사를 여러매체를 통해 접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나마 여기는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없어 생활하며 생기는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우리는 굳게 믿고 싶다. 샛길따라 몇분만 걸어가면 아주 평화로운 낙동강의 어느 한 물줄기를 만날 수 있다. 조용하다. 휴식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할 만한 휴식을 제공해줄 수 있을 만한 공간이다. 저녁에 술한잔 기울이며 목소리 높이고 노래를 불러도 그 누구하나 찾아오지 않을 만한 그런 공간이다.
두 번째로 상주 시내와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 둘은 학교는 경기도에서 다녔고, 졸업 후에는 대전에서 작은 사업을 하며 지냈다. 물론 친가가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 시골 중의 시골이지만 나는 시골에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늘 속세의 맛을 동경한다. 이마트가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아마 대한민국 시골 중 가장 이마트가 가까운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상주는 땅이 정말 넓지만 한 곳에 집중되어 발전해왔기 때문에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정겨운 시골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이게 바로 경북 귀농귀촌인구유입 1등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세 번째로 상주는 사통팔달, 경북 교통의 요충지다.
말 그대로 상주는 사통팔달, 경북 교통의 요충지다. 경북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동서남북 어디로 가든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또 고속도로를 달리지 못하는 오토바이, 자전거(이하 바이커라고 칭함)들은 국토종주, 사대강종주를 할때 반드시 상주를 거쳐가게 되어있다. 우리는 상주에 머무르고자 하는 바이커들을 주 고객으로 운영해볼 생각이다. 바이커들이 그들의 애마들을 정비할 수 있는 정비공간도 갖추고자 한다. 숙박이 아니어도 잠시 머물러 차를 한잔 한다거나 라면을 끓여 먹는다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해볼 계획이다. 외국에는 biker's lodge 라는 개념이 꽤나 잘 자리잡은 듯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잘 못들어봤다. 물론 내가 바이커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 획득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오버나잇센세이션이 구상하는 게스트하우스 슬로건은 biker's lodge 가 될 예정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우리가 살아가기 좋은 이유들을 찾으며 살아갈 것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자연을 옆에 두고자 한다.
"아 참, 중요한 건 우리 공간이지,"
앞서 언급했듯이 집을 지으려고 한다. 지금 땅엔 농막과 비닐하우스 그리고 미꾸라지 양식장이 4동이 있다. 양식장 중 2곳은 흙을 절반 정도 메워 건축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아래는 흙은 메우는 과정이고, 건축허가가 떨어진다면 그 때부터 집을 짓기 시작할 것이다.
흙은 주변에 남은 흙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포크레인과 덤프트럭 3대를 이용하여 흙을 메웠다. 흙이 있는 곳에 포크레인이 1대, 우리 땅 메우는 곳에 포크레인은 총 2대다. 포크레인과 덤프 비용이 상당했다.
꼬박 하루를 하니 원하는 만큼 채울 수 있었다. 덤프트럭은 약 50회 정도 흙을 부었고, 포크레인은 정말 쉬지않고 흙을 메웠다. 나도 포크레인 자격증을 한번 따서 내가 원하는 작업들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내가 상주에 살리라고는 살면서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지금 나는 상주의 어느 한 공간에 앉아 글을 끄적이고 있다. 역시 사람일이란 쉽사리 단정지을 수 없음을 알아간다. "모름지기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다." 모든 과정을 기록하기는 어렵겠지만 집을 짓는 과정은 최대한 글로 남겨놓고자 한다. 그 이후에는 공간을 찾는 사람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담아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