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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와 떨어진 지 넉 달이 되어갈 무렵 도저히 맞서 싸울 수 없는 슬픔의 순간들이 그녀(*나타샤)에게 찾아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이 가여웠으며, 자신이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모든 시간을 누구를 위해서도 쓰지 못한 채 그처럼 헛되이 흘려보내는 것이 아쉬웠다."
ㅡ제2권 4부, 549쪽 :
(연진희 번역, 민음사,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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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기다리나 기다림이 길어지면 여인들은 상심과 조급증이 반복하면서 심지 없이 달랑거리는 꽃대궁처럼 되어간다. 자신감 없이 초췌해진 여심은 스스로를 부초와 다를 바 없다고 느낀다. 이마저도 크게 보아 대자연의 섭리로 수긍할 일인지 모르지만, (여성으로서 피하기 힘든, 사랑 하나에 집중해야 하는 일정 시기가 있음을 고려할 때 ) 너무도 가엾고 위태로운 시련이다.
오오, 피어나길
너무 고와
애닯은 낮과 밤이여
아름다운 꽃송이 그 떨어짐을 두고 읊은 동서고금의 수많은 문장들. 마치 사랑에 잠기고픈 그러나 그러지 못한 세월이 남겨둔 눈물 자욱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