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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아 Nov 06. 2020

앞으로의 마케터는 어떤 모습일까?

몇 년전 광고 플랫폼에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마케터라는 직업이 없어질 수 있다 또는 인공지능에 대체될 수 있다라는 내용의 해외 블로그를 본 적이 있다. 그 때만 해도 마치 곧 사람 담당자는 없어질 것 같은 느낌이였지만 다행히도(?) 아직까지 마케터라는 직업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거나 마케터나 어카운트 매니저의 손이 완전히 필요하지 않은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마케터라는 타이틀은 최근에는 브랜드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UA 담당자, 콘텐츠 마케터, 그로스 마케팅, CRM 마케팅, 데이터 드리븐 마케터 등으로 다양하게 세분화되고 있다.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산업과 회사의 성격에 따라 필요한 마케팅 업무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서 그런 것일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데이터는 마케팅을 어떻게 바꿔 놓았고, 데이터를 마케팅에 접목함으로써 앞으로의 마케터는 어떤 모습일지 살펴보도록 하자.



데이터는 마케팅을 어떻게 바꿔놓았나?


기존의 혹은 전통적인 마케팅이라고 하면 TV, 디스플레이 등 노출 위주의 광고 집행과 바이럴, SMS 광고 등이 대표적였다. 마케팅 캠페인의 성과는 개별 미디어 소스가 아닌 총 마케팅 비용 대비 총 매출로 계산되었고, 개별 미디어 소스의 기여도는 일반적인 매체의 클릭율을 가정해 ROI를 보고하는 방식이였다.


잘된 TV 광고는 브랜드 인지도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TV 광고 이후 총 매출 변화의 추이를 살펴보거나 브랜드 인지도 조사 정도를 할 수 있을 뿐, 사실 무엇이 매출에 어떻게 기여(attribute)했는지 알기 어렵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라 마케팅 마케팅 담당자로서도 캠페인이 성공적이든  혹은 실패적이든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 게임 마케팅을 시작했는데 아래 문구를 처음 봤을 때 격하게 공감했던 것 같다.


“Half the money I spend on advertising is wasted; the trouble is, I don’t know which half.”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모바일 앱 시장이 성장하면서 앱 인스톨 광고와 이들의 성과 측정을 지원하는 제 3자(서드파티) 트래킹 둘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 트래킹툴들은 인스톨 어트리뷰션에서 시작해 LTV 최적화, 리타깃팅 등 모바일 앱 시장의 니즈와 함께 발전해 나가면 마케팅을 수치화되고 측정 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측정의 흐름이 온라인으로도 옮겨간 것일까? 온라인 무료 측정툴인 구글 애널리틱스(GA) 역시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모바일 앱 시장의 성장과 함께 더 활성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기반 서비스들이 모바일 앱도 출시하면서 GA와 모바일 트래킹툴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서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모바일 앱 시장의 성장을 비롯해 온라인 시장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점차 커지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코로나로 더욱 가속되고 있다고 한다. 많은 비즈니스들이 온라인으로 옮겨오거나 온라인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또한 클라우드 환경이 보급되면서 이전에 볼 수 없던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저장되고 분석되기 쉬운 환경이 되고 있다. 


회사 규모와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단순히 GA(구글 애널리틱스)나 제3자 트래킹 툴을 이용하는 업체에서부터 내부 CRM 데이터를 구축하거나, 모든 채널의 통합 고객 데이터를 구축한 회사까지 과거 어느 때보다 마케팅은 측정가능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케터는 이제 TV 광고가 전체 혹은 각 마케팅 퍼널의 전환율과, 리텐션, 매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세부 내용을 조금 더 수치화할 수 있게 되었고, 사용자가 주로 어떤 채널에서 유입되어 주로 어디서 구매를 하는 지 마케팅 비용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사용자의 나이, 성별, 이용하는 단말, 접속시간 및 횟수, 구매 히스토리 등의 정보를 활용해 사용자에게 보다 보다 적합한 메시지를 보다 적합한 시간에 보낼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되었다. 


과거에는 총체적인 매출이나 사용자의 캠페인 참여 혹은 댓글을 통해 사용자의 의도를 읽고 다음 제품이나 마케팅을 기획했다면 이제 그러한 ‘감(Gut feelings)’에 데이터를 통한 관찰과 분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향후 자동화가 마케터의 역할을 상당부분 대신한다고 해도 그 타이틀이 머가 되든 캠페인의 결과를 해석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은 필요하지 않을까?

What does the marketer of the future look like? (The Drum)

https://www.thedrum.com/news/2020/04/02/what-does-the-marketer-the-future-look



데이터 사이언스에 마케팅을 접목한다는 것


제 3자 트래킹툴이나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를 마케팅 의사결정에 활용했다면 이러한 데이터를 마케팅에 필요한 사용자 모델링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최근 몇 년간 핫한 이슈가 되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는 통계학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결합된 새로운 방법론으로 특정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수집된 빅데이터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특정한 패턴으로 정리되고 그 패턴은 보통 수식으로 표현된다. 즉,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마케팅에 활용 가능한 예측 모델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 데이터 사이언스 in 광고 마케팅 (HS애드)

https://blog.hsad.co.kr/2599?category=648461


예를 들어 일정기간 동안 사용자의 방문기록, 사용한 검색어, 머무른 페이지 등의 이용 정보와 사용자의 나이, 성별, 구매 히스토리 등 백그라운드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사용자 개인의 패턴과 의도를 읽어 사용자가 다시 방문했을 때 가장 관심있어할 만한 제품을 제안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든 적이 없는가? 이런 상품 혹은 이런 제안을 나에게 한다면 금방이라도 살텐데… 개인마다 다른 제안을 알고리즘이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지난 번 사용자가 검색한 상품이나 이미 구매한 상품을 보여주는 것보다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모델링을 만들고 최적화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모델링을 만드는 것이 데이터 사이언스의 역할이라면 마케터는 고객과의 접점을 긴밀히 하고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모델링이 필요한지 기획하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도와 그 모델을 정교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마케터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의 협업 혹은 마케터의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이해에 대해서는 ‘세상을 읽는 새로운 언어 빅데이터’ 라는 책에서 '이탈리안 쿠킹 4주 과정'을 배우는 것에 빗대어 말한 내용'을 참고해 보자.


브랜드의 인지도를 쌓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 마케터 역시 고객 데이터를 캠페인 기획에 활용하거나 캠페인 집행 후에는 다시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양하고 세분화된 마케팅 타이틀은 수행해야하는 마케팅 목표와 데이터에 관여된 정도가 다를 뿐 데이터와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야 하는 것은 공통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마케팅 데이터 분석에 좀더 전문성을 가진 ‘마케팅 분석가’나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델링하는 ‘마케팅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까지 마케팅에 새로운 역할이 생겨나고 있다.


다음 번 글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터, 마케팅 분석가, 마케팅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직군을 비교해 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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