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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아 Apr 09. 2021

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

마케팅과 빅데이터를 키워드로 온라인 서점에서 마케팅 X 빅데이터 관련 책을 몇 가지 골라 보았다. 이런 책들은 주로 미국이나 일본 사람들이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빅데이터나 AI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내용과 관련된 책들이 좀 나오는 듯 하다.


첫 번째 읽은 책은 삼성전자, 홈플러스 CJ 등에서 일한 윤미정 상무가 쓴 '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이다. 제목 자체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에 충분하지만 내용이 딱딱해서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명확히 얻고자 하는 목표가 없으면 읽기 힘든 책이다.


마케팅 전략 혹은 기획 레벨에서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글로벌 업체들의 사례와 우리나라 현황 정도를 파악하길 원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고, 책을 읽으면서 실제 마케팅 태스크를 빅데이터로 해결하기 위해 어떤 솔루션을 사용하고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 지 구체적인 내용이 조금 아쉬웠다.


저자는 빅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고객경험을 혁신하기 위한 차원에서 전체적인 이야기를 접근하고 있는데, 책의 내용 전개 역시 고객경험의 중요성에서 시작해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경험을 혁신하는 사례를 주로 해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왜 고객경험이 중요한가?


스티브잡스는 애플이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꿈을 파는 회사라 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일반적인 기업들이 경쟁사를 앞지를 방법을 고민하지만 우리는 오직 고객에게 도움이 될 방법만 고민한다 했다. 모든 열렬한 팬을 가진 성공적인 브랜드의 공통점은 바로 고객을 비즈니스의 중심에 둔다는 점이다.

 


공급이 넘쳐나는 시대에 소비자는 언제나 자신의 니즈를 대체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찾을 수 있고, 그런 차원에서 회사는 고객의 소비를 단순 구매를 넘어 경험 소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한 번 해보고자 등록한 체육관에서 스스로 목표 설정을 해서 다닐 수도 있지만 강사님이 좀 더 내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좀 더 바라는 방향으로 코칭이 이뤄진다면? 혹은 시설이나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지만 체육관에 걸린 슬로건이나 분위기가 내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한다면? 사람마다 원하는 바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좀 더 체육관에 애착을 가지고 오래(~~) 다닐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충성도는 행동적인 충성도와 감정적인 충성도로 나눌 수 있는데 행동적인 충성도가 제품의 소비에서 나오는 효용, 즉 가격이나 품질, 기능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구매라면 감정적인 충성도는 한 발 더 나아가 고객이 해당 브랜드 소비를 통해 느끼는 감정적인 혜택이나 프라이드와 같은 감정적인 유대감을 말한다.


기업은 고객과 이러한 행동적,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서 고객들이 남긴 디지털 흔적이라 할 수 있는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기술은 데이터를 이해하고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다. 실제 어떤 고객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줄 것인지 고객관점에서 전략과 서비스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



왜 빅데이터는 고객경험의 무기가 되는가?


빅데이터는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에 따른 부산물이라 할 수 있지만, 그 부산물인 데이터가 메인 비즈니스보다 더 중요하기도 하고 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비즈니스의 운명이 달라지기도 한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마케터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정보는 기업 내부에 구조화된 데이터이다. 어떤 고객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구매했는지, 얼마나 자주 구매하는 지 알 수 있다. 고객이 상품에 남긴 평점은 고객이 해당 물건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말해줄 뿐만 아니라 다른 고객의 구매를 돕는 정보로 사용되기도 한다.

기업이 활용 가능한 데이터 (책의 내용 재구성)


하지만 기업의 구조화된 내부 데이터는 고객의 5W1H 가운데 Why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기업 내부의 비구조화된 데이터, 즉 명확한 필드명과 데이터 타입으로 정의되지 않았지만 고객의 검색 기록, 로그, 텍스트 후기와 같은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고객의 니즈에 좀 더 다가서고자 한다. 아마존은 무인 오프라인 매장 내에 카메라 센서와 사물 인터넷 센서 등을 설치함으로써 고객 동선과 행동을 보다 잘 파악하고자 했다.


기업 내부 데이터에 더해 외부의 포털 검색어와 연관 검색어, 소셜 미디어 데이터 혹은 다른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과 가격 등 데이터는 모두 고객의 관심사를 해석하고 고객의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정보들이다.


인구나 상권, 소득수준, 수출입, 날씨와 같은 공공 데이터 역시 고객의 관심사를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외부 데이터 소스다. 저자는 이러한 공공 데이터 가운데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내부 데이터와 연계 분석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호갱노노는 17개의 공공 데이터를 가공해 정보를 제공하며 돈을 버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빅데이터로 어떻게 고객경험을 혁신했는가?


이러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조사와 추천 알고리즘, 가격과 프로모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전략 등에 있어 글로벌 플랫폼들이 어떻게 고객경험을 혁신하고 있는 지를 말해준다. 


미국 유통회사 타깃이 가족도 눈치못챈 고등학생의 임신 사실을 알고 아기 용품과 관련된 쿠폰을 보낸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타깃은 베이비샤워에 이미 가입하여 출산 후 쇼핑을 한 고객들의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서 출산일을 기준으로 임신 40주 동안 그 이전 쇼핑과 비교해 어떻게 상품구매 패턴이 바뀌는 지 집중해서 데이터 분석 테스트를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임신을 판단할 수 있는 25개 제품을 구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어떤 쇼핑몰에 들어가든 추천상품이 뜨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에서 대부분이 사용하는 추천 시스템은 세 가지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우선 협업적 필터링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성에 기초하는 것으로 A와 B라는 사람 간에 공통적인 구매 항목이 있으면 A가 구매한 상품을 B도 구매할 개연성이 높다고 보는 구조이다.


내용 기반 필터링은 특정 상품의 속성을 기준으로 관계를 재구성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A가 액션, 스릴러물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이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필터링은 이 두 가지 방법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것인데, 아마존 추천 알고리즘의 핵심은 바로 이 두 가지 방법을 기본으로 고객에게 추천하기 위한 상품을 찾아내기 위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체 알고리즘을 만들고 개선시켜 나가고 있는 지 잘 모르겠지만 저자에 따르면 전문 솔루션 업체의 등장으로 자체 알고리즘이 아니여도 솔루션 도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구매이력과 해당 제품을 구매한 다른 고객이 구매한 상품을 중심으로 추천이 이뤄지고 있다. 


포털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브랜드를 리브랜딩한 베노플러스 겔의 사례가 흥미로웠다. 베노플러스 겔은 원래 부기완화와 멍들거나 타박상, 벌레물린 데 효과있는 제품으로 허가받았다. 각각의 효능에 대해 빅데이터를 검색해 보니 부종이나 타박상, 벌레물린 것과 관련해서는 고객에게 각인된 명확한 브랜드가 있었다. 그런데 멍의 키워드 검색결과 특별히 각인된 브랜드가 없다는 것을 소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견했다. 새롭게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기존 브랜드를 리브랜딩할 때 고객의 드러나지 않은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소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참고할 만한 사례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모든 데이터와 기술이 완벽하게 갖춰진 회사는 없으므로 계획- 실행- 피드백이라는 루틴을 반복하며 작은 성공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조직내 컨센서스와 경험을 쌓아가며 큰 성공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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