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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아 Dec 20. 2017

가장 좋은 마케팅은 제품과 열성적인 유저이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하면 떠오르는 것이 최근 몇 년 동안의 대형화, 고착화였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심화되다 보니 새로운 변화도 생기는 걸까? 대형 개발사에서 내놓은 RPG도 아니고 한국형 RPG도 아니고 이렇다할 만한 마케팅도 하지 않은 게임이 각각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5위와 11위에 올라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유저들의 니즈가 다양화되었다거나, 대규모 마케팅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성급한 지 모르겠지만 장르도 생소한 중국산 애니메이션 RPG는 대규모 마케팅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한국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현재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앱들 가운데 연예인 모델을 쓰거나 TV 광고와 같은 몇 십억 혹은 몇 백억 대 광고를 하지 않은 건 소녀전선과 붕괴 3rd 뿐 일 것이다. 

이미지소스: 구글 플레이 (2017년 12월 11일)



소녀전선과 붕괴 3rd는 각각 미카팀과 미호요라는 중국 개발팀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두 게임 모두 출시 1주일 만에 최고매출 순위 3, 4위에 올랐다. 특히, 소녀전선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약 6개월 동안 꾸준히 10위권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지 소스: 앱애니, 소녀전선 최고매출 순위


출시 직후 다운로드 순위가 급상승한 것을 보면 리워드 부스팅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소녀전선의 사전예약도 공식 발표로는 20만명 정도라고 하는데 매번 100만명, 200만 명을 넘기는 대형 게임들의 사전예약 수와 비교하면 소박한 정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출시 직후 최고매출 10위권 안팎을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이렇다할 만한 홍보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하거나 브랜드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네이버나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들은 모두 유저들이 게임 내 화면이나 스토리텔링 장면들을 캡처해서 만든 것들이 대부분이다. 

리워드 광고와 피처드 외에 퍼블리싱 회사인 X.D. 글로벌에서 하고 마케팅 활동은 주로 웹사이트, 네이버 카페, PR과 같은 오가닉 채널 뿐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이버 카페에는 유저들이 올린 팬픽(Fan fiction)이나 팬아트(Fan art)가 몇 천개 이상 올라와 있다. 

이미지 소스: 소녀전선 네이버 카페


이쯤되면 이 게임의 인기를 유지시켜주는 것은 마케팅과 같은 외부 요소보다 게임 자체와 거기에 열광하는 팬들이라 할 수 있다. 소녀전선은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아이템 과금이 캐릭터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착한 과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전에도 별다른 마케팅 없이 최고 매출 20위 권에 진입한 게임들이 가끔 있었지만 아쉽게 오래가지 못했다. 


소녀전선은 대규모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한국시장의 고정 관념을 깨고 타깃층에 어필할 수 있다면 적절한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반대로 대형 개발사의 게임으로 매스 마케팅을 해도 몇 달 안에 순위에서 사라지는 게임도 많다. 출시 전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유지하는 제품 자체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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