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맞이한 공원 성수기의 시작은 순조로운듯 했다.
1년전엔 엄두도 못 냈던 10피트 짜리 텐트를 혼자서 번쩍 들어 올렸다.
강해진 체력과 몸에 벤 테크닉이었다.
나보다 체구가 훨씬 큰 남자 직원들이 우물쭈물 하며 각재는 사이
물건을 척척 들어올리면, 그들은 괜히 민망해 했다.
자극을 받았는지 이곳 저곳 더 할일 찾아 움직이기도 했다.
해가 점점 길어지며 우리는 공원 오퍼레이션에 녹아들었다.
작년엔 그저 고되기만 했던 공원 노동이 어느순간 재미로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그 재미와 순조로움은 빠르게 증발해 버렸다.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공원에 덜 찾는듯 했지만,
관광객은 늘어났고 방문객은 여전히 최소 육만명.
일의 양은 줄지 않았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니 결근을 하는 직원들이 하나 둘 속출하기 시작했다.
4명이 관리해야할 구역에 한 두 사람만 나와있는 날들이 시작 되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노동을 해보면, 결근자들을 마냥 탓할 수만은 없었다.
아침 2시간 내내 가득찬 쓰레기통을 비우고,
15키로 쯤 되는 송풍기를 짊어지고 1시간 가랑 산책로 정리
야외용 테이블과 의자 세팅,
잠깐 숨을 돌리려 하면 런치 인파가 몰려들어오고,
쓰레기더미가 실시간으로 콸콸 채워졌다.
쓰레기 봉투를 끌어 올리다보면 바닥에 고인 커피나 음료가 새어나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은 티셔츠를 다시 적셨다.
오퍼레이션 전쟁터 같았다.
점점 강해져가는 더위,
끊임없이 쌓이는 쓰레기, 게다가 여름 콘서트 시리즈 까지.
직원들이 돌아가며 결근을 하자,
힘들어도 나오는 근면 성실한 사람만 두배, 세배의 일을 떠안는 구조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명이라도 결근을 해서 남은 이들에게 과도한 업무량이 분산되면
난 7시에 해야하는 오전 인스펙션을 제쳐두고 일단 공원 쓰레기 치우는 것을 주저 않고 돌았다.
종일 공원 일에 오피스 업무까지 처리하고 집에오면 아무것도 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주말에 3일을 쉬었지만 노동하며 쌓인 천근만근의 피로,
고단함과 정신적 부담에서 벗어나는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주말이 되면 시티에 나가서 하고싶은 것도 많았다.
하지만 지친 몸으로 외출을 감행하는것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
삶의 충만함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내 자신을 점점 잃은채 어디론가 끌려다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