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했다고 꼭 패배자가 된 건 아니지.
저 때는 첫 직장에서 아주 많이 망하고 심신이 진짜 피폐했을 때라서
덜컥 합격이 되고도 기뻐하지 못했다.
내가 다시 남의 돈을 받고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싶었다.
근데 오히려 바로 새 직장을 다니니까 전 직장이 얼마나 별로였는지 알게 됐다.
모든 것이 내 탓은 아니었겠구나. 나도 사람 한 명 몫을 할 수 있구나!!
그렇게 새로운 곳에 적응하면서 자신감을 되찾고 지금처럼 뻔뻔한 성격이 되었다.
너무 힘들면 한계인 것도 모르게 된다. 그냥 다 내 탓이라고 느껴지는 것도 안다.
근데 회사 때문에 아침에 머리 감다 울고, 티비보다 울고, 버스에서 울고, 엄마 보고 울고,
누가 괜찮냐고 안부만 물어도 눈물이 안 멈춘다면 그만둬도 괜찮은 거다.
힘들면 무조건 때려치우라는 게 아니라 지금 다니는 곳이 전부는 아니라는 의미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러고는 못 살겠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매일 직장 문제로 안 좋은 뉴스들이 너무 많아서 진짜 너무, 너무 안타까운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