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Karrot)은 왜 '마켓'을 지웠을까?

당근(Karrot)이 단순한 중고거래 앱이 아닌 이유

by 박민철

오늘은 '중고거래 앱'으로 시작해 어느새 2,000만 명이 매일 여는 동네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당근(Karrot)'이 어떤 마케팅 전략으로 성장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중고거래 앱인 줄 알았는데?" - 당근(Karrot)이 특별한 이유

당근 어플 ⓒ당근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옆집에서 소파 판다는 글 봤는데, 나 딱 필요했는데!"
"우리 동네에 새로 생긴 카페, 당근에서 먼저 알았어."
"중고로 팔려고 올렸더니 10분 만에 동네 이웃이 가져갔어."

이제 당근(Karrot)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앱이 아닙니다.


당근(Karrot)은 GPS 기반으로 반경 6km 이내의 이웃만 연결하는 '하이퍼로컬(Hyperlocal)' 플랫폼입니다.


가입자 4,000만 명 이상, 월 활성 이용자(MAU) 2,000만 명에 달하며, 사용자가 하루 평균 당근(Karrot)에 머무는 시간은 무려 20분이 넘습니다.


하이퍼로컬(Hyperlocal)이란?

'초(超) 지역'을 뜻하는 마케팅 개념으로, 특정 동네나 지역을 기반으로 콘텐츠·서비스·광고를 제공하는 전략입니다. 전국 단위 광고보다 타깃이 정밀하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나와 직접 관련 있는 정보'를 받는다는 느낌이 강하죠.


눈에 띄는 건 숫자만이 아닙니다. 2024년 당근(Karrot)의 매출은 1,891억 원, 영업이익은 3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8%, 무려 3.8배나 성장했습니다.


인건비와 광고비가 30% 넘게 늘었는데도 이익이 더 크게 뛴 거예요. 이쯤 되면 물어봐야겠죠.


당근(Karrot),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요?




"우리 동네 앱이 이렇게 강력해?" - 당근(Karrot)의 매력 포인트

당근 거래 ⓒ당근

당근(Karrot)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신뢰'입니다.


당근(Karrot)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동네 인증을 거쳐야 합니다. 실제 내가 사는 동네가 아니면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죠. 이 단순한 장치 하나가 플랫폼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놓습니다. 사용자의 90% 이상이 위치 인증 기반의 실제 지역 주민이며, 사용자의 70%가 '동네 업체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로컬 비즈니스에게 황금 같은 기회입니다.


또 하나의 매력은 커뮤니티의 힘입니다. 당근(Karrot)은 중고거래에서 멈추지 않았어요. 2021년 '같이해요' 서비스를 통해 동네 산책 모임, 맛집 탐방, 스터디 그룹이 생겨났고, 이후엔 '모임' 서비스를 별도로 론칭하며 이웃 간 연결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2023년 기준 당근(Karrot)에서 일어난 '이웃 간 연결'은 연간 1억 6,400만 건, '무료 나눔'은 1,00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관계를 파는 플랫폼이 된 거죠.




"'마켓'을 지운 이유" - 당근(Karrot)의 마케팅 전략

당근 로고 ⓒ당근

가장 눈에 띄는 당근(Karrot)의 마케팅 결정은 바로 브랜드 이름 변경입니다.

'당근마켓'에서 '당근'으로. 이름에서 '마켓'을 지웠습니다.


단순한 리브랜딩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건 방향 선언이었어요. "우리는 더 이상 중고거래 앱이 아니다. 동네 생활 커뮤니티다." 중고거래 수수료 대신 하이퍼로컬 광고를 핵심 수익 모델로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이퍼로컬 광고란?

특정 지역 반경 내 사용자에게만 노출되는 광고 방식입니다. 당근(Karrot)의 경우 반경 300m~6km 내 소비자에게만 광고가 노출되기 때문에, 동네 카페나 미용실 같은 소상공인에게 전환율이 매우 높은 광고 수단이 됩니다. 현재 당근(Karrot)의 비즈프로필 수는 85만 개를 넘어섰으며, 광고를 보는 누적 이용자 수는 2,500만 명에 달합니다.


그리고 기억나시나요? "당근이세요?" 캠페인. 동네에서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나누는 그 인사를 광고로 만든 거예요. 브랜드를 일상 언어로 녹여낸 이 캠페인은 당근(Karrot)의 인지도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렸습니다.

당근이세요? ⓒ당근

전략은 숫자로도 증명됩니다. MAU는 그대로지만, DAU(일간 활성 사용자)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꾸준히 증가했고, 광고 수익과 직결되는 사용 시간은 2023년 12.7%, 2024년 13.2%씩 성장했습니다. 사람 수가 아니라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전략이 제대로 통하고 있는 거죠.




"동네를 넘어, 세계로!" - 앞으로 당근(Karrot)이 펼쳐야 할 마케팅 전략


당근(Karrot)은 현재 국내 생활 플랫폼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지만,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인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1. 소상공인을 팬덤으로 만들어라!

당근 소상공인 ⓒ당근

당근(Karrot)의 광고 수익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 구조가 지속 가능하려면 광고주인 소상공인들이 '당근 없이는 못 산다'는 수준의 팬이 되어야 해요.


Bain & Company의 연구에 따르면, 고객 유지율이 5%만 높아져도 기업 수익은 최대 95%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즉, 광고주를 한 번 유치하는 것보다 기존 소상공인 광고주가 계속 쓰고 싶게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거죠.


지금도 동네 카페나 미용실의 성공 사례를 스토리텔링으로 공유하고 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당근으로 성장한 사장님' 공식 콘텐츠 시리즈를 정기 발행하면, 소상공인들이 자발적으로 당근(Karrot)을 홍보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요. 광고주가 곧 홍보대사가 되는 선순환이죠.


2. '모임'을 킬러 서비스로 키워라!

당근 모임 ⓒ당근

당근(Karrot)의 '모임' 서비스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야말로 당근(Karrot)이 단순 거래 앱에서 완전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는 핵심 무기예요.


미국의 Nextdoor는 이웃 기반 커뮤니티 SNS로, 현재 미국 전체 가구의 약 1/3이 사용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동네 분실물 찾기, 지역 추천, 안전 정보 공유 등 생활 밀착형 콘텐츠를 앞세운 전략이 주효했죠.


Nextdoor란?

실제 거주지를 인증한 이웃끼리만 소통하는 미국의 하이퍼로컬 SNS입니다. 2008년 창업 후 미국 전역의 동네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는 11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당근(Karrot)과 유사한 '실거주지 인증' 모델을 채택한 대표적인 글로벌 사례입니다.


당근(Karrot)도 '모임'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강화한다면, 단순 거래를 넘어 '동네 사람들의 SNS' 포지션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 들어왔다가, 이웃을 만나기 위해 매일 여는 앱이 되는 거죠.


3.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하라!

당근 ⓒ당근

당근(Karrot)은 이미 캐나다에서 누적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하며 글로벌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구글플레이 전체 인기차트, 애플 앱스토어 소셜네트워킹 부문에서 각각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제치기도 했어요.


Harvard Business Review(HBR)에 따르면, 새로운 고객 확보에 드는 비용은 기존 고객 유지 비용의 5~25배에 달합니다.


다시 말해 지금 당근(Karrot)이 캐나다에서 확보한 200만 사용자 기반은, 앞으로 수익화 단계에서 엄청난 자산이 된다는 의미예요.


국내 사업이 완전히 흑자 전환된 지금이 글로벌 확장의 골든타임입니다. 국내에서 통한 하이퍼로컬 광고 모델을 캐나다, 일본, 미국에서도 수익화에 성공한다면, 당근(Karrot)은 진정한 글로벌 로컬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동네에서 세계로" - 당근(Karrot)

당근 거래 ⓒ당근

당근(Karrot)은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물건을 팔고 사는 앱이 아니라, 동네 생활의 습관 자체가 됐죠.


'마켓'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커뮤니티를 키우고, 소상공인을 파트너로 삼은 당근(Karrot)의 전략은 지금 제대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매출 1,891억, 영업이익 3.8배 성장이라는 숫자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어요.

당근 ⓒ당근
이제 남은 과제는 세 가지입니다.


소상공인을 팬으로 만들고, '모임'으로 진짜 커뮤니티를 완성하고, 캐나다에서 증명한 글로벌 가능성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


이 세 가지가 맞물리는 순간, 당근(Karrot)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동네 사람들의 앱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당근이세요?"라는 질문이 언젠가 전 세계에서 들릴 날을 기대해 봅니다.




오늘은 동네 생활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Karrot)'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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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도 흥미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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