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참 많이도 변했네요

주제 랜덤, 분량 랜덤, 재미 랜덤. 시집을 못 가서 쓰는 랜덤 시집

by 박나비

당신,

참 많이도 변했네요

예전의 당신이 나는 그립습니다


당신,

참 많이도 변했지만

당신을 버릴 수 없어 나는 더 슬픕니다


이미,

온전히 당신에게 익숙해져 버렸기에

이제와 당신을 버린다는 건

여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나는,

오늘도 변한 당신을 바라보며

예전의 당신을 떠올려봅니다

담백하고 솔직하고 호방했던

예전의 당신을 떠올려봅니다


그땐,

정직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내 두 발이 당신에게 다가간 만큼

당신은 내게 기쁨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땐,

순수한 노력을 온전한 기쁨으로

온전한 기쁨을 유용한 가치로

그렇게 당신은 내 노력을 가치 있는 것으로

기꺼이 치환해 주었습니다


이젠,

내가 알던 당신은 더 이상 없습니다

갖은 선물들로

변해버린 민낯을 감춰보려하지만

이름도 낯선 이 선물들은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도 나는 알지 못합니다

어디에 어떻게 쓰고 싶은 마음도 나는 없습니다


그저,

당신이 주시기에

차곡차곡 한켠에 쌓아둔 채

이대로 켜켜이 먼지만 쌓여갑니다


당신,

참 많이도 변했네요

예전의 당신이 나는 그립습니다


- 그러니 제발,

내 토스 만보기 원래대로 돌려줘요!



* 토스 만보기가 변했습니다.

17개를 모으면 하루 동안 리워드가 두 배로 늘어난다는 쌍둥이 버섯,

13개를 모으면 하루 동안 포인트 지점이 하나 더 생긴다는 비밀의 샘물,

20개를 모으면 그날의 걸음 수가 30% 늘어난다는 전설의 산삼...


효과는 차치하더라도 중복해서 쓸 수도 없는 실망스러운 아이템 사용 방식과 미션장소를 찾아다니며 누리던 수확의 알찬 기쁨을 상실한 데 대한 글쓴이의 분노가 잘 드러나 보입니다.


버섯도, 샘물도, 산삼도 다 필요 없으니

원래의 토스 만보기로 돌아와 주길 바라며

그럼 이만.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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