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하지 못한 말

주제 랜덤, 분량 랜덤, 재미 랜덤. 시집을 못 가서 쓰는 랜덤 시집

by 박나비

마침내,

그녀가 다가온다

세 걸음 두 걸음 한 걸음

아무 말 못 하고 그저 고개만 숙인다


사라락,

쓰다듬는 손길

한 번 두 번 세 번

차마 피하지 못하고 질끈 눈을 감는다


무언가,

속삭이는 입술

동그랗게 오므렸다 얇게 다물었다

아무 말 못 하고 연신 고개만 끄덕인다


기필코,

다짐했던 그 말

어젯밤 수 없이 되뇌었던

그래서 더욱 완벽하게 정제된 그 한 문장


하지만,

무표정의 그녀 앞에

처참히 무너진 어젯밤의 다짐

입안에서만 맴돌며 끝내하지 못한 그 말


마침내,

그녀가 멀어진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아무 말 못 하고 그저 고개만 숙인다


언젠가,

호수 같이 잔잔한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하리라


- 뒷머리는 다듬어만 주시고, 옆머리는 바짝 치지 말고 조금만 잘라주세요…



*

역시,

이번에도 입 한 번 떼지 못하고 어색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조용히 나옵니다.


결국,

애써 기른 뒷머리를 시원하게 날려 먹고, 잘라주는 대로 잘리고 나온 글쓴이의 허탈함과 공허함이 잘 드러나 보입니다.


때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도 않고,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랄 때가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도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 속을 알아주지 못합니다.


우리모두,

항상 표현하고

항상 귀 기울여 들어주는

그런 매력적인 사람이 되길 바라며

그럼 이만.

(미용실에서 요구사항도 하나 제대로 말 못 하면서...)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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