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기획자 지망생들에게
가끔씩 <작가에게 제안하기>를 통해 이메일이 옵니다. 유명한 소셜 플랫폼에서 집필 요청이 오기도 했고, 온라인 강의 요청이 오기도 했는데 우선 본 직업이 있는데다 게으름까지 동반되어 사실상 그간 브런치도 소홀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작가에게 제안하기>를 통해 질문을 주셔서 이메일로 답변을 드렸으나 휴면 계정인지 회신이 되지 않아 이 곳에 작성해 봅니다. 또한 그간의 댓글을 통해 문의 주셨던 분들도 있어 아래 내용은 QnA 처럼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1. 최근 설계에서는 3가지 색상을 이하로 사용하라는 글을 읽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화면설계에서 지키면 좋을 가이드일까요? 너무나 궁금해서 이렇게 문의드려요..(또르르)
A1.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정답은 없다'입니다. 요즘 화면 설계의 트렌드일 수도 있겠네요.
그냥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해를 거듭하며 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설계를 하게 되면서 점점 컬러를 넣게 되었습니다. 특히 게임 오피셜 사이트 기획시 보다 더 그럴 듯 하게 진짜 게임 웹사이트처럼 보이고 싶어서 말이지요. 그런다고 웹디자이너가 제가 사용한 컬러로 디자인을 하진 않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더 지나면서는 '오히려 내가 이렇게 컬러를 다양하게 넣는게 디자이너에게는 크리에이티브적인 부분에 방해 요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디자인 전공 출신의 기획자들이(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최대한 컬러를 배제한 채 설계를 하더군요. 기본이 되는 블랙도 완전 블랙이 아닌 선명한 그레이 톤으로 통일하고, 강조해야 할 부분에서만 파랑과 빨강을 사용하는데 전반적으로 기획서가 훨씬 깔끔해 보이면서 가독성도 좋아보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저도 기본 레이아웃이 되는 부분(서비스의 아이덴터티가 되는 부분으로 예를 들면 네이버는 초록, 네이트는 빨강, 카카오는 노랑)만 해당 컬러로 표시하고, 대부분 블랙 톤으로 기획서를 작성합니다.
그러면서 확인, 취소 버튼 같은 경우는 구분이 필요하기에 확인은 아이덴터티 컬러를, 취소는 그레이 또는 화이트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아주 특별히 강조해야 되는 텍스트(예를 들면, 비밀번호 규칙에 어긋난 경우 자동으로 생성되는 문구인 '입력하신 비밀번호가 잘못되었습니다' 같은)에는 빨강으로 표기를 하는데 이는 디자인 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눈에 띄어야 하는 텍스트니까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설계할 때의 컬러는 기획자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통일성 없는 컬러(앞에는 확인 버튼을 초록으로 했다가 뒤에는 빨강으로 한다던지)나 불필요해 보일 정도로 지나치게 많은 컬러, 아이덴터티와 맞지 않는 컬러는 지양하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그리고 서비스 기획자는 UI/UX적인 부분이 기본이자 핵심이기 때문에 컬러는 그닥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Q2. 안녕하세요. 글 정말 잘봤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서비스기획자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입니다. 졸업작품으로 앱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관심을 갖게되었는데 서비스기획자가 되려면 어떤걸 준비해야하는지 명확하게 감이 잡히지 않아서 조언을 구하고싶습니다..ㅠㅠ..조언을 구할 사람이 없어서 너무 막막한 심정이에요. 서비스기획 직무가 많지도 않고 대부분 개발을 할 줄 아는 경력자를 선호한다고 알고있는데, 개발은 잘하지 못합니다ㅠ 어떤걸 우선적으로 준비하는게 가장 좋을까요..?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인데 많이 늦은걸까요..? 혹시 가능하시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A2. 안녕하세요. 이제 사회 초년생으로 서비스 기획자 업종에 신입으로 입사 계획이시라면 사실상 아무 것도 몰라도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신입에게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가르치며 키워야 하는 존재로 대부분 인식을 합니다. 대신, 저의 글을 좀 더 읽었다면 아실텐데 1년차 때는 '이런 일 하러 이 곳에 입사했나...' 싶을 정도의 업무(허드렛일)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불어 제가 작성했듯 그런 업무부터 시작하여 운영 업무를 하고 그러면서 옆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기에 서비스 기획 업무까지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미용실에서도 머리를 해주는 스타일리스트가 있고, 그 업무를 보조해 주는(주로 머리를 감겨주거나 드라이를 해주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처음부터 스타일리스트가 되진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일하고, 스타일리스트의 업무를 지켜보며 스스로 공부(연습)했을 때 마침내 스타일리스트가 되는 것처럼 이 곳도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요즘 드라마 '하이에나'로 예를 들면, 정금자(김혜수 역) 변호사가 송&김 법률사무소에 스카웃되어 들어갔는데 1년차 변호사를 붙여 줍니다. 그녀는 그에게 뭘 잘 하냐고 묻자, 1년차라 하길래 재차 그간 무슨 일을 했냐고 또 묻는데 '회의록 정리'를 했다는 답변을 받습니다. 즉, 실제 존재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김&장 법률사무소에 입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1년차의 역할은 회의록 정리입니다. 이렇듯 서비스 기획자의 1년차 업무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래 글을 통해 확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parkparky/6
그러니 너무 걱정 염려 하지 마시고, 신입으로 입사하게 되었을 때 하루하루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임하다 보면 언젠가 또다른 후배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선배가 돼있을 것입니다.
준비 및 면접 대비 차원에서 '내가 얼마나 IT 서비스 기획자의 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지 보여주고 싶다면 IT 관련 트렌드, UI/UX 진화 과정과 관련된 글들을 틈틈이 서치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몇 가지 URL 공유 드립니다.
IT업계 뉴스: https://techneedle.com/
스타트업 뉴스 https://www.besuccess.com/
모바일 UI 패턴: https://pttrns.com/?scid=17
IT트랜드 뉴스 http://trendinsight.biz/
화이팅 하세요!
Q3.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현재 무료 QA/ 버그 리포팅 툴을 서비스하고 있는 스타트업 Effi 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혹시 저희 Effi 툴을 사용해보시고 피드백이나 코멘트를 주실 수 있으실까요? 시간 내어 댓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비스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effi.app
A3. 사실 오래 전에 올라온 댓글인데 제대로 답변을 드리지 못 했습니다. 미국 LA에 있는 한국계 스타트업 회사에서 만든 QA Tool로 보입니다. 보통 개발이 완료된 이후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정말 엄청난 테스트와 디버깅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때 가장 많은 야근을 하게 됩니다.(오픈일은 정해져 있고, 시간은 없으므로) 테스트를 하다가 버그 발견시 주로 엑셀을 이용하여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을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명의 동시다발적인 테스트가 이루어지다 보니 누군가 취합을 하고, 중복은 걸러내고, 디버깅에 대한 회신이 오면 다시 각 담당자들의 확인을 받는 등의 노가다성 업무가 필요했습다. 그러다 협업 툴의 등장으로 좀 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효율성은 가져왔으나 서비스가 주로 App.으로 런칭되다 보니 테스트 환경에 대한 불편함이 컸고, 이로 인해 더 많은 리소스 투입이 필요했습니다. iOS, 안드로이드(제조사, OS 버전, 화면 사이즈 등이 천차만별) 테스트에 필요한 디바이스 구입 비용도 들게 되구요. 그런 면에서 위의 QA & 버그 리포팅 툴이 App. QA에 매우 최적화 되어 있어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이 QA Tool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학습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해 보입니다. 많은 디테일한 기능들을 제공하고자(편의성을 위해) 기획되었으나 그러다 보니 심플한 UX는 아닌 것처럼 보이거든요. 아주 성실하고, 꼼꼼하고 책임감 있는 그러나 연차는 아주 많지 않은 한국 사람이 기획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서비스 특징을 보여주는 캡처 이미지들도 좀 더 크게 해서 얼마나 편리하고도 유용한 Tool인지 나타내주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어디까지나 사견으로 말씀드립니다.
2년 좀 넘게(실질적으로 작성된 글은 얼마 되지 않으나) 브런치를 운영하다 보니 정말 수많은 분들의 구독, 좋아요 그리고 댓글을 받았습니다. 본 업무에 쫓겨 주기적인 글쓰기도, 답변도 제대로 못 드렸지만 이따금씩 울리는 구독 알람을 보면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아래는 그간의 댓글을 추려봤으며, 저는 여러분들의 댓글에 힘입어 오늘도 이 글을 업로드하는 것입니다.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간결하고 쉽게 쓰여진 글이라서 저에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
유용한 정보에 감탄하며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현재 저에게 큰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서비스 기획자로 일한지 2년이 되었는데 현업에 치이다보니 말씀하신 서비스 기획자가 수행해야 하는 업무 중 일부를 진행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기획자의 업무 범위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던 시점이라 다른 글도 열심히 읽어볼게요~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 감사합니다.
기획자로 구직활동중인 학생입니다.:) 실제경험이 부족한 제 관점에서 보더라도 현황분석과 동기부여의 강조는 기획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정말 인상깊은 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UX/UI 디자이너이지만, 내용이 흥미로워서 정독했네요^^ 기획자와 협업할 때 참고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유용한 글 감사합니다.
제가 아직 실무 경험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이라, 읽으면서 궁금한 점이 있어 질문드립니다. 화면설계서1,2,3편에 있는 대부분의 내용을 학교에서 배웠기 때문에 저는 그것들이 디자이너의 역할 혹은 기획자와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실무에서는 주로 어떻게 역할이 분담되어있는지 궁금합니다 :)
항상 글 잘 보고있어요! 아직 쪼무래기 기획자라 배울것이 너무 많네요ㅜㅜ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간결하고 쉽게 쓰여진 글이라서 저에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
Q4. 정말 잘 읽었습니다. 서비스 기획 파트의 주니어로서 항상 마음이 무거웠던 게 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니 다행입니다 ㅠㅠ 다같은 고민이군요.
A4. 주니어 = 청춘을 의미하지요. 청춘이기에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열정적으로 도전하십시오. 뿌듯함과 보람으로 그 결과가 돌아올 것입니다. ^^
P.S 항상 건강 위해 조심하세요. 저는 이 시기가 역사에 남을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