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시골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글을 쓸 수 있는 나이는 언제일까? 누구를 위해 쓰는 글일까? 를 밤새 고민하였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글쓰기를 시작한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울음소리부터 시작하여 죽을 때까지 말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세네 살이 되면 제법 발음도 정확해지고 궁금한 것도 많아진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깊이도 깊어져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른이라는 세월을 먹게 되고…. 그런데 글은 언제부터 쓰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떼고 영어도 알파벳 정도는 알고 입학하여 선생님이 칠판에 쓰시는 것을 받아 적고를 적게는 12년 많게는 20년 가까운 세월을 받아 쓰기 하며 공부를 하고 다시 직장을 구해 들어가면 여기서도 받아 쓰고 있다. 시간이 지나 자기 생각을 정리한 보고서가 나오고 상사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잘 못썼다며 잔소리 듣고 다시 쓰기를 반복하고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잔소리하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다.
이렇듯 태어나 울음으로 시작하여 눈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수많은 말을 하고 초등학교 입학부터 평생을 글을 쓰고 읽고 하지만 자기 자신을 위한 글은 과연 언제 시작할지를 고민해 본 적이 없다. 우연한 기회에 접한 늦은 나이의 글쓰기, 과연 자기만의 글을 쓰는 나이는 따로 있는 것인가? 요즘 많은 분들이 젊은 나이에 문단에 오르는 분들이 많다, 나이 드신 분들이 문단에 오르는 분은 드물다. 어찌 보면 시간이라는 것이 자신감마저 빼앗아 가는 것 같다. 하지만 자기만의 글, 자기의 글을 쓰는 나이는 글을 쓰고 싶을 때, 그것을 느꼈을 때,라고 생각된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많은 문자와 접하며 살아간다. 특히나 요즘은 인터넷을 비롯하여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문자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은 남이 써준 글일 뿐이고 그저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며 습관처럼 읽을 때가 많다. 올바로 읽기가 어려운 것도 너무 범람하는 문자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송숙희 작가의 “당신의 책을 가져라”에서 처럼 자기 인생에서 단 한 권의 책이라도 만들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비록 책다운 책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자기 자신을 향한 글쓰기로 자기 인생을 써 내려가는 맛도 있을 것이다.
늦은 나이에 수능을 치르시는 어르신, 늦은 나이에 영어 공부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영어 연수를 떠나시는 퇴직을 앞두었던 어르신, 늦은 나이에 시작한 운동으로 보디빌딩 선수가 된 어르신, 말(馬) 없는 마차 사업에 뛰어든 핸리 포드는 ‘스무 살 이건 여든 살이건 배우기를 멈추는 사람은 늙은 사람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속의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한 것처럼 글을 쓰기 시작하는 나이는 내가 그것을 느꼈을 때, 그것을 시작하는 것이 바로 글을 쓸 수 있는 나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