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강박에서 벗어나기
-서은국의 행복의 기원 책리뷰
'인간은 100% 동물이다.
'라는 목록의 대문글에 나는 1퍼센트의 의구심도 없이 이 책을 무척이나 신나게 읽어내려 갈 것임을 직감했다.
내가 늘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시작할 때 자주 쓰는 단어였기에 이 교수의 중심의 생각과 내가 무척이나 격하게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책뚜껑을 열었다.
서문글에서
'꿀벌은 꿀을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도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벌도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이 자연 법칙의 유일한 주제는 생존이다.
꿀과 행복, 그 자체가 존재의 목적이 아니라
둘 다 생존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간단히 말해,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다. '
라는 대목으로 이 책의 전부를 짐작해 버릴 수 있었다.
뒷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다.
너무 파격적인 이론이다.
행복이 그렇게 간단한 삶과 생존이 수단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다니...
그렇게 늘 신기루처럼 헤매다니며 목말라하던 그 행복이라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기에 맹목적으로 추구할만한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뜻이었다.
인간의 마음 또한 진화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긴 '도구'일 뿐이다. -밀러-
공작새의 꼬리를 떠올려보자.
그 꼬리는 오직 짝짓기만을 위해 설계된 매우 거추장스러운 도구다.
바로 이 공작새 꼬리 기능을 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멋진 꼬리가 공작새들의 짝짓기 경쟁에서 승부를 가르듯, 멋진 마음을 가진 자들이 인간의 짝짓기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다.
사람의 위트나, 멋진 외모, 노래, 그림 등등을 잘 하는 사람은 멋진 꼬리를 소유한 '인간 공작새'가 되는 셈이다.
즉 인간 또한 원시시대부터 동물들과 같이 혹독한 자연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동물들처럼 자신의 유전자를 번식시키고자 하는 기본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짝짓기에 성공하기 위해 다양한 공작새 꼬리로 진화되어 왔다는 뜻이다.
이 대목에서 무리를 이루는 침팬지들은 내세울 게 없는 다수의 침팬지들은 일생 단 한번도 짝짓기를 하지 못 하고 죽는다고 했다.
아....안쓰러운 녀석들....ㅜ.ㅜ
마음이란 주제를 다루며 작가는 말한다.
행복감 또한 마음의 산물이다. 다양한 창의력(위트, 외모, 음악, 예술 등등)과 마찬가지로 행복도 생존을 위한 중요한 쓰임새가 있다고.
행복은 삶의 최종 목적이라는 것이
철학자들의 의견이었지만, 사실은 행복 또한 생존에 필요한 도구에 불가하다고.
피카소가 사랑에 빠졌을 때 폭발적으로 그림을 그렸던 것처럼 말이다.
원시시대의 척박한 환경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동물들은 탐욕스러울 정도로 먹는 즐거움을 추구했다. 보기에는 썩 좋지 않아도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모습이었다.
먹는 쾌감.
그 쾌감을 위해서는 사냥을 해야한다.
사냥을 위해서는 혼자서 할 수 없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확보해야 했던 하나의 절대적 자원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먹는 쾌감을 느껴야 음식을 찾듯 사람이라는 절대적 생존 필수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간을 아주 좋아해야 한다.
타인을 소 닭 보듯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친구나 연인이 생길 리 없다.
우리는 이런 사회적 쾌감을 예민하게 느꼈던 자들의 유전자를 지니고 산다.
그래서 지금도 사람을 절실히 찾는 것이고, 가장 강렬한 기쁨과 즐거움을 사람을 통해 느끼는 것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사실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지극히 진화한 동물의 산물이란 걸 깨달았다. 나는 더이상 내가 이상하고, 짜증나지 않아도 되는 답을 얻은 것이다. )
유독 한국과 일본은 행복수치가 낮은 나라라고 한다.
그것의 원인은 사회적으로 집단주의가 만연하며 지나치게 주변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탓이라는 것.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가?
1.주위의 시선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것.
2.사랑에 가치를 높게 두는 사람이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함.
3.지나치게 돈을 추구하지 말 것.
-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수록 사람에 대한 관심이 줄어 든다고 한다.
사람이 행복전구를 켜지도록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함.
4.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들보다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한 때 몇 년여를 신용불량자로 산 적이 있다.
통장에 잔고가 '0'인채로 다음 급여날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그 날이 오면 다음달의 쌀을 먼저 사고, 딸 아이에게 주어야 할 한달치 간식을 한꺼번에 사들였다.
직장으로 걸려오는 빚독촉 전화에 곤란한 적이 한 두번 아니었고, 그 어둡고 긴 터널의 시간을 얼마나 견뎌내야 할지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이 가슴이 조여왔었다.
그때 생각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고, 길거리의 부랑자로 살게도 되겠구나...
나또한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겠구나...라고..
먹고 사는 일.
생존하는 일.
그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는 것을 뼈져리게 깨달았고 사람에 대한 편견과 스스로에 대한 쓸데없는 허상들을 과감히 패대기 쳐버릴 수 있었다.
사람도 그저 먹고 살는 것만으로도 큰 과업인 동물과 다르지 않으며, 먹고 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지 깨달은 것이다.
자아실현,
행복 추구,
이런 것은 그 다음 이야기이며 사치이다.
'인간'이라는 것에 그리 큰 의미와 가치를 두지 않는다.
동물과 같은 욕구로 인간의 문화를 이루고 그들 속에서 상생하며 사는 것.
배가 부르고, 사람들과 어울려서 서로를 보듬어주고 , 그러면서 서로 공명을 주고 받으며 사는 것, 그것이 행복이고 삶이다.
행복하려고 산다는 것 또한 하나의 허상일 뿐이다.
그저 우리는 태어났기에 살아가는 것이고, 그 삶이 다하는 날까지 그 여정동안 서로에게 행복감을 느끼도록 도와주고 그 도움으로 나또한 행복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돈, 사랑, 행복, 직업, 권력...
이 모든 것은 그저 삶을 살아내는 하나의 수단이며 적절히 욕심내지 않고 쓰고 남음이 있다면 움켜쥔 손을 펴서 필요한 이들과 나누며 사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는 평소 나의 가치관과 너무 잘 통하는 책이어서 읽는 내내 무척이나 행복하고 즐거웠다.
무언가를 이루고, 소유하는 행복감은 사람에 의해 느낀 행복감보다 지속력이 무척이나 짧다고 했다.
역시...
답은 사람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