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개도 데려다 키우면 정들어서 빈자리가 서운한데 사람새끼면 더하지.."
첫번째 방문 드리고 한참을 지나 두번째 상담을 위해 방문 드렸던 어머님이 하시는 말이다.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친 손녀도 아닌
애기를 데려다 키운지 10년이 넘었다는 얘기를 하신다.
아들의 가게에서 배달 일을 하던 어려운 남자의 4살짜리 여자아이를 유치원 갈때까지만 키워주기로 하고 데려온지가 10년이 넘어간단다.
그 여자 아이는 20대 초반에 멋모르던 총각때 사귀던 여자 친구에게 생긴 아이였고
둘다 준비되지 않은 출산을 하고 난후 엄마는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했고
아이 아빠는 배달일을 하며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상황이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상황이 못 되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이 안쓰럽고 그 병아리 같은 아이를 할머니 자신도 수급자로 생활이 어려운데 그 딱한 아이를 데려 올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몇년을 키우다가 보내기로 하고 데려온 아이지만 이제는 없으면 너무 허전하고 자신이 너무 외롭고 보고싶고 생각이 나서 못 보내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옛날 피임기술도 없었던 때
할머니는 세명의 아이를 낙태한 경험이 있었는데
애미인지라 그 세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늘 가슴에 맺혀 있었던 때
그 여자아이를 만나고서 자신의 세 아이를 키워내지 못한 애미로서 보상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과 함께 운명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할머니의 얘기를 들으면서
사람의 인연이란 것이
예기치 않은 곳에서 시작하여
인연의 고리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 참 신기하고
예뻐 보였다.
하지만
가벼워진 이성간의 만남으로 생기는 불행한 아이들을 자주 보고
그 아이들의 불행한 사고와 추이들이 늘 가슴아픈 요즘.
할머니와 인연을 맺게 된 운 좋은 그 여자 아이가
참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그 아이 이외의 많은 안타까운 어린 생명들이 자꾸만 생각나 가슴이 아릿해 왔다.
한 순간의 감정이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아 무책임하게 버리는
요즘의 가벼운 세태가 한 아이의 인생에는 얼마나 큰 슬픔과 외로움을 안겨 줄지를 생각한다면
좀더 책임감있는 어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계몽의 결론이 당황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