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리 Sep 20. 2018

간헐적 독서가의 책 추천

쓸 만한 인간이 진작 할 걸 그랬어

굳이 말하자면 나는 간헐적 독서가인 것 같다.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쟁여두는 편이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리는 편이기도 하고. 최근엔 글을 써야 할 일이 많아져서 (자소서가 대부분이지만) 즐거움을 위해 책을 찾게 되는 일이 잦았다.

나름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읽은 책도 있고 흥미돋아서 읽은 책도 있는데 최근 읽은 책 중 두 권을 추천하고 싶어 당장 해야할 일이 눈 앞에 있는데 모른 척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원래 글이라는 게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삘이 내리더라구.)

첫 번째는 박정민님의 쓸 만한 인간
맞다. 배우 박정민. 이 책 매력있다. 진짜 재밌어서 술술 읽을까봐 아까워서 천천히 아껴읽었다. 아쉽게도 매우 두꺼운 양은 아니라서 금방 읽었지만.

배우 박정민의 작품을 본 적은 거의 없는데도 그를 항상 응원했던 건 주위의 평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이런 말하면 너무 웃기지만 박정민이라는 배우한테 너무 빠질까봐 그가 나온 영화를 안 본 것도 있다 (그런 말이 어딨어!!!) 그가 선택하는 영화들은 예고편만 봐도 그의 캐릭터가 독보적으로 드러나는 영화들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두려웠달까.

쓸 만한 인간은 배우 박정민의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이다. 에세이라고 하는데 일기 정도로 봐도 될 정도로 아주 재밌다. (남의 일기 보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음.) 원래 신문 칼럼으로  남겼던 글들을 다듬어 책으로 출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프로듀서이자 배우로써 그리고 쓸 만한 인간으로써 쓴 글들이 읽기에 참 재밌다. 동네 오빠 같이 재치있게 쓴 글이 많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 글도 꽤 있었다.

그래서 그의 영화를 하나씩 찾아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남은 일상을 배우 박정민이 출연한 영화로 하나씩 채워봐야겠다.

두 번째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린 김소영님의 진작 할 걸 그랬어 라는 책이다.
어딜 가나 베스트셀러로 올라와있고, 나 역시 김소영님의 출간 소식, 북토크, 사인회 등을 인스타그램으로 접했었던 사람. 근데 당시에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몰라도 책을 살 엄두가 안났다. 부러웠을지도 모른다.


당인리책발전소에 가면 메인 매대에 책이 쌓여있는데 거기서 처음 이 책을 접했다. 살까말까 하다가 결국 다른 책을 골랐고, 진작 할 걸 그랬어는 온라인에서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친구 만나러 1시간 반을 지하철 여행 하게 된 날, 자신있게 이 책을 들고 나갔고, 정말 2시간 조금 넘는 왕복 지하철 여행을 이 책으로 가득 채웠다. 너무 좋아서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던 책.

프롤로그에서 밝힌 퇴사의 이유부터 책방을 내게 된 계기, 그리고 책방 투어, 자신의 직업에 대한 가치관과 자부심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좋았다. 김소영이라는 방송인보다 김소영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어 더 좋았다. 착착 달라 붙는 글솜씨도 내 눈을 사로잡는데 한 몫했을 거다. 진짜 읽는 내내 내가 도쿄 책방 투어를 다니는 기분이었다. 옆에 사진이 더해져 내 눈 앞에 생생히 보이는 기분! 다음 여행은 여행책 필요없이 이 책 하나만 들고 가서 책방 투어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
(다음엔 교토 책방 투어 어떠세요 소영님!)




위에서 추천한 책 두 권 모두 사비로 구입해서 읽은 책이다. 책은 선물 받거나 구입해서 읽는 편인데, 어렸을 때 엄마가 만들어 주신 아주 행복한 취미가 아닐까 싶다. 영상물도 매우 좋아하지만 가끔 이렇게 책에 빠지면 순식간에 몇 권씩 책을 읽어버리는 통에 도서비도 꽤 나가는 편이구.

책 선물을 마지막으로 받았던 건 지난 퇴사일이었다. 좋아하는 언니가 내 취향에 꼭 맞는 사진집+에세이인 “어떤 이름에게”라는 책을 선물해주었다. 너무 아까워서 아끼고 아끼다가 읽었는데 후딱 다 읽어서 너무 아쉬웠을 정도. 가끔 사진이 보고 싶으면 꺼내보곤 한다. 나 역시 그 작가님을 언니만큼 좋아하니까.

약속시간이 조금 애매할 때 꼭 서점을 찾는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섹션에 가장 오래 머무는데,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구입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 하고 한 권 정도는 오프라인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그치만 최근건 실패했어.. 개인적으로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구입했던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나 쇼코의 미소는 내 취향의 도서는 아니어서 아쉬웠다.

아직 내 책꽂이엔 읽지 못한 책이 너무 많다. 빨리 읽어보고 싶다가도 금방 읽어버리면 아쉬우니까 아껴둬야지 하는 것도 있다. 그리고 최근엔 여행 에세이보다 “목적이 있는 여행”이 담긴 에세이를 더 좋아하고 자주 읽는 것 같다. 소설을 제일 좋아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건 너무 재밌으니까! 나도 누군가 내 일상을 내 이야기를 읽어주는 게 좋다. 재밌게 읽어주면 좋겠다. 진짜루!

작가의 이전글 그 해 여름, 대만에서 있었던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