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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공 Sep 03. 2024

중국 1년 살이 시작.

2024년 8월 31일, 중국 상하이로

어제부터 중국에서 1년간 해외 연수를 시작했다. 올해 초만 해도 전혀 계획에 없던 일이다. 

언제나 그렇듯, 계획에 없던 경로로 흘러가는 것이 인생이다. 


내 인생은 10년마다 계획에 없던 일들이 발생해왔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고등학교 때 공부한답시고 암자에 들어갔다.

10년 후, 결혼을 하게 되었고, 또 10년 후에는 제주도로 이사, 또 10년 후인 올해는 중국살이를 하게 되었다. 


올해 봄, 회사 게시판에 해외연수 공지가 떴다. 

십수년째 봐왔던 공지.

마음 한 구석에서 '팔랑' 소리가 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에 가보자'


중국에 파견 근무 중인 아내와 둘째아들, 가정 상황과도 맞는다. 


연수계획서를 꽤 열심히 작성했다. 제갈량의 출사표와 같이 비장하고 거창하다. 

그리고 연수가 결정되었다. (사실 다른 해와 달리 연수 신청자가 나밖에 없었다.)


어느 덧 8월 마지막 날, 비행기에서 맥주한캔 하고 나니 도착했다. 

13만원 항공권에 밥도 주고, 맥주도 주고


홍챠오 공항 밖으로 나오니 보온 밥솥 뚜껑을 연 것처럼 뜨거운 습기가 느껴진다.

이제 시작이구나. 중국 유심을 켠다. 

1년 후에 이 자리에 다시 섰을 때 후회가 없도록


시간은 멈춘 것 같아도 흐르고, 흐르는 것 같지만 쌓인다. 

중국을 잠깐 맛보며 드는 생각들, 흐르는 일상을 쌓기 위해 브런치를 시작해본다. 


궁팔십달팔십의 강태공처럼, 궁오십달오십의 박태공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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