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2
누군가
인형에게서 입을 빼앗았다
하여 말할 수 없다
소녀의 짖궂음과
바람의 차가움과
더러운 공해와 사람의 눈총과
부딪침의 상처와
먹지 못하는 배고픔과
말할 수 없는 답답함
애초에 인간에게도
입이 없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막을 수 있었을까
나는 입 있어도 말 못하고
너의 플라스틱
눈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애달파하지 마라,
나의 인형아!
인간은
네게 없는 것을 가진 죄로
더 끔찍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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