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 After 사진과 저작권
윤덕이는 새로 개원한 피부과를 지나가다가 창문에 붙은 거대한 사진들을 보고 멈춰 섰어요.
"우와, 정말 달라졌네!"
사진 속에는 '시술 전'과 '시술 후'의 모습이 극적으로 비교되어 있었습니다. 윤덕이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어요.
"이 병원 괜찮다. 우리 엄마한테도 보여드려야겠어."
그때 옆에 있던 두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어요.
"윤덕아, 그 사진 함부로 찍어도 돼? 저번에 선생님이 건축물 사진도 저작권 있다고 하셨잖아. 저 사진들은 사람 얼굴이라 더 복잡할 것 같은데..."
윤덕이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그런가? 저건 병원에서 찍은 거잖아. 그럼 병원 거 아니야?"
마침 두 친구 옆을 지나가던 변리사님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다가왔어요.
"친구들, 흥미로운 질문을 하고 있네. Before & After 사진에는 여러 가지 권리가 얽혀 있단다."
선생님은 유리창 사진들을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저 사진들은 누가 찍었을까? 병원 직원이나 전문 사진작가가 찍었겠지. 사진을 찍은 사람에게는 저작권이 있어. 사진도 창작물이거든."
두리가 손을 들며 물었어요.
"네 알아요. 그럼 저 사진의 저작권은 사진작가한테 있는 거예요?"
"맞아. 하지만 병원이 돈을 주고 사진작가에게 사진을 찍게 했다면, 계약서에 저작권을 병원에 넘긴다는 내용이 있을 거야. 그래서 병원이 그 사진의 저작권을 갖는 때가 많아."
윤덕이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럼 병원 마음대로 쓸 수 있네요?"
변리사님은 손을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래. 그런데 사진 속 주인공, 즉 시술을 받은 환자분에게는 초상권이 있어."
두리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어요.
"초상권이요? 저작권이랑 다른 건가요?"
"맞아, 저작권 하고 달라. 초상권은 자신의 얼굴이나 모습이 함부로 촬영되거나 공개되지 않을 권리야. 사진 속 그 사람만이 갖는 권리란다. 병원이 저작권을 갖고 있어도, 환자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공개하려면 그 환자의 동의를 받아야 해."
윤덕이는 유리창 아래쪽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어요.
"아! 여기 작은 글씨로 '본인 동의하에 촬영 및 게시되었습니다'라고 쓰여 있어요."
"잘 찾았네. 병원들은 반드시 환자에게 동의서를 받아야 해. '내 사진을 병원 홍보에 써도 된다'는 허락을 받는 거야. 그 동의 없이 사진을 올리면 초상권 침해가 될 수 있어."
선생님은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한 가지 더! 의료 정보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야. 누가 어떤 시술을 받았는지, 어떤 피부 문제가 있었는지 하는 것들. 그래서 개인정보보호법도 지켜야 해."
두리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어요.
"얼굴에 모자이크를 하면 괜찮은 거예요?"
"좋은 질문이야! 얼굴을 가렸더라도 신체 특징이나 문신, 배경 등으로 본인을 알아볼 수 있다면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어. 그래서 병원들은 동의를 받을 때 '어느 정도까지 공개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해."
윤덕이가 질문을 이어갔어요.
"만약 제가 시술을 받고 사진을 찍었는데, 병원이 '홍보에 써도 되냐'라고 물어본다면... 뭘 확인해야 해요?"
선생님은 미소 지으며 설명했습니다.
"아주 중요한 질문이야! 환자 입장에서는, 사진을 어디에 사용할지(병원 내부, 홈페이지, SNS, 전단지 등), 얼마 동안 사용할지 (1년, 3년, 영구적으로 등),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 (얼굴 전체, 일부만, 모자이크 등), 나중에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지, 금전적 보상이 있는지(무료 시술, 할인, 현금 등), 사진의 2차 사용을 허락하는 건지(다른 광고에 재사용 등) 등을 확인해야 해. 무엇보다 동의서를 꼼꼼히 읽고 이해한 다음에 서명해야 해. 이미 서명했다면 나중에 몰랐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거든."
두리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어요.
"와 왜 이렇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요? 그냥 효과 좋은 걸 보여주려는 건데..."
선생님은 진지하게 대답했습니다.
"좋은 의도여도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면 안 되거든. 환자의 의료 정보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 중 하나야. 누군가는 자신이 시술을 받은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나중에 마음이 바뀔 수도 있어. 실제로 병원이 환자 동의 없이 Before & After 사진을 올렸다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했던 사례들도 있단다."
두리가 밝게 웃으며 말했어요.
"그럴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나중에 시술을 받게 되면 동의서를 아주 꼼꼼히 읽어볼게요!"
"그래,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도 중요해. 사진 한 장 속에도 여러 사람의 권리와 노력이 담겨 있다는 걸 기억하렴."
윤덕이와 두리는 병원 앞을 떠나며 오늘 배운 것들을 생각했습니다. 화려한 Before & After 사진 뒤에는 저작권, 초상권, 개인정보보호라는 세 가지 권리가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하루였습니다.
● 병원 Before & After 사진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환자의 입장이라면
> 동의서를 꼼꼼히 읽고 사용 범위, 기간, 방식을 확인하세요
> 얼굴 공개 정도를 선택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 나중에 삭제 요청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 금전적 보상 조건도 명확히 하세요
병원의 입장이라면
> 반드시 명확한 서면 동의를 받으세요
> 동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세요
> 사진작가와의 저작권 계약도 명확히 하세요
> 환자의 삭제 요청을 존중하세요
일반인의 입장이라면
> 병원의 Before & After 사진을 무단으로 촬영해서 SNS에 올리지 마세요
> 다른 사람의 초상권과 개인정보를 존중하세요
> 의료 정보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