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찍은 사진 SNS에 올려도 돼요?

고인이 찍은 사진과 저작권

by 박윤경

윤덕이는 할머니 서재를 정리하다가 오래된 사진첩을 발견했어요. 먼지를 털고 조심스럽게 펼치자 흑백 사진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습니다.

"우와, 이 사진들 정말 멋있다. 할아버지가 직접 찍으신 거라고 했죠?"

할머니가 작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어요.

"그래, 할아버지는 사진작가셨단다. 평생 사진을 찍으셨지."

윤덕이는 스마트폰으로 사진들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 이 사진들 SNS에 올려도 될까요? 할아버지 추모 계정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보여드리고 싶어요."

할머니가 망설이며 대답했어요.

"마음은 고맙지만, 할아버지 사진을 함부로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구나."


그때 거실에서 TV를 보던 두리가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윤덕아! 잠깐만, 이것 좀 봐!"

TV 화면에는 유명 사진작가의 유족들이 서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고인이 생전에 찍은 사진들의 저작권을 누가 갖느냐를 두고 가족들이 다투고 있습니다..."

윤덕이는 화면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어요.

"사진을 찍은 사람이 돌아가시면 그 사진은 누구 거가 되는 거야?"

두리도 궁금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러게. 아까 할아버지 사진 올리려고 했잖아. 혹시 문제가 되는 건 아니야?"

할머니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어요.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허락만 받으면 됐는데,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마침 윤덕이네 집을 방문한 옆집 변리사 아주머니가 대화를 듣고 다가왔어요.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사진의 저작권도 상속된답니다."

윤덕이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어요.

"상속이요? 그럼 할머니가 할아버지 사진의 주인이 되는 거예요?"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아. 저작권은 저작자가 사망한 후 70년 동안 보호돼. 그 기간 동안은 상속인들이 저작권을 갖게 되지. 보통은 배우자와 자녀들이 공동으로 상속을 받아.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윤덕이 아버지, 고모들이 함께 상속인이 될 거야."



photos-256889_1280.jpg ⓒ Michal Jarmoluk 출처: pixabay


윤덕이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어요.

"그럼 제가 할아버지 사진을 올리려면 할머니, 아빠, 고모한테 다 허락을 받아야 해요?"

"맞아. 저작권은 상속인 전원이 공동으로 소유하게 돼. 그래서 사진을 출판하거나, SNS에 올리거나, 전시회를 하려면 상속인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해."

할머니가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그럼 복잡하겠네요. 자녀들이 의견이 다르면 어떻게 해요?"

변리사 아주머니는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실제로 그런 문제가 자주 생겨요. 어떤 자녀는 아버지의 사진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고, 어떤 자녀는 상업적으로 활용해서 수익을 내고 싶어 하고, 또 다른 자녀는 사적으로만 보관하고 싶어 할 수 있으니까요."

두리가 질문을 이어갔어요.

"그럼 TV에서 본 것처럼 소송까지 가는 거예요?"

"그럴 수도 있지. 특히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면 금전적 가치가 크기 때문에 분쟁이 생기기 쉽지. 하지만 꼭 소송까지 갈 필요는 없어. 상속인들이 미리 합의를 하거나, 대표자를 정해서 관리하도록 할 수도 있어."

변리사 이모는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이어갔어요.

"저작권자는 유언으로 저작권에 대해 정할 수 있어. 예를 들어 내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장남에게, 특정 시리즈의 저작권은 박물관에 기증한다 이런 식으로. 그렇지만 이렇게 미리 정하는 게 쉽지 않지."

할머니가 쓸쓸히 웃으며 말했어요.

"할아버지는 그런 유언을 남기지 않으셨어. 지금이라도 가족들이 모여서 할아버지 사진들을 어떻게 관리할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좋겠다."


두리가 밝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래! 가족들이 함께 의논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어. 추모 전시회를 열게 될지도 모르고!"

변리사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어요.

"그리고 이참에 저작권 관리 방법에 대해서도 가족들이 합의를 해두면 좋아요. 대표자를 정한다거나, 특정 용도로만 사용하기로 한다거나. 나중에 다른 사람이 할아버지 사진을 사용하고 싶어 할 때 기준이 있으면 좋거든."

윤덕이는 사진첩을 조심스럽게 덮으며 말했어요.

"네, 알겠어요. 할아버지가 평생 찍으신 사진들이니까 소중하게 다뤄야죠. 같이 이야기하고 모두 동의하는 방법을 찾을게요."




● 고인이 찍은 사진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 유족이라면

> 저작권은 사망 후 70년간 보호되며 상속인 전원이 공동 소유합니다

> 사진을 공개하거나 활용하려면 상속인 모두의 동의가 필요해요

> 사진 속 인물의 초상권도 별도로 확인하세요

> 미리 가족 간 합의나 관리 방법을 정해두면 좋겠죠?


∙ 저작권자라면

> 생전에 유언으로 저작권에 대해 정해두세요

> 작품별 사용 방법에 대한 의사를 남겨두는 것도 좋아요

> 대표 관리자나 관리 기관을 지정하는 것도 고려하세요

> 가족들과 미리 소통하고 의견을 들어두세요


∙ 일반인이라면

> 고인의 사진을 사용하려면 모든 상속인의 허락을 받으세요

> 저작권 표시와 출처를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 상업적 목적이라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세요

> 사진 속 인물의 초상권도 함께 고려하세요

이전 12화Before & After 사진은 괜찮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