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과 저작권
지난번 저작권 문제로 큰 손해를 본 후, 팔구형은 이제 저작권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조심스러웠습니다. 직접 찍은 투박한 사진으로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판매가 신통치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윤덕아, 내 사진 별로인가 봐. 다른 쇼핑몰들은 다 사진이 예쁜데…"
한숨을 쉬는 팔구형에게 윤덕이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형! 캠핑 인플루언서한테 협찬 보내면 되잖아요! 요즘 그렇게들 많이 하던데요?"
며칠 후 팔구형은 유튜브 구독자 5만 명의 캠핑 인플루언서 '캠핑요정'에게 협찬을 보냈습니다. 캠핑요정은 팔구네 캠핑의 텐트를 받고 정말 멋진 영상과 사진을 찍어 올려줬어요.
"우와, 이거 완전 작품이네!"
석양을 배경으로 한 감성적인 텐트 사진, 캠핑장의 분위기를 살린 영상까지. 팔구형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바로 그 사진들을 다운로드해 쇼핑몰 메인 페이지와 상품 상세 페이지에 올렸습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일주일 후 캠핑요정에게서 DM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제 사진과 영상을 쇼핑몰에서 사용하고 계신데, 사전에 말씀을 안 주셨네요. 협찬은 제 채널에 올리는 것까지만 동의한 건데요, 상업적 사용은 별도 계약이 필요합니다."
팔구형은 당황했습니다.
"뭐? 내 제품 사진이니까 사진도 내 거지! 협찬 줬으면 당연히 써도 되는 거 아니야?"
마침 윤덕이네 집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옆집에 사는 박변리사 아줌마였어요.
"윤덕이 집에 사람 많네? 무슨 일이야?"
사정을 들은 박변리사 아줌마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거 내 의뢰인 사례랑 똑같다. 핸드메이드 가방 만드는 분이 계셨는데, 한 패션 블로거가 그 가방을 예쁘게 찍어서 인스타에 올렸어. 그런데 그분이 그 사진을 무단으로 쇼핑몰에 썼다가 큰일 날 뻔했지."
"어떻게 됐어요?"
윤덕이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습니다.
"그 블로거가 사진 사용료로 300만 원을 청구했어. 협찬 제품이었지만, 사진의 상업적 사용권까지 준 건 아니었거든. 협상해서 금액을 줄이긴 했어. 처음부터 계약서만 썼어도 안 생길 일이었는데."
팔구형의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두리가 조언을 했습니다.
"팔구형, 캠핑요정에게 정중하게 사과하고 사진 사용권을 협상하는 것 어때요? 사진은 바로 내리고요. 앞으로는 협찬 보낼 때 미리 계약서를 쓰세요."
박변리사 아줌마가 덧붙였습니다.
"두리 말이 맞아. 지금 바로 대응 안 하면 법무법인까지 나설 수도 있어."
팔구형은 한숨을 쉬며 캠핑요정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저작권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사진이 정말 마음에 드는데, 계속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캠핑요정의 답장이 왔어요.
"협찬이었던 만큼 사용료는 30만 원만 받겠습니다. 대신 사진마다 ⓒ캠핑요정 저작권 표시해 주시고, 6개월 간만 사용하세요. 계속 쓰시려면 재계약이 필요해요."
팔구형은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며칠 후, 팔구형은 윤덕이와 두리에게 치킨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얘들아, 덕분에 잘 해결됐어. 형이 너희들에게 또 배웠다."
온라인 쇼핑몰 인플루언서 협찬 꼭 확인하세요!
처음부터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는 게 최선입니다. 애매하게 넘어가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어요.
● 제품의 주인 ≠ 사진의 주인
제품의 소유권과 사진의 저작권은 별개입니다. 사진은 촬영자가 창작한 저작물이에요.
● 협찬≠사진 사용권
협찬으로 제품을 보냈다고 해서 제품 사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사진의 상업적 사용은 별도 계약이 필요해요.
● 협찬 계약서에 꼭 포함할 내용
- 사용 범위(SNS만/쇼핑몰도/광고도)
- 사용 기간
- 2차 사용 여부(패키지 디자인/오프라인 광고 등)
- 저작권 표시 방법
- 독점 사용 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