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기장에 쓴 글도 보호받을 수 있나요?

일기와 저작권

by 박윤경

알로가 노트북 앞에서 킥킥거리고 있었습니다. 화면에는 어릴 때 쓴 일기장 사진이 떠 있었습니다.

"타호야, 이거 봐. 초등학교 때 쓴 일기장인데, SNS에 올려도 될까?"

타호가 알로의 화면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귀여운 글씨로 빼곡히 채워진 일기장에는 "오늘 엄마가 혼냈다. 정말 속상했다"는 문장이 보였습니다.

"왜? 네가 쓴 일기잖아. 당연히 올려도 되지."

"아니, 그게... 요즘 엄마가 자꾸 '네 일기 중에 재미있는 거 있으면 블로그에 올려도 되냐'라고 물어보시더라고. 내가 어릴 때 쓴 일기인데, 엄마가 왜 나한테 허락을 구하시지?"

타호가 빙그레 웃었습니다.

"알로야, 네 엄마가 저작권을 정확히 아시는 거야."

"저작권? 일기에도 저작권이 있어?"

알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당연하지. 일기도 엄연한 '저작물'이야."

"어? 저작물이라는 거 책이나 노래, 영화 이런 거에 있는 거 아냐?"


타호는 핸드폰을 꺼내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작물은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을 말해. 저작권법에서 정확히 이렇게 정의하고 있어."

알로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그럼 내가 '오늘 밥 먹었다. 학교 갔다. 집에 왔다' 이렇게만 써도 저작물이야?"

타호가 손을 저었습니다.

"그건 좀 애매해. 단순한 사실만 나열한 건 '창작성'이 없어서 저작물로 보기 어려워. 하지만 네 일기를 보면..."

타호가 알로의 노트북 화면을 가리켰습니다.

"'엄마가 혼냈다. 정말 속상했다'는 네 감정을 표현한 거잖아. '속상했다'는 감정 표현이 들어가는 순간, 그건 네 생각과 느낌을 담은 창작적인 표현이 돼."


알로가 눈을 반짝였습니다.

"아! 그러니까 '오늘 밥 먹었다'는 단순 사실이지만, '오늘 먹은 떡볶이가 너무 맛있어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라고 쓰면 저작물이 되는 거구나?"

"맞아! 바로 그거야. 네가 어떻게 느꼈는지,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담기면 그게 창작적 표현이 되는 거지."

알로가 일기장을 다시 넘겼습니다.

"그럼 진짜 내 일기가 저작물이네? 근데 저작권이 생기면 뭐가 달라져?"

"저작권이 생기면 네 글을 누가 함부로 복사하거나, 출판하거나, SNS에 퍼뜨릴 수 없어. 네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하지."

"그래서 엄마가 나한테 허락을 구하신 거구나!"

윤덕이가 무릎을 탁 쳤습니다.


ⓒ 박윤경 2026


"정확해. 네가 어릴 때 쓴 일기라도 그건 네가 창작한 거니까 저작권은 너한테 있어. 엄마여도 네 허락 없이는 마음대로 올릴 수 없는 거야."

알로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럼 나 되게 대단한 저작자네? 초등학교 때부터 저작물을 만들었다니!"

"모든 사람이 다 저작자야. 편지 쓰는 것, 일기 쓰는 것, 심지어 친구한테 카톡으로 긴 메시지 보내는 것도 창작적으로 표현했다면 저작물이 될 수 있어."


알로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어? 그럼 내가 친구한테 보낸 카톡도 저작물이야?"

"응. 단순히 '응, ㅇㅋ, ㄱㄱ' 이런 건 창작성이 없지만, '오늘 정말 힘들었어. 너를 만나서 위로받은 기분이야, 고마워'처럼 네 감정과 생각을 표현했다면 저작물이 될 수 있지."

알로가 눈을 크게 떴습니다.

"헐, 그럼 친구가 내 카톡 메시지를 캡처해서 SNS에 올리면 저작권 침해야?"

타호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 있어. 개인 간의 사적인 메시지를 문제 삼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원칙적으로는 네 허락 없이 공개하면 안 되는 거지. 특히 네가 쓴 긴 편지나 일기를 누가 공개적으로 퍼뜨린다면 저작권 침해야. 작다고, 사적이라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게 아니야. 법은 네 모든 표현을 존중하고 보호해."


알로가 활짝 웃으며 새 노트를 펼쳤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더 열심히 일기 써야겠다. 나는 저작자니까!"




일기도 저작물, 기억하세요!


● 창작적 표현이 담기면 저작물이에요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담은 표현은 저작물이 됩니다.


● 일기의 저작권은 쓴 사람에게 있어요

어린 시절에 쓴 일기도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이 함부로 공개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본인의 허락이 필요해요.


● 카톡, 편지, SNS 글도 저작물이 될 수 있어요

창작적으로 표현했다면 메신저 메시지도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남의 글을 캡처해서 퍼뜨리기 전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