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이야기를 소설로 써도 될까요?

소설 쓰기와 프라이버시

by 박윤경

알로는 카페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며 혼자 웃고 있었습니다.

“타호야, 나 이번에 소설 하나 쓰려고.”

타호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오, 드디어?”

알로는 화면을 돌려 보여주었습니다.

“근데 이거… 사실은 우리 친구 이야기야. 이름이랑 직업만 좀 바꾸면 괜찮지?”

타호의 표정이 조금 조용해졌습니다.

“그 친구는 네가 쓴다는 거 알아?”

알로는 잠깐 멈췄습니다.

“… 아니. 근데 소설이잖아. 실제 이름도 안 쓰고, 그냥 이야기만 가져오는 건데?”


타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습니다.

“알로야, 소설이라고 해서 항상 괜찮은 건 아니야.”

알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습니다.

“왜? 내가 겪은 일이니까 내가 써도 되는 거 아니야?”

타호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맞아. 네가 겪은 경험은 네 거야.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건 당연히 가능해.”

“그럼 문제없네?”

“그런데.”

타호가 말을 이었습니다.

“읽는 사람이 ‘아, 이 사람 누구인지 알겠다’라고 생각할 정도라면 이야기가 달라져.”

알로는 잠시 말이 없었습니다.

“음… 성격이나 사건이 너무 똑같으면?”

“그럴 수 있지. 특히 그 이야기에 친구의 사적인 일이나, 부끄러울 수 있는 내용, 오해를 살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면 더 조심해야 해.”



123.jpg ⓒ 박윤경 2026


알로는 화면을 다시 내려다보았습니다.

“근데 나는 그 친구를 나쁘게 쓰려는 게 아닌데?”

타호는 웃었습니다.

“의도가 항상 결과를 결정하지는 않아. 누군가에게는 ‘추억’이지만, 당사자에게는 ‘공개되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 일 수도 있거든.”

알로가 조용히 물었습니다.

“그럼 친구 이야기는 아예 쓰면 안 되는 거야?”

“아니. 많은 소설이 실제 사람과 경험에서 시작해.”


타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습니다.

“대신 이렇게 생각해 보면 좋아.”

“어떻게?”

“그 이야기가 ‘특정한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공감될 수 있는 이야기로 바뀌었는지.”

알로가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예를 들면?”

“친구의 실제 사건을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감정이나 상황만 가져와서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만드는 거야. 그러면 그건 더 이상 ‘그 친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의 이야기’가 되지.”

알로는 한참 화면을 바라보다가 웃었습니다.

“아… 그러니까 복사가 아니라 재창작이네.”

“맞아. 그리고 정말 실제 인물이 떠오를 수 있다면, 한 번 물어보는 게 제일 좋아.”


알로가 키보드를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좋아. 그럼 이건 친구 이야기에서 시작했지만, 결국은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이야기로 만들어볼게.”

타호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게 작가가 되는 과정이니까.”



소설 쓰기 기억하세요!


● 경험은 쓸 수 있지만, 사람까지 그대로 가져오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실제 인물이 특정될 수 있다면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이름만 바꾼다고 안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읽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다면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어요.


● 경험은 재료일 뿐, 이야기는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감정과 상황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로 재창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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