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과 저작권
“타호야! 큰일 났어!”
알로가 도서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어요. 양손에는 먼지가 폴폴 나는 오래된 책 한 권이 들려 있었습니다.
“왜? 무슨 일이야?”
타호는 조용히 책을 받아 들었어요.
“이거 봐! 우리 엄마가 옛날에 쓴 책 이래. 그런데 지금은 절판됐대. 서점에도 없고, 중고 사이트에만 비싸게 올라와 있어. 엄마가 다시 내고 싶다는데, 그냥 다시 찍으면 돼지?”
타호는 책 표지를 천천히 넘겼어요.
“음…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어.”
“왜? 우리 엄마가 쓴 책인데?”
그때 책장 뒤에서 토비가 폴짝 뛰어나왔어요.
“절판이 자유롭게 다시 내도 된다는 뜻은 아니야!”
알로는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아니, 잠깐만! 엄마가 쓴 건데도 마음대로 못 내?”
타호가 설명했어요.
“절판은 출판사가 더 이상 책을 찍어내지 않는다는 뜻이야. 저작권이 없어졌다는 뜻은 아니지.”
“그럼 저작권은 누구 거야?”
“보통은 저자에게 있어. 그런데 예전에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을 거야. 그 계약에 ‘출판권’이나 ‘배타적 발행권’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가 중요해.”
알로는 고개를 갸웃했어요.
“출판권이 뭐야?”
토비가 손을 번쩍 들며 대답했어요.
“책을 찍어 팔 수 있는 권리. 저작권이 작가의 권리라면, 출판권은 출판사가 인쇄·판매할 권리야.”
타호가 조용히 덧붙였어요.
“만약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있다면 저자가 마음대로 다른 출판사에서 다시 낼 수는 없어.”
“헉… 그럼 우리 엄마 책 영원히 못 내는 거야?”
“아니야. 절판 상태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경우도 있어.”
“정말?!”
“응. 계약서에 ‘일정 기간 판매하지 않으면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을 수 있어. 법적으로도 출판사가 더 이상 발행하지 않으면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알로의 눈이 다시 반짝였어요.
“그럼 방법은 있는 거네!”
토비가 빙그르르 돌며 말했어요.
“계약이 이미 종료됐다면? 그때는 저자가 자유롭게 다시 출간할 수 있는 거지?”
“와! 그럼 새 표지로, 새 편집으로, 전자책으로도 가능해?”
“가능하지. 다만 예전 책에 들어간 삽화나 사진이 다른 사람 작품이라면 그 부분은 다시 허락을 받아야 할 수도 있어.”
알로는 다시 멈칫했어요.
“아… 그림 작가가 따로 있었다면, 그 그림은 그림 작가의 저작물이니까.”
알로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엄마, 계약서부터 찾아봐! 절판됐다고 그냥 다시 찍으면 안 된대!”
전화기를 내려놓고는 환하게 웃었죠.
“타호, 나 알겠어. 절판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구나!”
타호도 고개를 끄덕였어요.
“맞아. 종이 책은 사라질 수 있어도 권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아.”
절판된 책 기억하세요!
● 절판이 저작권 소멸은 아닙니다
출판을 멈췄다는 뜻으로 저작권은 그대로 살아 있어요.
● 가장 먼저 할 일은 계약서 확인
출판권·배타적 발행권 등 조건과 기간을 살펴보세요.
● 절판 상태라면 계약 해지가 가능한 경우도 있어요
계약 내용이나 법 규정에 따라 저자가 해지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 삽화·사진 등 다른 창작물의 권리도 따로 확인하세요.
글은 내 것이어도 그림은 그림 작가의 것일 수 있어요.
● 계약이 종료되었다면?
새 출판사, 개정판, 전자책 출간도 가능해요. 다만, 예전 계약 조건을 다시 한번 점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