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름다움으로

순간들 속에서

by 박율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엔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해 질 무렵 노을빛 하늘도,

뜨거운 여름날 울리는 매미 소리도,

낯선 골목에서 마주친 작은 꽃 한 송이도.

하지만 지금의 나는 더 이상 그 순간들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름다움은 어디로 갔을까?


한동안 내가 사는 일상을 지나치게 바쁘게 살아왔다.

목적지만을 바라보며 걷고,

해야 할 일들로 빼곡한 하루를 보내다 보니

모든 풍경이 회색빛으로 흐려져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석양을 보았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에 나무들이

어둑한 실루엣을 이루고 있었다.

한참을 멈춰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느꼈다. 아름다움은 떠난 적이 없었다.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다.


사실, 아름다움은 늘 일상 속에 있다. 아침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 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꽃, 사람들의 웃음소리. 모두 다 너무나 평범해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다. 나는 그 평범함 속에서 오랜만에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아픔과 아름다움은 함께 온다


아름다움을 잊었던 이유는 어쩌면 상처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생은 가끔 너무도 가혹해서,

아름다움을 마주할 여유조차 빼앗아 간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상처들이 내가 느낀 아름다움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 준 순간들도 있었다.

삶의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 속에서도

나는 작은 위안을 찾곤 했다.


누군가 내게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

아무도 없는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빛,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난 용기.

이런 순간들은 상처의 한가운데에서 피어난 꽃과도 같았다.


그렇다. 아름다움은 고통 속에서 더욱 빛난다.

흙 속에서 피어나는 꽃처럼,

아픔 속에서도 아름다움은 존재한다.


아름다움을 지키는 것


종종 아름다움이 스스로 다가오길 기다린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내가 노력해야만 가까워지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지키는 것은, 그저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안에 머무르고, 그것을 키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사랑을 표현하는 것.

매일의 평범한 순간 속에서 감사함을 느끼는 것.

그리고 삶이 힘들 때에도 다시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의지.

이 모든 것이 내가 지켜야 할 아름다움이다.


다시, 아름다움으로


이제는 알겠다.

아름다움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항상 존재하고 있다.

삶이 아무리 고단하고 버겁더라도,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 세상을 바라보면 된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잃어버렸던 아름다움으로 돌아갈 수 있다.


지금, 나는 다시 아름다움으로 향하려 한다.

그것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이 세상이 나를 부르는 목소리다.

우리는 여전히 아름답다.


아니,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때일지도 모른다.









이전 08화마지막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