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덥힌 햇살보다 더 뜨거웠던 위스키 한잔을 기억하며
2016년 10월 1일 (토요일) - 홋카이도 여행 4일째
삿포로에 도착하고 시내지역만 돌아다니다가 주변 환경이 익숙해질 즈음,
오타루에 가기로 마음먹고 편의점에서 산 정체를 알 수 없는 술을 들이키며 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가이드북을 통해 대략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다른 사람은 오타루에 가서 어떻게 즐기나 살펴보려고 검색을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을 발견, 닛카 위스키 요이치 증류소가 오타루에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한다?! 가이드북엔 훨씬 북쪽에 있다고 되어 있었는데.. 그래서 닛카 위스키 홈페이지에 가서 확인해 보니 정말 오타루에서 멀지 않은 요이치에 증류소가 있고 (오타루에서 요이치까지 기차로 3 정거장) 하루에 요이치와 오타루를 같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아침 일찍 기차 타고 요이치 가서 증류소 둘러보고 오후엔 오타루에 가기로 생각하고 잠에 들었는데 일어나니 이미 10시가 다되어가고 기차를 제때 타지 못할 것 같지만 가기로 했으니 어떻게든 요이치까지 가기로 한다.
찾아보니 오타루에서 요이치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그래서 일단 삿포로역까지 가서 가장 빨리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오타루에 도착 (삿포로역에서 오타루 역까지 가는 기차는 한 시간에 5대 정도 있어서 가기 쉽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요이치로 간다.
오타루 역에서 요이치 역까지 가는 버스는 430엔, 대략 35분 소요
오타루 역 나와서 아래 방향으로 내려가면 버스터미널처럼 생긴 것이 있는데 여기서 표를 사면 된다(자판기)
플랫폼에 따라 서는 버스가 다르니 근처 제복 입은 직원에게 물어보자
"요이치"라고만 얘기해도 어디서 타는지 언제 떠나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요이치 역이 종착이 아니기 때문에 버스기사에게 말해 놓던지, 아니면 잘 보고 내려야 한다
하지만 시간 맞춰서 기차 타고 가는 것이 최고의 방법 (나처럼 버스를 타지는 말자)
우여곡절 끝에 요이치 역에 도착하니 11시 55분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늦긴 했지만 날씨도 좋고 여유로운 요이치 역 주변 느낌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버스 타는 게 아무래도 번거로워 오타루 역까지 가는 시간표를 확인, (왼쪽이 오타루 방면) 13시 45분에 떠나기로 마음먹고 닛카 위스키를 찾아보기로 한다.
닛카 위스키 요이치 증류소는 요이치 역 근처에 있어 찾기가 매우 쉽다. 사실 역 주변에 큰 건물도 없고 못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가까이 있다.
요이치 역에서 나오면 빨간 지붕과 망루에서 펄럭이는 깃발이 보이는데 여기로 찾아가면 된다
입장료 무료!
위스키 시음 무료!!
2017년 1월 8일부터 시음 신청하고 시음 카드를 받고 이를 제출해야 시음을 할 수 있다 (무료)
이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무제한으로... 시음할 수 있었는데 무분별한 음주가 문제가 되었나 보다
닛카 위스키 입장이 무료고 견학 코스 마지막에 무료 시음까지 할 수 있어 참 좋은 곳이다. 위스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잘 설명해 놓고 제조 시설을 직접 볼 수 있게 해 두어 위스키나 술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추천하고 싶은 장소이다.
위스키에 관심이 없고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도 닛카 위스키 증류소라는 라는 공간이 주는 상쾌함이 있다. 넓은 땅 곳곳에 심어진 나무와 건물, 탁 트인 하늘과 날씨가 주는 청명함, 위스키를 향한 한 사람의 의지와 사랑,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 다시 오고 싶은 공간으로 새겨진다.
견학은 각 건물에 붙어있는 번호 순서를 따라 움직이면 된다
가이드가 설명해 주는 코스도 있지만 일본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일본어를 모른다면 큰 의미가 없다
각 건물에 있는 비디오 가이드에는 한국어 설명이 있기 때문에 이걸 찾아 눌러보자
닛카 위스키 박물관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아저씨.
이 아저씨는 삿포로 스스키노에서도 볼 수 있다.
박물관엔 닛카 위스키 역사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람도 위스키도 해가 지날수록 더 나은 평가나 대접을 받기도 한다. 그만큼 성숙했기 때문에라는 이유를 대기도 한다. 숙성되는 환경이 중요하고 재료도 중요한다. 위스키는 숙성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상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도 있더라
박물관 끝을 지나면 대망의 시음 장소로 가는 길이 나온다. 박물관 끝 지점에 바텐더가 있는 고급 스런 모습의 유료 시음소가 있는데 고급(비싼) 위스키를 파는 곳이기에 위스키 맛을 제대로 모르신다면 그냥 지나도 좋을 것 같다.
시음 소에서는 Pure Malt Whisky, Apple Wine, Blended Whisky 3가지 종류의 위스키를 마실 수 있다. 미리 따라 놓은 컵을 자유롭게 가져가서 마시면 되었는데 이젠 시음 카드를 제출해야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종류별로 하나씩 세잔을 마셨다. 종류에 따라서 물을 섞는 양이 다르다고 하여 따라 마셔봤는데 내 입맛 하곤 맞지 않았다. 일본에선 소주도 물 타서 마신다고 하니 일본식 제조 방법인 것 같기도 하고 굳이 저렇게 따라 마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난 스트레이트로 마신 것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창밖을 보며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탁 트인 푸르름과 맑은 하늘, 밝은 햇살과 뒤섞인 약간의 취기가 이 자리를 떠날 수 없게 만들었다. 기차 시간만 아니면 계속 있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을 뒤로한다.
시음소를 나오면 기념품과 술을 살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위스키 외에 애플 사이다 같은 것도 팔고, 여기서만 살 수 있는 것도 있으니 기념으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늘 하루.. 아니 반나절을 정리해 보자
삿포로역에서 기차 타고 오타루 역까지 (오전 10시 28분 ~ 오전 11시 7분)
오타루 역 근처 버스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요이치 역까지 (오전 11시 55분 도착)
닛카 위스키 증류소 입장 (오후 12시 2분)
공장 견학
박물관 관람
위스키 시음
기념품 구매
닛카 위스키 증류소 퇴장 (오후 1시 36분)
요이치 역에서 기차 타고 오타루 역까지 (오후 1시 45분 ~ 오후 2시 11분)
그럼 이제 오타루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