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특별시, 엄마
우리 아이는 몬테소리를 가르치는 유치원을 다닌다.
몬테소리라고 하면 나는 단순히 수학을 다양한 교구들로 잘 가르치는 곳이라고 생각을 했고
영어 파닉스 같은 것도 다 영어로 가르쳐 준다기에 만족하며 보내고 있었다.
그러는 중 선생님께서 상담 기간이라며 상담을 받으라고 하셨다.
상담을 받으러 가기에 평소에는 바르지 않은 틴트를 입술에 발라
자장면을 한 사발 들이킨 듯한 번들번들하고 벌건 입술을 한 후
우리 집 옷장에서 1년 동안 고귀하게 모시고 있던 옷을
우아를 뛰어넘어 이상하게 걸치고 상담을 받으러 유치원에 갔다.
선생님 : “어머님~안녕하세요.”
나 :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 “저, 제가 늘 궁금한 게 있었는데요,
우리 세민이 주양육자가 누구인가요?”
나는 정말 자랑스럽게 말했다.
주양육자가 바로 다름 아닌 선생님 눈앞에 앉아있는 나라고!
나 : “3살까지는 아이 할머니가 주양육자였는데요,
4살 동안은 주양육자가 저였고 앞으로도 계속 저 일거예요. 흐흐.”
선생님 : “아... 그렇군요. 우리 세민이 가요,”
나는 두 눈을 하늘에 별보다 더 반짝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선생님을 똘망똘망 바라보았다.
나 : “네, 우리 세민이 가요~?”
선생님 : “처음에 원에 왔을 때 밥조차 혼자 못 떠먹었어요. 막 먹여달라 그러고.”
나 : “아........”
나는 몬테소리 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고
또 영어 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세민이가 얼마나 잘 소화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는데,
밥을 혼자 못 떠먹고 있는다는 이야기를 계속 하셨다.
나는 그때 까지만 해도
4살의 일상생활패턴에 대해 크게 중요성을 못 느끼고 있었다.
그냥 아직 아기이니까 조금 도와줘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들,
그리고 나중에 되면 어차피 다 할 것들인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생각,
또한 그보다 몬테소리 교육을 더 잘 시켜주었으면 하는
잘못된 생각들이 내 뇌를 마음껏 슬라임 주무르듯 주무르고 있었다.
선생님 : “그리고 원에 와서 옷도 혼자 안 벗고 안 걸고
혼자 먹지 않는 데다 먹으며 너무 많이 흘리고
다 먹고 나서 치우지도 않고 어머님 집에서 많이 혼자 시키셔야 해요.”
나 : “아...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이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집에서 노력하겠습니다. ^^“
아이의 일상생활을 메인으로 하는 대화를 하다 끝으로 하신
선생님의이야기들이 나의 온몸의 감각을 일깨웠다.
선생님 : ”일과 가요, 정말 중요한 거예요.
일과를 잘하면 규칙과 질서를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일처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고
또한 스스로 해봄으로써 소근육도 발달합니다.
또한 문제 해결 능력이 높아지면서 성취감이 생겨요.
만약 일과를 스스로 안 하고 자꾸 옆에서 끊임없이 도와주시게 되면
나중에 초등학교 들어가서 복잡한 일 처리가 나타나면 포기할 확률이 높아요. “
그 말을 듣자 온몸에 소름이 동그란 물방울처럼 여러 개 돋아나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일과가 내가 생각하는 단순한 것이 아니었구나.
스스로 하는 행동의 나비효과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닫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는 어떻게 아이에게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게 했는지에 대한 팁을 전수해드립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