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심자ㅣ씨를 심지 않고 새싹을 자르는 말을 했다

2025. 12. 28. 作

by back배경ground

건강을 잃은 사람은 건강만 원한다는데
건강을 잃어보지 않아서 거짓말을 한다
고장 난 로봇처럼 버둥대는 아이를 보며
더도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하면서

솔직한 바람은 건강하게도 자라다오다
건강한 게 가장 중요한 건 틀림이 없는데
험상궂은 이 세상 어떻게든 살아가려면
건강 위에 이것저것 올려야 할 것 같아서

그도 그럴 것이 그런 사람들을 선망한다
악기 하나 근사하게 연주하는 사람들을
수영장에서 멋짓게 헤엄치는 사람들을
거기에 자기 일도 잘하는 인생을 말이다

아내는 자유형도 배영도 접영도 하는데
나는 마구잡이 수영이라 왕복을 못한다
아내는 피아노에 첼로도 연주를 하는데
나는 피리 말고는 할 줄 아는 악기가 없다

다홍색이 촌스런 색이 된 요즘 시대에도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를 찾는 세상이니
국영수 말고도 음미체도 잘하길 바라며
이것저것 올리는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

뛰어나게 잘하기를 바랐던 것은 아니다
돈 쓴 만큼 시간 들인 만큼만 보여줬으면
뭘 좀 알고 하는구나 싶은 느낌이 들도록
배운 티만 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미술학원 삼 년을 다녔는데 이게 뭐냐며
속상해 푸념하는 아내 말이 맺혀 있다가
한껏 들떠 성탄절을 준비하는 해나에게
막 하지 말라고 생각을 하면서 만들라고


(4+16+16×4×7=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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