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요리가 취미입니다.
우리 가족들은 아주 면요리 킬러들이다. 빵이랑 파스타는 기본이고 수제비며 칼국수에 쌀국수와 우동, 밀면, 라면, 소면, 메밀면… 등등 면요리는 언제나 오케이다.
얼마 전 농사짓는 부모님이 햇감자가 맛있게 잘됐다고 해서 한 박스를 받아왔다. 여기저기 친구들도 나눠주고 요래 조래 삶아먹고 구워 먹고 튀겨도 먹었다. 우리 세 식구가 부지런히 먹어도 어찌 된 게 감자 한 박스는 줄어들 생각을 안한다.
주말 점심시간은 암묵적으로 남편이 요리하는 시간이라 나는 어지간해서는 부엌에 얼씬하지 않는다. 늘 그렇듯 복닥복닥 부엌에서 요리를 하더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날 불렀다.
-에잇 뭐가 이렇게 시꺼매, 뇨끼라며?
얄밉게 옆에서 투덜투덜 사진을 찍어주고 맛을 보니,
쫀득쫀득 맛이 괜찮았다.
남편은 일부러 색감을 내려고 오래 지져 구웠다고 그랬다. 나는 괜한 노력인 거 같다고 좀 더 뽀얗게 만들어야 먹음직스럽겠다고 덧붙이고는 신나게 한 그릇 비웠다. :)
그다음 주엔 분기탱천한 남편이 뽀얀 감자 크림 뇨끼를 만들었다.
-그래, 이거야! 이래야 먹음직스럽지잉 ;-)
그래도 뭔가 앞에 만든 게 자기는 더 좋다고 하면서 버터소스를 곁들인 뇨끼 한 접시를 더 만들었다. 이렇게 세끼를 뇨키 반죽에 쓰고도 아빠표 감자는 한 달도 더 지난 지금까지 남아있다. 이래서 감자가 구황작물인가? :)
오늘의 레시피
<감자 뇨키>
재 료 : 달걀노른자 1개 , 감자 300g 중력분 100g, 소금, 후추, 생크림 100g, 우유 100g, 버터 30g, 베이컨 2쪽 양파 반개
1. 감자를 삶아서 볼에 넣고 으깨 준다. 삶을 때에 허브나 넣는 등 원하는 맛을 가해도 좋다.
* 체에 내리면 편하나 너무 고운 채에 내리면 찰기가 생김으로 주의
* 다 내린 감자는 한 김 식혀 준다. 식히는 과정에서 수분도 같이 날려줌
2. 소금 한 꼬집, 밀가루, 달걀을 넣고 포크로 휘휘 저어준다. 적당히 뭉치기 시작하면 손으로 긴 봉 모양 반죽을 만들어줌
*너무 열심히 반죽하면 쫀쫀해져 버리니 조심할 것
3. 원하는 크기로 잘라서 포크로 눌러줘도 되고 그대로 삶아도 된다. 원하는 모양은 각자의 취향대로 한다.
4. 서로 뭉치지 않도록 끓는 물에 기름을 조금 넣고 삶아준다. 가라앉은 반죽이 떠오르면 1분 정도 더 삶아준다.
*소스
1. 베이컨을 약불에 볶아서 기름을 적당히 뽑아준다.
2. 베이컨 기름에 양파를 합해서 투명해질 때까지 볶아준다. *오래 볶아서 갈색을 내면 크림소스 색이 노란색이 되니 조심
3. 우유와 크림을 넣고 조려준다. 마지막으로 버터를 넣어서 농도와 맛을 조절.
* 가게의 맛을 내려면 치킨스탁을 넣어준다.
* 소스를 먼저 만들어 놓는 것이 만들기가 편하다.
* 만들기 위해 팬도 2개가 필요하고 그릇도 많이 필요한 편이나 만드는 것 자체는 간단하게 가능하니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