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취미가 요리입니다.
아빠가 농사지은 감자 한 박스가 거의 마지막에 다다랐다. 말이 한 박스지 꾸역꾸역 박스 밖으로 터질 듯 담겨온 감자는, 여기저기 나눠주고도 몇 날 며칠 우리 집 식탁에 올라왔다. 감자를 넣은 된장국부터 감자볶음에 감자튀김, 크림 감자 수프, 감자 뇨끼, 감자 샐러드, 감자 라자냐까지. 식탁을 풍요롭게 해 주었던 감자가 몇 개 남지 않으니 아쉬우면서도 해냈다는 기분까지 들었다. 전투적으로 감자요리를 해 먹다 보니 역시 재료가 좋으면 뭘 해 먹어도 맛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주말 브런치는 탄수화물로 시작해야 포만감이 풍요롭게 차오른다. 역시 배가 불러야 쉬는 날이란 기분이 한층 업된다. 커피를 내리며 주말 첫끼는 뭘까 기대하며 물었더니, 남편이 감자전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감자 전만 하면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든다고 투덜거렸고, 남편은 수란을 얹어주었다. 반숙으로 ;)
<감자채 전.... 치즈, 떡갈비, 수란을 곁들인>
재료
감자 적당한 크기 4개
부침가루 또는 밀가루 1 큰 스푼
냉동 떡갈비 1장 혹은 베이컨
치즈 적당량 (브뤼, 까망베르, 체다 등 피자치즈 외에 아무거나)
소금, 후추 적당량
달걀 하나
1. 감자는 치즈 그레이터로 갈아 준다. 채칼을 사용할 때는 최대한 얇게 채를 쳐준다.
* 요리 도구 중에 자동 거품기와 치즈 그레이터는 구매해두면 여러모로 쓸모 있다 :)
2. 바삭한 감자전을 위해서 채 썬 감자를 한번 씻어서 전분기를 제거하고 물기를 잘 털어준다.
3.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부침가루나 밀가루를 한 숟가락만 넣어서 적당히 버무려 준다.
4.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감자채를 올려 중불에 굽는다.
5. 전이 익는 동안 치즈, 떡갈비를 자른다.
6. 뒷면이 바삭하게 익으면 (적당히 뒤집게로 슬쩍슬쩍 들어서 확인!) 둥근 전 반쪽에 안쪽부터 다진 떡갈비 -> 치즈 순으로 올리고 치즈가 녹기 시작하면 반으로 접는다.
*치즈를 바깥쪽으로 놓아야 녹으면서 접착제 역할을 한다. 떡갈비가 바깥쪽으로 나오면 흘러나오니 주의!!
* 최대한 얇게 감자를 채쳐야 한쪽 면만 익혀도 안쪽이 익는다. 채가 두꺼우면 안쪽이 익지 않으니 주의!
6. 마지막에 버터를 취향껏 넣고 뒤집어 가며 버터향이 배어나도록 해주면 감자채 전 완성.
7. 수란은 작은 종지에 달걀을 미리 깨서 준비한다. 깊은 냄비에 물이 완전 바글바글 끓을 때까지 끓인 다음, 불을 끄고 수면에 조심스럽게 계란을 얹는다는 느낌으로 넣어준다.
*작은 냄비에 하면 날달걀 상태로 바닥에 닿아서 들러붙을 수 있으니 달걀보다 많이 깊은 냄비를 준비 : 냄비 바닥에 달걀이 닿기 전에 최대한 뜨거운 물에 많이 닿으면 자연스럽게 예쁜 수란이 완성된다!
8. 예쁘게 만든 수란을 전 위에 얹으면 진짜 완성 :)
반숙 수란을 톡 터트려 전과 함께 맛있게 냠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