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취미가 요리입니다.
우리 남편의 취미는 요리인데, 그와 함께 와인을 취미로 삼아 식도락을 즐긴다. 식도락이라 해봐야 집에서 홈쿡, 홈베이킹을 해서 와인이랑 곁들이는 건데, 그것도 하다 보니 벌써 십 년이 다돼간다. 신혼 때 곧 잘해주던 요리는 파스타였는데, 이젠 라면 끓이듯 쉽게 ‘말아’ 준다. 그러다 보니 파스타는 일상 집밥 처럼되서 레스토랑에서 파스타 먹으려면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든다. 이왕이면 (집에서 못 먹어본) 다른 메뉴를 먹고 (자주 먹던) 파스타는 맛만 보는, 같은 느낌이다.
어쩌다 한 번 씩 남편 모임의 와인 메이트들과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우리 집에 초대해서 모임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고 손님들은 두 손 가득 와인을 안고 온다. 와인 리스트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려고 남편은 며칠 전부터 메뉴를 짠다. 당연히 나는 요리와 관련해서 아무것도 안 한다. 그래서 그날 메뉴가 나올 때 까지도 정확히 뭐가 나올지 모를 때도 있다. 난 그저 손님맞이와 스몰 토크 정도를 한다.
한 번은 손님 한 명이라 비교적 조촐하게 준비했다고 했다. 그래서 앞의 음식을 열심히 먹고, 바게트도 어마어마하게 뜯어먹었는데 우리 남편이 소고기 팍시를 내놓았다. 이걸 먼저 내놓지 그랬냐며 나와 손님의 원성을 듣고 말았다. 메인이라 전체부터 줬지 왜 그러냐 볼멘소리를 했다. 양이 어마어마한 전체요리가 문제라며 둘이 투덜댔다. 남편은 가끔 이렇게 요리를 해주고도 싫은 소리 듣는다. 결국은 맛있게 다 먹지만 말이다.
영양만점 맛도 만점 :)
재료
까망베르 치즈 1개,
토마토 1/3,
불고기용 소고기 200g
소스 : 양파 20g, 마늘 한 톨, 시판 토마토소스 100g, 방울토마토 50g, 간 소고기 50g
1. 까망베르 치즈를 반으로 자른다. 토마토는 두툼하게 썰어 가운데 부분을 쓴다. 까망베르 치즈 크기에 맞는 것을 고르자 :)
2. 까망베르 1/2-> 토마토 1/3 -> 까망베르 1/2 순으로 쌓아준다.
3. 소고기를 펼쳐서 2를 빈틈없이 싸준다.
* 대충 싸서 빈틈에는 조물조물 고기를 붙여주면 된다!
* 불고기용 소고기가 아니더라도 얇은 소고기라면 굿!
4. 랩을 펼치고 3을 올린 후 랩으로 꽁꽁 싸서 모양을 잡아 냉장고에서 10분 정도 굳혀준다.
* 이 과정이 있기 때문에 3에서 대충 고기를 싸도 벌어지거나 하지 않는다.
* 냉장고에 한참 넣어 두면 오븐 조리 시 겉만 익을 수도 있으니 잠시만 휴지 시킨다는 느낌으로 넣어준다.
5. 방울토마토를 믹서에 갈아서 체에 내려 준다. 순수 한 토마토 주스만 사용한다.
6. 소스는 간 소고기는 겉면에 색이 확실히 날 때까지 볶아서 잠시 빼둔다.
7. 양파 마늘을 다져서 양파부터 소고기를 볶은 팬에 볶아 준다 양파는 취향에 따라 갈색이 될 때까지 볶아도 되고 투명해질 때까지 볶아도 된다.
8. 마늘을 넣고 볶다가 마늘향이 올라오면 빼둔 소고기를 넣고 방울토마토 주스를 넣고 조려준다.
* 조리는 과정에서 시판용 소스를 조금씩 넣어가면서 간을 본다. 자기 입맛에 맞는 토마토소스를 만들자.
9. 냉장고에 있는 고기는 올리브 오일을 한번 뿌려주고 200도 오븐에 15~20분 정도 돌리면 된다. (집마다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 성능이 다르니 중간중간 잘 보고 고기에 원하는 색이 나면 빼는 것으로)
10. 접시에 소스를 깔고 팍시를 올리면 완성 :)
* 치즈 크기와 딱 맞는 토마토를 쓰고 토마토를 충분한 두께로 썰어서 넣는 것이 비주얼이 잘 나온다.
* 소스는 시판 크림소스 100g에 우유 50ml, 굵게 간 후추 10g(취향껏 넣음)을 소스 농도가 나올 때까지 졸여서 크림소스를 만들어도 잘 어울린다.
토마토 팍시는 프랑스 가정식으로 고기, 야채 따위를 다져 토마토 속을 채운 음식이다. 팍시(farcis)는 속을 채운다는 의미인데 보통은 토마토나 피망 등의 속을 파서 소고기나 야채를 다져 속을 채운다. 남편의 소고기 팍시는 반대로 소고기를 동그랗게 그릇처럼 만들어 치즈와 토마토를 채워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