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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Aug 11. 2017

프랑스: 인연, 음식 & 주짓수 (5)

3. 자동차 구입 (3)


호텔문제를 해결하고 토요일 오전에 자동차 딜러를 만나러 갔습니다. 다행히 딜러가 의사소통이 될 정도로 영어를 해서 질문하는데 문제가 없었는데요. 차를 보니, 앞/뒤쪽 범퍼에 스크래치가 엄청나더라구요. 의심의 눈길을 보내니, 파리에서는 다 이렇다고 깨긋한 차 거의 없다고 정리해버리네요. 하기야, 길거리에 세워진 차들을 보니 상태가 안좋아보이고 세차를 자주 안하는 듯 한 느낌을 받은 것은 사실이구요. 가격흥정을 하려는데 만만치 않더라구요. 프로니깐. 그래도 차상태가 안좋다고 애기하고 설득해서 400유로를 깍았습니다. (자기 보스에게 전화를 한참하더니 그 이하는 안된다고 못박으면서 마지막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사기로 결정하면 다시 메시지를 주겠다고 하고 다음 차를 보러 Gare de Lyon 역 근처로 전철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차가 아직 준비가 안되었고 영어가 거의 안되는 딜러라서 커피한잔 얻어먹고 화장실 사용하고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애기는 미리 해주어야지!)

집으로 와서 주말동안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전에 만난 딜러에게서 차를 사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차사는데 드는 시간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사실 조금 지치기도 했구요. 마냥 차 광고를 보고, 약속을 정하고, 약속 장소로 가는 과정이 만만치 않은 시간이 듭니다. 구글을 통해 불어작문도 상황마다 계속해야하구요. 차를 정하니 마음은 편해지네요. ㅎ

이제 서류를 준비해야하는데 지급방법과 보험이 필요합니다. 현금으로 지불을 하면 증거가 안남으니 인터넷으로 보내면 어떨까했는데, 그런 서비스가 없네요. (안되는 의사소통으로는 없는 곳으로 알고, 대안이 바로 은행에서 발급하는 check을 발급받는 것입니다) 월요일에 차를 사기로 결정하고 수요일 오전에 딜러를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통장에 돈이 있으니 check이 바로 나오는 줄 알고 화요일에 은행에 가서 check 발급을 요청하니 2-3일 걸린다고 하네요. 어 나 내일 약속했는데. 오후까지 안되냐고 물어보니 절대 안된다는 답변. 내일 차를 사야한다고 하니깐. 그래도 안된다고. 내 통장에 있는 돈에 대해 check을 발행하는데 어쩜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는지. 일단 전화번호를 주면서 발급되면 연락달라고 하고 오피스로 갔습니다. 오후 2시쯤 모르는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길래, 전화를 해보니 your check is ready 라고 은행담당자가 애기하네요. 특별히 해주는거라면서. 야호!! 잽싸게 달려가서 check을 가져왔습니다. (이 애기를 아는분에게 해주었더니, 기적이라고 하네요. 통장발급도 2-3개월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하면서요) 조금 급한 이유를 대면서 얘기하면, 프랑스 사람들도 융통성을 발휘하는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암튼 성공!!

이제는 보험을 사야하는데, 정보가 전혀 없어서 인터넷에서 알리안츠 파리 한 지점을 찾았고 바로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역시 영어가 잘 안되어서 이메일로 주고 받기로 하고 필요한 서류도 모두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수많은 이메일 끝에 파리에서 딜러만나기 30분전에서야 보험을 살 수 있었습니다. (와 이때 사실 좀 긴장이 되더라고요. 스타벅스에서 콜드브루 마시고 있었는데 체할뻔했습니다. ㅎㅎ 무슨 007도 영화도 아니고 촉박하게, 하지만 질문도 해가면서 보험을 무사히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보험사직원이 너무 바빠서 이메일 확인이 늦고 하니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더라구요. 가격은 어느 정도 맘에 들어서 결국 알리안츠로 결정! (한국에서 프랑스 회사 악사 보험 무사고 확인서를 영어로 발급받아서 가지고 갔습니다. 전화한통하면 바로 이메일로 보내주어 매우 편리합니다. 이 부분 한국에서 꼭 챙겨야 합니다!)

프랑스에서 혼자서 이 과정을 거의 하루만에 용감무식하게 다 해결해보니 뭐 안되는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또 핸드폰 배터리가 없네요. (충전기 필수!) 폰 지도를 봐야 집으로 갈텐데. 근처 가게에서 차량용 충전기를 하나 사고, 햄버거로 늦은 점심을 먹고 첫 파리운전을 위해 이리저리 인터넷에서 주의사항을 점검해보았습니다. 혹시 하이웨이 타면 통행료를 내야하므로 내는 방법도 숙지를 하구요. 이제 준비 완료!

차를 사고 파리에서 운전을 하는데 사실 별거 없습니다. 복잡하다는 애길 많이들었거든요. (이분들 서울 운전 안해보셨나 ㅎㅎㅎ) 서울도 정말 복잡해서 이 정도야 하면서 운전을 했습니다. 다만 한가지 주의할 점. 신호등이 오른쪽 길에 붙어있어서 자꾸 서울처럼 중앙을 보게 되는거예요. 아 난감. 이거 익숙해지는데 시간 좀 돌리겠다는 생각이 퍼뜩! 일단 다른 차들 졸졸 따라가면 되니까, 빨간불 보일때 차선 제일 처음에 안서도록 노력을(?) 조금 했습니다.

파리는 도시가 서울보다 많이 작습니다. 바로 하이웨이가 나오네요 ㅎ. 드디어 하이웨이를 타니 기분이 날아갈 듯 하네요. 아흐 ~~~ 쭉 뻗은 하이웨이 옆으로 평야가 시원하게 펼쳐져서 운전하는 재미가 있더군요. 퐁텐블로까지 35-40분 정도 걸린 듯 합니다. 오는 도중 통행료내는데는 없네요. ㅎㅎ 앞으로 제발 고장없이 운전하기를 기대하면서 이제 '어디를 가지' 뭐 이런 생각에 마냥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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