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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홍콩

홍콩에서 길 찾기

by Paul Bang

스마트폰이 여행사를 대체하는 시대다. 인터넷과 구글맵만 있으면 어디든 쉽게 찾을 수 있다. 홍콩은 아니다.


Causeway Bay, Hong Kong, 2016

네이버로 검색한 맛집과 랜드마크를 찾기 위해 구글맵을 켜고 걷는다. 시내에 들어가면 내 위치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고 구글맵도 오락가락이다. 날씨는 덥고 습한데 거리에 사람은 넘친다. 지도에는 분명 근처라고 나오지만 아무리 걸어도 보이지 않는다. 일행들은 짜증내고, 연인은 싸우며, 혼자면 욕을 뱉는다. 홍콩 여행에서 흔한 모습이다.


덜 고생하는 법을 적어본다.


1. MTR 출구 활용

침사추이(Tsim Sha Tsui)와 센트럴(Central) 역에는 많은 출구가 있다. 목적지와 가까운 출구에서 시작하면 절반은 성공이다. 특히 침사추이는 구역 전체가 지하도로 연결되어 있다. 에어컨 바람 맞으며 지하로 이동하자.


2. 센트럴 빌딩

센트럴은 주요 건물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방향만 알면 홍콩역에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Central-Mid-Levels Escalators)까지 햇빛과 비를 피하며 이동할 수 있다.


3. 나침반

스마트폰에 나침반 앱(아이폰은 기본앱인데 안드로이드는 모르겠다)이 있다. 구글맵이 정확한 방향과 경로를 알려주지 못할 때 사용한다. 목적지의 동서남북 방향을 지도에서 확인한 후 나침반에 의지하며 이동한다. 어느 길로 가더라도 방향만 올바르면 결국 도착한다. 격언 같다.


4. 물어보자

당신은 모르겠지만 누가 봐도 한국 사람 티가 난다. 홍콩 사람들은 한국인에게 호의적이다. 길을 물으면 친절히 가르쳐 줄 것이다. 영어 못해도 괜찮다. 그들도 못한다. 간단한 단어로 충분하다.


5. 가이드

가족이나 단체 여행의 리더라면 여행이 아니라 스트레스다. 현지 가이드의 도움을 받자. 홍콩은 작아서 반나절만 가이드와 부지런히 다니면 자유여행 이틀 치의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여행에서 가장 비싼 것은 시간이다.



사실 나는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나로 살아보는 것이 여행이니까. 길을 잃고 헤매도 괜찮다. 여행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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