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증 때 한 가지 모습만 보이는 것은 아니랍니다
(*이미지 출처: pixabay.com)
조울증 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조증 시기에, 당사자는 상당히 극적인 생각, 말,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형적인 증상으로 생각과 말이 빨라지고, 씀씀이가 무척 헤퍼지고, 성적인 충동이 강해지며 타인이나 자신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행동을 서슴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대표적인 특징과 전혀 다르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패턴에 따라 조증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기도 합니다.
첫째는 쾌락형 조증(Euphoric Mania)입니다.
이것은 보통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조증의 모습으로, 긍정적이고 고양된 기분을 특징으로 합니다. 극도로 행복하고 자신감이 넘치며, 흥분 상태를 유지합니다. 조울증 환자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며, 자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또한 다양한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하며,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또한 사고가 빠르게 진행되며, 생각이 계속해서 넘쳐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무모한 투자, 무분별한 소비, 과도한 사회적 활동 등 위험한 행동을 많이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능력에 과장된 신념을 가진 나머지, 이를 바탕으로 무리한 사업 계획을 세우거나 지나치게 큰 책임을 떠맡으려는 행동을 보입니다.
둘째는 불쾌형 조증(Dysphoric Mania)입니다.
조증 상태에서 기분이 고양되기보다는 오히려 불안하고 짜증이 많아지는 상태로, 주요 특징은 이렇습니다. 짜증, 불안, 분노, 그리고 심한 경우에는 공격적인 행동이 두드러집니다. 당사자는 자주 화를 내거나 매우 예민해집니다. 강한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끼며, 이는 일반적인 조증과는 다른 차원의 불편감을 초래합니다. 사고가 혼란스럽고 비일관적일 수 있으며, 종종 우울한 생각과 결합됩니다. 그리고 불안과 함께 심한 불면증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사소한 일에도 극도로 짜증을 내며, 주변 사람들과 자주 갈등을 빚습니다. 이것은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모두 힘든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쾌락형 조증과 불쾌형 조증은 모두 높은 에너지 수준과 함께 과도한 행동을 특징으로 하지만, 그 에너지의 표현 방식이 다릅니다. 쾌락형 조증에서는 기분이 상승되어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반면, 불쾌형 조증에서는 강한 불안과 짜증으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이 두드러집니다.
이 두 가지 조증의 형태는 양극성 장애(조울증) 치료와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쾌락형 조증은 종종 환자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어 치료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불쾌형 조증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에 치료의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두 가지 조증을 다 겪어 봤습니다. 그런데 조증의 유형에 따라 제가 받은 느낌,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경험은 무척 달랐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도 마약을 했을 때의 느낌이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약의 종류나 그것을 복용한 사람의 성향에 따라, 매우 유쾌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아주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사실 조증 시기에는 두뇌에서 발생하는 마약성 신경전달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되기에, 마약을 먹은 것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조울증을 모니터링하는 당사자와 가족 및 지인들께서는, 조증이 이렇게 극적으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부디 참고하셔서 조울증 치료와 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